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리 하향 안정세'의 배경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면서 이제는 다시 "골디락스의 도래" 가능성 혹은 희망를 둘러싼 새로운 수수께끼가 발생하고 있다고 대형 투자은행 이코노미스트가 경고했다.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자산시장이 글로벌 긴축 추세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요하임 펠스(Joachim Fels) 모건스탠리 소속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수수께기는 세계경제가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태, 즉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추세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만한 상태를 지속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가 확산된 것이 그 배경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특히 최근들어 주요국 거시지표 결과들이 지난 해 4/4분기 일시적 침체 이후 강한 회복세를 시사하면서 세계은행과 IMF 등 주요 기구들이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조정, 투자심리를 북돋우는 중이기도 하다.그러나 펠스는 경제가 이처럼 차지도 덥지도 않게 진행될 가능성은 없으며, 자신이 보기에는 하반기에는 미국경제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그 결과 지금 랠리릴 지속하고 있는 위험자산시장은 갈수록 회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며, 미국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한 채권랠리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리스펀의 수수께끼' 해결되다글로벌 채권시장이 올들어 계속 약세 흐름을 나타내면서 미국, 유로존 그리고 일본의 10년물 금리가 각각 5%, 4% 및 2% 선의 '관문'으로 접근 중이다. 이 가운데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전 연준의장이 제기한 수수께끼(conundrum)도 이제 풀려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지난 해까지만 해도 중앙은행 관계자들이나 경제-금융 분석가들 그리고 심지어 저널리스트들까지 모두 이 수수께끼를 풀어보겠다고 나섰다. 그 중 일부는 아시아 중앙은행, 연기금, 보험업계 등의 장기 재무증권에 대한 수요가 강력한 것이 이유라고 주장했고, 또 다른 사람들은 거시경제적 경기변동이 줄어들고 중앙은행의 인플레 억제 신뢰도나 정책운용 기술이 크게 높아진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린스펀을 포함해 그 후임자 벤 버낸키(Ben S. Bernanke) 신임 연준의장은 이러한 실질 장기금리의 하락안정세라는 수수께끼의 배경으로 글로벌 저축 과잉, 특히 아시아와 중동의 저축과잉을 제기해왔다.펠스는 자신이 이 같은 설명방식에 대해 계속 회의해왔을 뿐 아니라, 사실 이들이 제시한 것들이 이른바 '전형화된 사실(stylized fact)'과도 제대로 맞아떨어지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채권수익률이 상승함에 따라 이 같은 설명방식이 더욱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만약 저축과잉이나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낮은 장기금리의 배경이라면, 왜 갑작스럽게 이 같은 배경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수 있겠는지 반문했다. 또 아시아 중앙은행이나 연기금이 그처럼 강력한 장기채권 수요를 가졌다면 왜 무엇보다 장기금리가 먼저 상승하겠는지, 그들은 과연 지금 어디에 갔는지 질문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G3 중앙은행이 공급한 '글로벌 과잉 유동성'이 정답펠스는 여기서 자신이 생각하는 수수께끼의 해답은 바로 "글로벌 과잉 유동성"이며, 이 유동성은 바로 미국과 유로존 그리고 일본 등 이른바 G3 중앙은행이 세계금융시장에 공급한 것이라고 말한다.여기서 그는 비록 연준이 금리정상화에 나섰지만 지난 한해 동안 여전히 연방기금금리는 중립금리 밑을 맴돌았으며,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은 아직도 단기금리를 극도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또 펠스는 글로벌 과잉유동성만이 채권만이 아닌 거의 모든 종류의 글로벌 자산시장의 동시적인 랠리에 대한 설명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따라서 지금 연준이 중립금리 위로 금리인상을 지속하고, 유로존과 일본은행이 다시 금리 정상화에 나서자 본격적으로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가는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수수께끼: 위험자산 가격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펠스는 그러나 여기서 새로운 수수께끼를 들고 나왔다. 단기금리의 상승세와 글로벌 채권시장의 매도흐름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가 높은 자산시장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이유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실제로 지금 미국 주식시장이 추가 랠리를 펼치고 있고,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금리가 하락함으로써 재무증권과의 스프레드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하락했으며, 신흥시장 채권 및 주식시장이 이러저러한 우려요인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특히 국제유가와 금속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닫고 있다.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금리상승세는 이러한 리스크 높은 자산시장의 랠리에 대해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장기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안전자산으로의 매력이 증가하는 법이다.