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둔화되는 가운데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연준이 이번 주 목요일 17회 연속 금리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결과를 이미 예상하고 기다리는 시장에 긴박감은 없다. 일각에서는 50bp 금리인상 가능성이 회자되는 모양인데, 별로 실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초조한 쪽은 버냉키가 아닐까.긴축 사이클이 종료되는 시점에서의 연준은 언제나 그렇듯 쉬운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시장으로서도 앞날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모든 것은 '가정'에 맞겨지며, 연준이 경기둔화와 인플레 둘 중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지가 중요해진다.따라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성명서 내용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둔화에 대한 언급에 강도가 달라질 것인지 혹은 새로운 요인들이 지목될 것인지, 혹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할 것이며 향후 금리인상 전망에서는 기존의 문구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 등 말이다.이처럼 이번 주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FOMC 결과겠지만, 지표상에서도 주목할부분이 많다. 주초 주택시장 매매지표가 나오고 FOMC 결과가 나오는 날 1/4분기 GDP(최종)가 공개된다. 그리고 FOMC 이벤트 이후에는 개인소득 및 연준이 중시하는 인플레 지표인 근원PCE물가지수 그리고 소비자신뢰지수 결과가 나온다.1/4분기 경기는 예상 외의 일시적 급등양상을 보였다는 점은 다들 공감한 부분이고, 아마도 근원인플레율은 연준 관계자들이 "바람직하지 않은, 불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FOMC, 인플레 우려와 추가적인 정책상의 강화 문구 유지할 듯경제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최소한 5월과 마찬가지 정도의 "인플레 강경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중립선인 5%에 이른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것은 신참 버냉키 의장이 자초한 부분도 크다고 본다.버냉키가 지난 4월 의회 증언에서 "금리인상을 쉬어갈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 압력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오해'했다. 채권금리가 신속하게 내리고, 주식시장이 급등했다.그러자 버냉키는 "인플레 온건파"로 낙인 찍힐까 두려웠던듯 호되게 당할 것을 무릅쓰고 언론플레이에 나섰다. 그리고 나선 줄곧 "인플레 강경파"의 이미지를 심기에 급급했다. 시장은 이를 우려의 눈기로 바라보고 있다. 국채금리는 올랐으되 다시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중이다.일단 시장에 인플레 파이터로서의 신뢰감을 유지하기 위해 5월 FOMC는 "아직은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표현을 유지했다. 여기서 "아직은(yet)"이란 표현을 쓴 것도 걸렸는지, 버냉키는 6월부터 "인플레 경각심(vigilance)"이란 강한 단어를 사용하기조차 했다. 사실 이 단어는 유로존 정책당국자들 사이에서 추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곤 해왔다.물론 FOMC 성명서의 문구를 이렇듯 쉽게 바꾸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제일 무난한 쪽은 5월 문구를 거의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다.연준 관계자들이 줄곧 2/4분기 및 하반기 경기둔화 전망을 언급해왔고 이달 베이지북 역시 "경기둔화 조짐이 엿보인다"고 썼기 때문에, 이번 성명서에서도 경기둔화에 관련된 표현이 그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이전 성명서는 "성장률은 좀 더 지속가능한 속도로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다(growth is likely to moderate to a more sustainable pace)"고 표현한 바 있는데, 여기서 바뀔 내용은 더 없는 듯 하다.경기둔화 전망에서는 주택시장이 가장 주목되는 요소였는데, 추가적인 설명을 붙인다면, "주택시장의 조정이 질서정연하며, 전체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정도의 의견일 듯 하다.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설명이 어느 때보다 주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에너지 및 여타 상품물가 상승이 근원인플레율에 완만한 영향을 주었을 뿐"이라고 했던 연준의 표현은 사실 올바랐던 것으로 보인다.지난 달 예상보다 높았던 근원인플레율은 에너지 및 상품가격보다는 임대료의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노동생산성과 임금상승 압력은 여전히 양호했다.그러나 최근 연준 관계자들의 언급을 보자면, 근원인플레율에 대해 더이상 안심된다는 투의 문구를 유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인플레 기대의 억제가 관건이라면 이 같은 인플레에 대한 낙관론은 금물이다. 사실 5월 이후에는 휘발유 가격이 다소 진정되고 연준이 강경한 인플레 억제 의지를 표출한 결과 시장의 인플레 기대수준도 다소 완만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정책 상의 강화가 "일련의 시간을 거치면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표현하거나, "중기 인플레 압력의 완화를 위해 적절한 수준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식으로 언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자원가동률 강화와 인플레, 연준과 글로벌 금리정상화한편 연준의 최근 FOMC 성명서에서 계속 유지되는 문구가 있으니, 바로 이 부분이 "자원가동률의 상승"이다. 지금으로서는 유가 등과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승시키는 주된 요인이다.