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지난 주말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개최한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 참석한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pspan) 연준 의장의 주제 연설물을 완역한 자료입니다. 표현상의 문제나 오역은 전적으로 뉴스핌의 책임입니다. 따라서 정확한 표현이 궁금할 경우 연설문 원문과 대조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Reflections on central banking”, by Alan Greenspan, At a symposium sponsored by the Federal Reserve Bank of Kansas City, Jackson Hole, Wyoming, August 26, 2005.이번 컨퍼런스의 취지에 따라 나는 지난 18년 동안 경제와 또한 경제학계에서 발생한 어떤 변화가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이하 연준)의 통화정책 상의 접근 및 실행방식을 변화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었는지 자문했다. 연준 시스템은 지난 1913년, 이전 수십 년 동안 빈번하게 발생한 신용 경색(credit stringencies)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설되었다. 당시 연준은 최종대부자로서, 최소한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자면, 지극히 제한된 권한을 위임받았다. 연준은 1920년대 이전에는 시스템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개시장조작에 관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1950년대에 와서야 이러한 공개시장조작의 기본 틀이 형성되었으며, 이 작업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경제가 약화되면 신용을 완화하고, 인플레이션 위협이 발생하면 긴축정책을 실시했지만, 이런 개입은 일종의 임시방편 방식으로(an ad hoc manner) 이루어졌다. 그 결과 일부 논자들은 연준이 물가와 경제 싸이클을 진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진폭을 확대하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리고 한국전쟁 이후 임금 및 물가 통제의 제거로 인한 물가 급등으로 인해 통화정책 결정자들은 인플레이션 위협을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1950년대 통화 제약(monetary restraint)이 불필요한 고실업사태로 이어졌다는 우려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하여금 1960년대 중반 좀 더 경기부양적인(stimulative) 정책 기조를 채택하도록 만들었다. 이런 정책들은 부분적으로는 당시에 유행하던 견해, 즉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사이에 장기적인 상충관계가 존재한다는 견해를 전제할 때 당연히 예상됐던 것으로 보인다 .[註: Romer, Christina D. and David H. Romer, "The Evolution of Economic Understanding and Postwar Stabilization Policy," NBER Working Paper No. 9274 (October 2002), p. 39.]그러나, 이후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경험과 ‘예상’이 지니는 중요성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향상 - 이는 프리드먼(Friedman)과 펠프스(Pelphs)의 초기 저작을 통해 이루어졌다 - 으로 이러한 장기 상충관계에 대한 통념이 일축되었다.[註: Friedman, Milton. "The Role of Monetary Policy", American Economic Review, vol. 58, No. 1 (March 1968) pp. 1-17. Phelps, Edmund S. "The New Microeconomics in Inflation and Unemployment Theory", American Economic Review (May 1969) pp. 147-160.] 또다시 인플레이션은 금융 안정과 거시경제의 성과에 유해한 존재라는 시각이 확산되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경제학계 전반과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의 화폐적 기원에 대한 좀 더 날카로운 분석이 등장했다. 실제로 이미 10년전 프리드먼과 슈왈츠(Schwarz)가 공저한 한 저작의 통찰력이 정책 실행의 영역에서 더욱 탁월성을 인정받은 것이다.[註: Friedman, Milton and Anna Jacobsen Schwartz. A Monetary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1867-1960. Princeton University Press, Princeton, NJ, 1963.] 이러한 일련의 경제적이며 지적인 사태의 전개는 정책결정 기관 내외의 거시경제학자들이 활용했던 정책수단(tool kits)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1960년대 많은 연구에서 주요 관심사였던 대규모 거시경제 모형은 이제 두 가지 영역에서 공격당했다.