외환시장이 시소게임(see-saw game)을 벌이고 있다.
하루는 상승했다가 다음날은 하락하는 등락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루 걸러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시소장세’는 거래일 기준으로 지난 5월 23일 이후 여드레째 지속되고 있다.
물론 이는 하락 압력이 일부 중화된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그 배경에는 지난 5월 17일 외환당국의 대규모 개입이 있던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외환당국의 대규모 개입은 시장의 추정보다 상당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일각에서 추정했던 50억달러 가량의 달러 매수개입보다는 적었으나 여하튼 25억달러 안팎 가량은 충분히 된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전날 5월중 외환보유액이 올들어 월간으로 최대 증가액인 35억달러가 증가했으며, 이는 외화보유액의 운용수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유로/달러는 1.36선에서 1.34선으로 하락했고, 달러/엔은 119선에서 121선대로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운용보수가 증가한 것은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외화보유액의 구성을 제대로 알 수는 없으나 통상 달러화가 70~80% 차지하고, 유로나 엔 등 기타 통화가 차지하고 있다는 정도로 단순화할 경우에도 달러 강세 또는 달러 반등으로 운용보수가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의 증가는 달러화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대부분 내지 70% 가량은 외환시장에 대한 달러 매수개입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지난 5월 17~18일의 달러 매수개입으로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통화당국이 대규모 달러 매수 개입 이후 단기자금시장에 원화 자금이 풍성해졌으며, 그동안 자금 고갈상태를 느끼며 힘들었던 일부 외은권의 원화자금사정이 급속히 개선됐다는 얘기 속에서도 그 방증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사는 5일 오전 8시 24분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여하튼 현재의 외환시장은 지난 5월 17일의 대규모 개입 이후의 경계 장세로 볼 수 있으며, 다분히 달러/엔 반등 상황에서 엔/원 환율의 하락에 대한 부담 또는 그에 따른 기술적 장세로 칭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달러/엔 환율이 세계적인 주가 강세가 시현되는 가운데 초저금리인 엔화를 조달해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엔캐리’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엔도, 유로/엔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는 지난 3월말 현재 해외은행들의 일본지점들은 저금리로 조달한 엔화 자금을 역외펀드 투자 및 여타 목적으로 사상 최대규모인 21조9200억달러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64개 외국계 은행 일본지점의 해외 자금거래를 추적하고 있는 일본은행(BOJ)의 자료를 인용한 것인데, 이는 지난 2006 회계연도에 해외로 송금된 자금의 규모는 전년대비 30%나 증가하면서 2년 연속 증가한 규모이다.
유럽이나 미국보다 3%포인트에서 많게는 5%포인트나 낮은 일본의 금리 때문에 해외은행들이 엔화로 자금을 차입(조달)한 뒤 달러화나 유로화로 환전,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곳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 같은 캐리트레이드는 엔화 약세의 한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은 조선업체 등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또는 달러 매물에 막히며 상승하지 못하고 때로는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930원 이하에서 맴돌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의 개입 배경이 달러/원 하락과 더불어 100엔/원 환율이 IMF 직전 이래 9년 7개월 최저치를 기록하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개입 경계감이 시장의 주된 요인으로 등장했다.
100엔/원 환율이 760원을 하회할까 말까를 둘러싸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고 산업자원부와 업계가 궁색하기는 하지만 엔/원 환율의 하락에 따른 대응을 위해 일본 수출기업에 대한 환변동보험료 인하나 수출보험보증지원 등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당국이 딱히 나서서 이같은 주장을 모두 수용할 수는 없다. 예산 압박이나 통화 운용상 환율 방어 때문에 제약이 극심하고 그에 따른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국내 달러/원 환율이 여타 아시아 통화보다 하락률, 또는 원화 절상률이 상당히 컸고 환율 하락으로 저가 매수가 있는 가운데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가 레벨 하향으로 공격적이지 않고, 국내 주가가 1,700선대로 급등하면서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신중해지고 있는 점 등이 지지 영역을 제공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지난 17일 대규모 개입 이후 회복한 20일선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도 장중 하락은 있었지만 927.30원 수준의 20일선, 760원의 100엔/원 환율을 둘러싼 긴장감이 지속되고 있다.
물론 달러/원 환율이 급하게 상승할 여지는 극히 제한되고 있으나 하락쪽에 대해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달러/원 환율은 20일선 장세, 즉 927.30원을 유지하는 선에서 오늘도 928.30원을 중심으로 927.50~928.80원선, 927.00~929.60원 수준에서 좁은 등락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