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년전부터 우리 사회에도 웰빙(well-being)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보리고개를 넘어가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되었던 30여년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당장의 생존에 급급한 삶을 살았지만, 최근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어떻게 하면 질적으로 수준높고 쾌적한 삶을 살 것인가가 모든 이들의 중요한 화두(話頭)가 되었다. 이에 비례해서 우리 사회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높아간다.
건강이란 무엇인가? 세계보건기구(WHO)의 헌장에 따르면 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단순한 육체의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서 적극적으로 정신적 사회적 평화를 포함한 개념인 것이다. 웰빙의 상태야말로 진정 건강한 삶인 셈이다.
이런 개념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동양의학에서도 마찬가지로 등장한다. 중국 한대(漢代)에 편집된 한의학 최고의 경전 에 의하면 성인은 “이미 병된 것을 치료하지 않고 병되기 전에 치료하며, 이미 어지러워진 것을 치료하지 않고 어지럽기 전에 치료한다(不治已病 治未病 不治已亂 治未亂)” 하여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한국한의학의 대표적 의서인 에서는 “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그 마음을 치료해야 하고, 마음을 치료하려면 먼저 그 사람을 치료해야 한다(欲治其疾 先治其心, 欲治其心 先治其人)”고 하였다.
이와 같이 한의학의 치료는 단순한 육체만이 아닌 마음을 포함한 전인적인 치료를 지향한다. 또한 단순히 한 개인만이 아닌 사회의 치료를 지향한다.
과거의 잘못으로 이미 병된 것을 치료하는 것만이 아닌 병되기 전 미리 방비한다는 예방의학을 지향한다.
육체와 정신, 개인과 사회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전체적 개념이다. 수천년간 이어내려온 한의학에서의 건강 개념이 세계보건기구의 건강 정의와 너무나 상통한다.
한의학적 치료의 또다른 특징은 “소통”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한의학사를 통해 너무나도 유명하게 내려오는 잠언이 있는데 그 잠언은 “통즉불통(通則不痛), 불통즉통(不通則痛)”이란 말이다. (기혈의) 흐름이 통하면 아프지 않고, (기혈의) 흐름이 통하지 않으면 아프지 않다는 뜻이다.
어감을 이용한 약간의 말장난같이 보이지만 곱씹을수록 심오한 진리가 담긴 경구(警句)가 아닐수 없다. 여기에서 침구치료의 대원칙이 탄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백성의 곤고한 마음을 치료하기는 커녕 모난 말투로 생채기 내기 일쑤이다.
사회적 신뢰는 금이 가고, 소통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져만 간다. 시장에 돈은 많이 풀리지만 돈되는 부동산쪽으로 투기자금화 할 구실만 찾고 있고, 기업도 돈을 쌓아둔채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에는 인색하다.
병든 사회, 병든 경제이다. 편작(扁鵲)이나 화타(華陀), 허준(許浚)선생이 아신다면 땅을 칠 노릇이다. 한의학적 건강이 인체뿐만이 아니라 사회에도 실질적으로 실현되는 날은 언제나 오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