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기대가 지니는 중요성에 대해 좀 더 잘 인식하게 됨으로써, 대부분 자기회귀적인 기대를 포함하고 있는 이러한 모형들은 지나치게 축약적인 형태이며 본질상 과거 지향적인 것이고, 따라서 경제 구조의 변화나 정책 진전에 대해 그다지 민감하지 못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게다가 일부 연구자들은 종종 단순 시계열모형이 오히려 당대의 대규모 거시모형보다 좀더 나은 예측력을 보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註: Sims, Christopher A. "Macroeconomics and Reality". Econometrics, vol. 48, No. 1 (January 1980). pp. 1-48.]이에 대한 한 가지 처방은 좀 더 펀더멘털한 수준에서 경제의 구조적인 매개변수들을 밝히는데 집중하는 것이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런 과제는 아직까지도 충족되지 못할 정도로 무리한 요구였음이 입증되었다. 부분적으로는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연구기관들 중 상당수가 벡터 자기회귀 예측모형 등 실증적 모형화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이러한 접근방식들 각각은 유용하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그 후예들이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들에서 다양한 형태로 채택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접근방식들 중 그 어떤 것도 정책결정자들의 전방면적인 수요들을 해결하지 못했다.이런 상황에서 일부 분석가들은 단일한 지표 변수 - 예를 들어 상품가격, 수익률곡선, 명목소득 그리고 당연히 통화량 지표(monetary aggregates) - 가 통화정책 수행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지침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만약 어떤 지표 변수 혹은 상대적으로 간단한 방정식이 대단히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현실세계로부터 핵심 경제 관계의 본질을 추출할 수 있다면, 경제적 인과성과 관련된 폭넓은 쟁점들은 옆으로 제쳐둘 수 있을 것이며, 정책 수단은 이러한 변수의 경로를 궁극적인 정책목표의 달성과 일관되게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수 있을 것이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반 사이 짧은 기간 동안은 M1이 정책의 중심에 있었다. 이런 에피소드는 1970년대에 전개된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절단하는 데 있어서의 핵심을 입증했지만, 정책결정자들은 즉각 이처럼 통화량 지표를 타겟으로 삼는 것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실행가능성이 큰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게 됐다. 사실 통화량 지표와 소득 및 물가간의 관계는 1980년대에 걸쳐, 그리고 199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금융 규제완화, 혁신 그리고 세계화 등에 의해 상당부분 잠식되었다. 예를 들어 이전까지는 안정적이던 M2와 명목 국내총생산(GDP) 및 예금보유의 기회비용간의 관계는 1990년대 초반 다양한 경쟁적인 형태의 금융 중개 및 금융 수단들이 부상하면서 중대한 구조적 변화를 겪게 됐다. 신뢰할 수 있는 지침이 될 수 있는 단일 변수 혹은 최소한 몇 개의 단순한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책결정자들은 제반 경제 및 금융 데이터에 대한 해석을 필요로 하는 접근방식으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 정책은 명목, 그리고 암묵적으로는 실질 단기금리를 통해 실행되었다. 그러나 이제 연준의 대응은, 그간 경제적 이해의 진전을 반영해, 정책결정을 명목금리에 의존할 경우 발생하는 각종 맹점이나 통화정책 기조를 평가할 때 인플레이션 기대수준이 차지하는 중요성 등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기대가 지니는 중요성에 대한 이해는 또한 정책 대응과 그 근거에 대한 투명성의 증대를 이끌어 냈다. 연준은 정책 과정의 잠재적 피드백, 그리고 정책결정이 실제로 가끔씩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면서 “신중한(measured) 속도”로 정책 투명성을 강화해왔다. 나는 이 짤막한, 따라서 필연적으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그간의 경과에 대한 평가로, 우리가 얼마나 진전해왔는지 설명하거나 혹은 얼마나 더 많이 진전해야 하는지에 대해 절망감을 표현할 의도는 전혀 없다. 차라리 나는 이것이 정책결정자들이 직면하는 불가피하고 또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믿는다.우리가 핵심 거시경제 관계라고 간주하는 것을 포착하고 또한 계량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요한 연계 고리들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전혀 완전하지 못하며, 아마도 십중팔구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모든 모형은 그것이 아무리 세밀하고 잘 고안되고 기획되고 또 실행되었다고 해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복잡다난한 세계에 대한 막대한 단순화를 수반하는 것이다.공식 모형은 분석체계에서 필수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확실히 모형의 예측원리는 각종 다양한 제약조건, 가령 실체가 사실상 동질적이고, 재고가 음이 아니며 소비한계성향이 플러스일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모형의 결과물을 적절히 조정하고, 그 결과를 입력 데이타 혹은 모형구조 상에서 포착하지 못한 제반 관측 영역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에 기반해 시험한다. 