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공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재경부는 지난 11일 보도참고자료 형식으로 IMF의 보고서를 요약 정리해서 소개했다.
그 내용 중 미국의 경제전망과 관련해 재경부는 "IMF가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6%, 내년 3.0%로 전망했다"고 하면서, "주택경기 침체로 일시적인 경기둔화가 예상되지만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증가를 바탕으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재경부는 IMF가 미국에 대해 "근원인플레율이 향후에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위험이 있으므로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필요시 연말경에 완만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뉴스핌이 IMF의 원문을 확인한 결과, 재경부가 보도자료에 포함시킨 "필요시 연말 경에 완만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IMF 보고서의 원문 내용은 "미국 연준은 경제성장세가 약화됨에 따라 지난 2006년 8월 이후 통화긴축 사이클을 중단하고 이후 목표 연방기금금리를 5.25%로 동결해 왔다, 최근 일련의 거시지표가 약하게 나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는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골자이다.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금리결정은 성장과 물가 관련 거시지표 정보에 따라, 즉 이런 지표정보가 리스크의 균형 판단에 변화를 주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므로, 일방적으로 금리인하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Against the background of weakening growth, the Federal Reserve called a halt to the monetary policy tightening cycle in August 2006, and has kept its target for the Federal funds rate unchanged at 5.25 percent. At present, after a string of weaker data, the Fed is expected by financial markets to ease rates by September. However, the Fed has appropriately kept its options open, stressing that the path of monetary policy will be determined by how the incoming data affect the perceived balance of risks between growth and inflation. If growth proves more resilient than expected, the labor market remains tight, and core inflation does not come down, expectations of monetary policy easing may not be realized.)
(이 기사는 13일 오후 2시 23분 뉴스핌 유료회원들께 송고된 바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인하 여부는 벤 버냉키 의장을 비롯한 미국 연준 내부에서도 매우 민감한 부분일 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의 최대 핫이슈(hot issue)이자 세계경제의 전망의 핵심 중의 핵심(key word)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재경부는 IMF가 미국한테 '금리인하를 권고'한 것처럼 IMF 보고서 내용에 있지도 않는 대목을 포함시킨 것이다.
재경부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 이는 재경부가 IMF 보고서 초안(Draft)을 기초로 자료를 만들어 두었다가 IMF가 보고서를 발표하자 최종본에서 변경된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의 IMF 보고서 관련 보도자료는 지난 11일 밤 국내 인터넷과 신문 방송 등 주요 매체를 통해 금융시장을 비롯해 세간에 그대로 전달됐다.
그렇지만 IMF가 '미국한테 금리인하를 권고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따라서 재경부는 IMF 자료를 곡해했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IMF라는 세계 최대 국제기구가 작성한 보고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치 않고 자료를 공표함으로써 무사안일과 무책임에 대한 비난을 넘어 국내 및 국제적으로 정부 스스로 대한한국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뉴스핌의 지적에 따라 이런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지난 12일 밤 부랴부랴 짤막한 보도참고자료를 냈다.
재경부는 "지난 11일 배포한 관련 보도참고자료에는 '필요시 금리 인하'라는 표현이 있었는 바, 보고서 원본에는 미국 금리의 향방에 대한 권고 내용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해명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재경부가 실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며 "정부가 한미 FTA 협상 타결 등으로 고무된 상황이기는 하지만 기초적인 자료 내용도 확인치 않고 공개했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 대내외 신뢰기반을 훼손하는 일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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