자원 가동률은 간단히 "자본"과 "노동" 두 부분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 자본은 무엇보다 설비 혹은 운전자본의 가동을 뜻하는데, 제조업 설비가동률이 그 대리지표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 논쟁에서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국과 대만을 포함하는 G10의 제조업설비 가동률이 최근 81% 수준까지 도달, 장기 평균선을 1.4%포인트 상회했다고 지적했다.중국 경제가 과열을 지속하면서 이제는 국제 노동력 및 교역 상의 디플레이션 요인으로서의 작용이 후퇴하는 가운데, 세계적인 경제적 간극(economic slack)의 축소는 곧 글로벌 인플레 압력의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이들은 우려했다.여기서 설비가동률은 4분기(미국)~6분기(유럽)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현재 G7 근원인플레율이 1.3%로 1998년 이후 형성된 낮은 밴드(0.8~1.5%) 안에 머물러있는데, 먼저 미국이 선행자 역할을 하면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의 상승을 예감하게 한다고 모건스탠리는 지적한다. 다만 이들은 이번 글로벌 인플레 상승이 주로 경기순환적인(cyclical) 요인들에 의한 것이라 매우 높은 수준까지 오르거나 혹은 구조적으로 장기화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인플레 파이팅을 통한 "인플레 기대" 잡기가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여기서 빠진 부분이 "노동" 부분이다. 여기서는 논의가 한참 거슬러 올라가는데, 미국과 글로벌 인구학적인 변모를 다룬 2004년 캔자스시티 연준의 잭슨홀 컨퍼런스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최근에는 이 같은 관심사가 연준의 "경제활동 참가율"의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추세 평가를 담은 잠정보고서로 제출된 바 있다. 조만간 본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내용의 핵심은 미국의 인구학적인 변모, 즉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인구증가율의 둔화 속에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잠재성장률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이제까지 3.00~3.50% 사이라고 평가되던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2% 중후반으로 내려설 것으로 보는데, 이는 사실상 통화정책 운용이 심각하게 제약 받을 수밖에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다.이전까지 주요 경제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의 지속적인 개선을 "비농업부문 신규일자리의 월 20만 개 내외 증가"를 기준으로 평가해왔지만, 연준 관계자들은 이 수준이 10만개 내외로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보는 중이다.지난 5월 신규일자리가 7만 개가 좀 넘는 수준에 그쳤는데도 별다른 우려의 표현이 나오지 않은 것은, 최근 추세에 비추어 고용시장의 둔화가 오히려 적절하다는 판단을 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주택매매 소폭 감소, 근원PCE물가지수 보합 예상이 가운데 이번 주 나올 경제지표들이 연준의 경기 및 인플레에 대한 표현과 어떤 조화를 보일 것인지도 관심거리다.지난 주 보았듯 주택시장의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5월 신규주택 및 기존주택 매매규모는 각각 전월대비 5% 및 2% 정도 감소세를 보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좀 더 정확한 주택매매동향 지표는 전미부동산업협회(NAR)가 발표하는 5월 주택매매계약지수(Pending Home Sales) 결과지만, 이 지표는 다음 주인 7월6일 발표된다.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나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등은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휘발유 가격이 하락했지만, 고용시장이 약화되고 주식시장이 크게 조정받는 등 부정적인 영향으로 상쇄작용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무엇보다 이번 주에 주목되는 지표는 주말 나올 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 외로 강한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근원PCE물가지수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일제히 시선일 쏠릴 것으로 보인다.일단 시장은 지난 4월과 마찬가지로 전월대비 0.2% 상승을 예상하는 중이다. 이 경우 연간 상승률은 2.1%로 여전히 연준의 안심지대를 상회할 것이지만, 지난 4월 기록한 2.4%의 높은 상승률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되는 셈이다.PCE지표는 임대료를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근원CPI 결과보다는 완만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버냉키가 최근 연설에서 이 지표가 "상향 편의(upward bias)"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기 때문에, 지표 자체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가 다소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1/4분기 GDP 성장률은 5.5%로 좀 더 상향조정되면서 최총결과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디플레이터 쪽은 3.3% 선에서 변화가 없을 전망.하지만 이미 시장의 관심은 지난 성장률 확정보다는 2/4분기 성장률이 현재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3% 선으로 급격히 둔화될 것인지 여부로 이동한 상태다. 1/4분기 성장률이 상향조정될 수록 2/4분기 성장률 둔화 폭이 더 커지는 셈이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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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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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