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21일 부동산 문제가 과잉유동성과 관련이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부동산시장의 '눈'이 통화당국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정부당국내 부동산 거품의 원인이 '금융거품'과 맞닿아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다음달 금통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건설교통부는 최근 국회와 여론의 질타와 함께 수장인 추병직 장관까지 낙마하는 등 부동산 전쟁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있다.
◆ 과잉유동성이 부동산 거품의 근원? = 재경부와 금감원 등 정책당국에서 과잉유동성문제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임영록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이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시중 유동성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영록 차관보는 "단기자금이 과연 초과유동성 상태인지, 이 자금이 실제로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지, 단기유동성의 정의부터 흐름까지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유동성이 늘고 있는 원인 중의 하나는 장.단기금리 차이가 축소돼 자금이 장기로 이동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임승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도 "시중유동성과 부동산 가격 상승과의 상관관계는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시중유동성이 부동산 가격 상승과 연관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면 자금을 장기로 순환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가 부동산 문제와 유동성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취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자뭇 달라진 느낌이다.
금융감독원도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 투기에 유입됐다는 점에 타당성이 있다며 통화당국이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김성화 은행감독국장은 이날 "지금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부동자금 400~500조원 규모가 부동산 투기에 유입됐다는 의견은 일견 타당성이 있다"며 "통화당국이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 해 주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날 불교방송에 출연 "세계적으로 지난 5년이상 저금리 기조에서 유동성 과잉 현상이 집값을 많이 올라가게 했다"며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에 유동성이 많이 공급됐고 지금도 금리가 싸 대출을 겁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한은은 콜금리와 유동성간 관계가 반드시 기계적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유동성과 부동산가격과는 상호 연관관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콜금리 목표와 단기유동성 간 일대 일 대응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값 폭등이 유동성 문제 때문인지 의문이며, 정책의 실패로 인해 비롯됐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과 대체시장인 주식 및 부동산시장 중 어느 시장의 상황이 투자에 유리하느냐에 따라 자금이 몰리는 것"이라며 "다만 각 시장마다 기본적인 자금은 머물러 있는 가운데 일부 자금만이 시장 상황에 따라 쏠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국고채 직매입에 나서더라도 원칙은 시장금리에 중립적인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의 풍부한 단기유동성과 집값 상승 간 연관관계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아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단기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갔을 개연성은 높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금리는 수급요인 외에 미 금리와 국내외 경기전망, 국내 정책금리 등에 의해 종합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장기금리는 추세적으로 보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은채 큰 변동없이 머물고 있다"며 고 설명했다.
그는 "장단기 금리가 축소되어 있어 단기쪽으로 자금이 쏠리면 단기금리가 하락하는게 맞지만 한쪽에서 콜금리가 버티고 있어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과잉유동성 논란, 12월 금통위에 영향줄까 = 과잉유동성 논란이 일면서 불과 보름뒤에 열릴 12월 금통위에서는 과연 어떤 카드를 선택할지 관심이 뜨겁다.
특히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다음달의 콜금리 결정이 어떤 방향으로 될 것이다를 예시하는 발언은 할 수 없다"면서도 "최근 부동산시장 움직임과 관련해 한은이 할수 있는 일은 뭔지, 어떤 정책을 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 서울과 수도권 중심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통화당국인 한은도 이런 상황전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일견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2월 금통위는 정부의 11.15 부동산대책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통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2월 금통위가 열리는 다음달 7일은 정부의 11.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불과 3주밖에 흐르지 않은 시점"이라며 "따라서 금통위는 정부 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동향을 좀 더 지켜보고 점검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출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민간소비의 움직임이 12월 금통위의 주요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의 부동산 문제는 금용요인 외에 지역개발 등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있다"며 "특히 콜금리를 올려도 시중금리가 올라가지 않는 상황에서 정책금리를 조정해 부동산가격을 잡기에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