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금통위에서도 정책금리가 동결됐다. 이로써 정책금리는 8월 인상을 마지막으로 6개월 연속 동결추세를 이어갔다. 시장의 관심은 콜금리 동결 여부 보다는, 지금까지의 긴축 스탠스가 완화될 것인지의 여부, 만약 강화된다면 언제쯤 정책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지금까지의 시장금리상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모아졌다.
- 향후 통화정책 긴축 강도는 완화 : 이성태 총재는 모두발언 시작과 끝, 질의응답 과정에서 세 차례에 걸쳐 “균형잡힌 시각, 종합적인 고려, 여러가지관찰” 등의 단어를 동원했다. 스스로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밝혔지만, 왜 굳이 2월 금통위에서 원론을 강조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는 향후 경기 및 물가수준과 괴리된 긴축조치, 더욱 정확히는 인플레이션 타겟팅의 전통적 운영방식에서 벗어난 조치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더불어 그동안 경제환경에 부합하지 않는 긴축적인 조치들이 나왔기 때문에, 결국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보다 완화되는 방향일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만큼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도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 통화정책의 신뢰성 문제 : 그동안 금통위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두 가지 목표 중에서 금융안정에 치우쳐 정책을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정보변수인 통화량이나 은행 민간신용이 중요한 판단지표로 기능해왔다. 하지만 우리가 지적한 것과 같이 이 같은 통화정책 수행은 불필요한논쟁을 유발시키며 정책 신뢰성을 훼손시켜 왔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자산가격 급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때 정책수행에 있어 유연성을 발휘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오랜 시간 동안 유연성을 너무 발휘하게 되면 사람들은 인플레이션 타겟팅 제도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즉, 짧은 기간이지만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한은이 보다 본질적인 문제인 정책의 신뢰성 훼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것이다.
- 금리 상승의 순기능 강조, 더 이상 금리안정유도 발언은 없다 : 총재가 전달하고 싶었던 두번째 메시지는 금리 상승의 순기능이다. 그는 “자금수요를 줄여서 금융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부채의 누증을 막는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단순히 그동안의 정책수행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즉 금리상승의 부작용과 정책실패의 연결을 차단키 위한 방어는 아니다. 이같은 태도 변화는 그동안 “정책금리는 올리고 중장기금리는 안정시키는”비정상적인 정책수행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즉 총재가 때때로 강조했던 금리경로의 정상화를 위한 정책이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2006년중 8개월간의 75bp 콜인상 기간중에 CD금리는 60bp올랐지만 국고채 3년 및 5년물 금리는 오히려 20bp 가량 내렸는데, 이번에는 정책금리인상 없이 최근 2개월간 CD금리는 40bp 올랐고, 국고채는 20bp 가량 올랐다. 당분간, 금통위마다 반복됐던 중장기금리 안정 유도 발언은 다시 접하기 어려울 것 같다.
- 1월은 유동성 환수에 절묘한 타이밍 : 한은이 단기유동성 흡수를 완화시키겠다고 선언했지만, 그렇지 않아도 추가로 유동성을 환수할만한 여건은 아니다. 사실, 한은의 유동성 환수 조치는 그 타이밍이 매우 절묘한 측면이있다. 즉, 계절적으로 보면 1월은 예금인출이 이월되면서 대체로 수신이 줄어드는 시기라 은행채나 CD발행에 자금조달을 의존할 수밖에 없고, 1월 초중순까지 재정자금 방출이 본격화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1월말에는 대규모의 부가세 환수가 있다. 한은이 자금을 주지 않으면 유동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시기 직전에, 지준율인상 및 총액한도대출 축소를 결정했고, 자금도 충분히 주지 않았던 것이다.
- 2월은 다르다 : 하지만, 이제 칼자루는 한은의 손을 떠났다. 한은의 자금지원이 있든 없든 금융시장에는 대규모의 자금 환수 요인이 없고, 총액한도대출 상환은 종료됐으며, 지준은 한번 쌓아둔 이후라 미세조정만 하면 된다. 2월중 은행 수신은 이미 증가세로 전환됐다. 한은이 적극적으로 RP매각이나 통안채 입찰에 나서더라도 응찰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미 한때 4.71%까지 올랐던 콜금리는 25bp 가량 하락했고 CD금리는 상승세를 멈췄다.
- 긴축의 완전한 철회? 아직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 어떻게 보면, 한은은 최근의 정책효과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고 이에 따라 긴축의 강도도 완화 시키는 것이겠지만, 아직 절반의 승리에 불과하다. 최근 한은이 가장중요한 지표로 생각했던 것은 통화량과 은행 가계대출을 보자. 통화량 증가율이 1월중 둔화됐는지 여부는 불확실한데, 그 중에서 본원통화증가율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고, Lf(금융기관유동성)과 M2는 작년말과 거의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영향도 부정확하다. 2007년 1월중 가계대출은 2,109억원 감소했는데, 사실 2001년 이후 통계를 보면 2002년을 제외하고 6개년중 5개년에서 항상 1월이 되면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온다. 주택담보대출도 1월에는 항상 증가규모가 크게 축소된다. 계절성 때문에 원래 1월에는 대출이 줄어드는데 이를 두고 정책의 효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은은 계절성에서 벗어나는 2월까지의 지표를 관찰해야 될 것이고, 그때까지 한은의 스탠스가 크게 바뀔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 경기는 아직 중장기금리 상승을 지지하지 않는다 : 2월 금통위에서 확인된 통화정책 스탠스는 향후 긴축의 강도가 완화되는 만큼 단기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한다. 그렇다면 중장기 금리는 어떤가? 2월 본드브리프에서 언급한대로 국내경기와 물가상황, 통화정책의 신뢰성문제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낮다. 다만, 하반기 국내외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나 임대주택펀드는 중장기금리의 상승을 유도하거나 장단기금리차를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임대주택펀드는 그 자체로서 수익성이 국고채 보다 우월하고, 원리금보전을 재정에서 보증하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부족할 경우 결국 국고채 발행으로 충당될 수 있으며, 이런 구조에서는 국고채 전액 투자보다는 임대주택펀드 투자비중을 높이는 것이 우월한 전략이어서, 논의과정에서 계속 금리를 끌어올릴만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