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에도 금리동결이 확실시 된다. 관건은 정책성명서 기조인데, 최근 연준 관계자들의 입장을 들어보면 긴축성향이 바뀌지는 않을 듯 하다.
금융시장의 조정이 크게 우려할 정도가 아니고, 정책당국으로서는 당장 인플레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태기 때문이다.
다만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이 경기침체 리스크를 언급한 뒤로 더욱 연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버냉키 의장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맞받아쳤지만, 근본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대응하지 않았다.
그린스펀은 "90년대의 이례적인 장기 경기확장세가 이번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면서 지금부터 서서히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브프라임 쟁점도 좀 더 크게 보아 주택가격 하락과 같은 장기적인 이슈로 볼 것을 그는 주문했다. 지금 미국 금융시장의 큰 손들은 이 문제에 가장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이번 3월 회의가 긴축성향은 유지하되 내부에서 강경론이 물러나고 서서히 아래 쪽 리스크를 바라보는 논의의 개시점이 될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강경파가 득세하여 당분간 금리인하 논의 가능성을 묵살할 것인지는 숨어있는 쟁점이다.
(이 기사는 16일 13시 59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최근 글로벌 정세: 연준 움직일까?
사실 최근 글로벌 시장이 조정은 2월 10일 독일 에센에서 열린 선진국 G7회담이 출발점이었다. 당시 정책당국자들은 "최근 경제상황의 변화와 관련해 금융시장이 관련 리스크를 적절하게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명시한 바 있다.
시장의 관심은 헤지펀드 규제나 당시 엔화 약세 그리고 캐리트레이드 포지션 누적과 같은 '일방적 베팅'에 대한 당국자들의 경고에 주목했지만, 큰 틀에서 보아 금융시장의 지나친 낙관에 대한 근본적인 경고는 간과된 모습이었다.
중국발 동요에 그린스펀의 경기침체 발언,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 사태에 이르기까지 급격한 변동성이 촉발되었으나, 당국자들의 태도는 "건전한 조정" 내지 "리스크 수용"에 대해 낙관하는 모습이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여건 외에 글로벌 여건을 중요한 정책결정의 변수로 삼는 연준이 흔들릴 것 같지는 않다.
지금 전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은 '미국경제 조정양상'이 얼마나 심각하게 전개될 지에 쏠리고 있다. 벤 버냉키(Ben Bernanke) 연준의장이 "경제전망이 여전히 양호하다"고 언급했지만, 주택시장의 조정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연준 관계자들도 경기둔화가 인플레 우려를 덜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주택경기에 관련된 '불확싱성'이 남아있다는 점은 시인해왔다.
◆ 미국 경제: 연착륙 전개
지난 해 4/4분기의 경기약세는 올해 1/4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4분기까지 잠재수준을 밑도는 성장률이 기록된 이후에 미국경제는 하반기에 다시 잠재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란 연준의 전망은 일단 금융시장 내에서 컨센서스로 수용되어 왔다.
다만 이번 주 목요일 미국 생산자물가지수와 지역 제조업지수를 보면 경기둔화 양상 속에 물가 리스크가 전개되는 양상이었다.
주택시장과 자동차산업 등 제조업 부문의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4.5%로 낮아지면서 미국 고용시장 여건은 여전히 경색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에는 노동생산성 향상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단위노동비용 상승 압력이 강화되었다.
한편 주요 경기선행지수 및 선행지표들은 올해 중반까지 미국 경기 둔화양상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단기적인 제조업계의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압력이 빠르게 둔화되지는 않는 그런 어중간한 상태가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 소비둔화 가능성 vs. 현존하는 인플레 리스크
시장의 관심은 점차 미국경제를 지탱해 온 소비지출 전망으로 집중되고 있다. 주택경기 둔화와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그 동안 소비를 부양해 온 주택을 담보로 한 현금차입(MEW)이 다소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구나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인해 주식시장에서의 부의 효과도 다소 흔들리고 있고 지난 달부터 휘발유 소매가격이 여름 드라이빙 시즌까지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최근 경기둔화나 증시조정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 리스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 생산성 둔화와 단위노동비용 상승으로 요약되는 고용시장의 경색이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해 4/4분기 미국 노동생산성 및 단위노동비용 상승률 결과가 당초 3% 및 1.7%에서 1.6% 및 6.6%로 수정된 바 있다. 생산성은 추세선 아래로 떨어지고 노동비용은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최근 생산성 향상률 추이를 보면 2005년 초부터 노동생산성이 고점을 지나고 있는 반면, 단위노동비용이 최근 수년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목요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는 생각보다 상승압력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근원지수가 0.2% 상승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지만, 이는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압력이 2%를 넘어서고 있다는 말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은 금융시장의 급격한 동요가 아니라면 정책기조를 굳이 바꿀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지금 흔드리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기라도 한다면, 연준의 '인플레 파이터'로서의 신뢰는 금방 흔들리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무디스 이코노미닷컴(Moody's Economy.com)의 다니엘 제스터(Daniel Jester)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 압력이 연준의 안심지대를 상회하고 있고 고용시장이 1990년대 이래 가장 경색되어 있으며, 단위노동비용 상승 압력이 추세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당국은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축성향'을 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을 움직일만한 금융시장의 급격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정책결정자들은 경기가 둔화되고 고용시장에 간극(slack)이 형성될 때까지 사태를 관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관련기사 "서브프라임 우려≠연준 금리인하" -이코노미닷컴, 03/15 13:5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