펠스는 지금은 이러한 정상적인 흐름과는 배치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고, 금리가 상승하는 조건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려고 한다며, 이것이 새로운 수수께끼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자문했다.◆ 해답은 경제성장에 있다: 골디락스의 도래인가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전 수수께끼보다는 좀 더 쉬운 모양이다. 펠스는 채권시장의 약세와 리스크 자산시장의 강세라는 엇갈림에 대한 유일한 논리적 설명 가능성은 바로 강력한 글로벌 경제성장세의 지속에서 밖에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그는 최근 나오고 있는 주요국 거시지표 결과들을 보면 지난 해 4/4분기의 실망감 이후 2006년 초반 글로벌 경제가 생각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에 발맞추어 세계 주요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수정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이를 보면서 성장전망에 더욱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그는 연준이나 ECB 등이 계속 강력한 경기확장 추세에 기대를 걸고 있고, 이를 배경으로 글로벌 위험자산시장이 랠리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최근 실질 채권수익률의 상승이 결코 수수께끼가 아님을 보여준다며, 이들은 모두 경제성장세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여기서 펠스는 실질 채권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수준이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투자자들은 강력한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을 뿐 아니라, 낮은 인플레 여건이 지속될 것이라는 강한 희망을 동시에 품고 있는 셈이다. 또다시 골디락스가 도래하고 있는 셈이다.◆ 위험자산시장, 골디락스 경로란 면도날 위에 서다펠스는 여기서 위험자산 시장이 올해 추가랠리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이 이같은 약세전망을 제출하는 이유는 항간에서 운위되는 '엔 캐리 레이드의 종결' 같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무엇보다 그는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는 실제 증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은 해외대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엔화로의 글로벌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2% 비중에서 꾸준히 줄어들어 최근에는 고작 4% 정도만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또한 신흥시장 투자에서 두 자리 수의 투자수익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단기금리가 0%에서 0.5%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캐리 트레이드 선호에 큰 충격을 줄 것 같지도 않다고 펠스는 지적했다.대신 그는 자신의 우려는 이러한 불분명한 캐리 트레이드의 종료가 아니라 오히려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에 있다고 말한다.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위험자산시장의 랠리가 지속되려면 골디락스라는 말로 표현되듯이 경제성장 경로가 예상하는 것처럼 꾸준히 이어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만약 성장률이 지금 추세보다 가속화된다면, 중앙은행이 자원가동률이나 인플레 압력에 대해 더욱 우려하게 되어 단기금리를 더 크게 올릴 수 있고, 이는 글로벌 유동성을 흡수하여 위험자산 시장의 랠리를 무화시킬 수 있다.반대로 성장률이 지금보다 크게 둔화된다고 해도 위험자산 시장은 매도공세에 시달리게 된다. 현재 가격에 반영된 성장기대 심리가 실망으로 변화되면서 매물을 동반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 위험자산 시장의 열광을 유지하려면, 경제성장률이 다소 둔화되되 잠재성장률 수준은 넘어서고 인플레율은 계곡 낮은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연준이 긴축사이클을 무난하게 종료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생각된다고 펠스는 지적했다.◆ 펠스의 시나리오: 성장률 급감, 채권시장 랠리, 위험자산 시장 급락펠스는 자신의 올해 글로벌 자산시장에 대한 시나리오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채권 수익률 상승세를 따라 위험자산 시장의 랠리가 진행된 이후, 하반기부터 미국 경제를 선두로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고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한 뒤 금리완화 기조로 돌아서는 것이라고 밝혔다.이렇게 상황이 전개되면 채권시장이 다시 랠리를 보이게 되면서 수익률곡선의 행태가 강세전망을 반영하여 스팁하게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특히 미국 채권시장이 유로존이나 일본에 비해 아웃퍼펌할 가능성이 높아고 그는 덧붙였다.여기서 펠스는 자신의 시나리오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계속 강하게 유지되면서 중앙은행들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유발, 채권시장의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하지만 이런 리스크 시나리오가 전개된다고 해도 글로벌 유동성이 계속 흡수되고 머니마켓이나 채권수익률이 매력적으로 변모됨에 따라 위험자산 시장의 랠리는 지속되지 못할 것 같다고 그는 강조했다. 결국 펠스는 글로벌 경제가 계속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골디락스 경로를 따라 위험한 줄타기를 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안전자산으로 회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결론내렸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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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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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