특히 우리는 공식모형의 인과관계와 일치하지 않는 관측 결과들에 대해 민감하다. 따라서 그 구조에 대한 잠정적인 수정이 추가 요소들에 반영된다.계속해서 변화되는 경제의 핵심 구조적 측면에 대한 불가피하게 불완전한 지식과, 때로는 특별한 결과물의 비대칭적인 비용 혹은 편익 때문에, 우리가 정착시킨 패러다임은 그 핵심에 있어서 주로 리스크 관리의 중심적인 구성요소들을 포함하게 된다. 이런 접근방식에서 중앙은행은 경제의 가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 경로 뿐 아니라, 또한 그 경로에 대한 가능한 결과들의 분포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어 정책결정자들은 대안적인 정책 선택 하에서 다양한 가능한 결과들의 확률과, 비용 그리고 편익 등에 대한 판단에 이를 필요가 있다. 리스크관리 접근방식은 1990년대 세계화 및 기술 변화의 본격화 결과로, 따라서 더이상 과거의 관련 사례에 안정적으로 기대어 이런 사태 전개에 적응할 수 없게 되자,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세계경제의 구조 변화에 대한 예측은 오로지 확률론적인 개념들로만 유용하게 묘사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자면, 특정한 예측(point forecasts)은 이를 둘러싼 리스크의 본질과 수준에 대한 분명한 이해로 보완되어야 한다.사실 우리는 최소한 개념상으로 특정한 정책결정이 어떤 손실함수에 의해 함축된 상충관계를 통해 결정되는 일종의 예측 스펙트럼을 구축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지난 2003년 여름 FOMC는 당시의 점진적인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보다 심각한 디플레이션으로 발전해 나갈 확률은 매우 적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경제에 함의하는 바가 워낙 중차대하다 보니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를 통해 이런 가능성에 대응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발생 확률이 낮은 이런 사태의 발생으로 인해 초래될 잠재적인 파괴력은, 발생 확률이 높았던 인플레이션 상승 이상으로 경제성장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판단됐다. 더구나 당시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상승할 수 있는 위험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였는데, 이는 생산성 향상률의 개선으로 단위노동비용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는데 그치고, 세계화로 인해 강화된 경쟁 때문에 사용자들이 이러한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능력이 제약되었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이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감안할 때 이례적인 정책결정이 가져올 기대편익이 그 기대 비용을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던 셈이다.***앞으로도 미국 경제의 구조는 틀림없이 변화해 나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추이에 대한 우리 분석은 특히 전후 수십 년 간의 경우보다는 대차대조표 문제를 보다 상세하게 다룰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근 수년간 세계경제 활동을 결정하는 요인들은 다양한 자산 유형에서의 자본이득과 이러한 자산 투자를 보전하는 부채에 의해 크게 영향 받았다. 따라서 우리의 예측과 정책은 갈수록 자산가격의 변화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이전 반세기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 순자산 비율이 1990년대 중반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이 비율은 2000년 주가 급락 사태와 함께 하락했지만, 최근 수년간 다시 주식 및 주택 가격의 상승세를 반영해 현저하게 반등하고 있다. 이러한 소득 대비 부의 비율 고공행진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인지 여부는 지켜볼 문제다. 그러나 아마도 틀림없이 지난 10년간 세계경제의 안정성 증대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점차 리스크에 대한 낮은 보상수준을 수용하도록 부추겼을 것이다. 이들은 기꺼이 좀 더 오랜 기간 동안 안정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장기적인 경제 안정의 명백한 결과인 낮은 리스크 프리미엄은 생산성 향상률의 대폭 개선과 결부돼, 자산가격 상승을 더욱 강화시켰다.[註: 2000년 주가급락 이후 2년간 미국증시의 약세장이 뒤따라 왔음에도 불구하고, 1995년 이래 미국주가는 매년 평균 10%씩 상승했다]. 주식, 채권 그리고 보다 최근에는 주택 가격의 상승은, 당연히 현금화될 경우 구매력의 원천이 되는 청구권의 시장가치의 대폭적인 상승을 초래했다. 당연히 금융 중개업체들은 주식, 채권 그리고 주택 투자에서 발생한 자본이득을 기업과 가계가 구매거래를 촉진할 수 있도록 일상적으로 현금화시키고 있다. [註: 자본이득은 GDP를 늘리지 못한다. 공장과 설비 그리고 주택가격의 상승은 경제의 비용구조에 반영되며, 직간접적으로 재화 및 서비스 가격을 상승시킴으로써 실질 산출규모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물론 자본이득은 총국내투자를 보전하는데 필요한 저축도 전혀 공급하지 못한다.] 이러한 자본이득의 현금으로의 전환이 가능하게 된 데는 관련 거래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크게 감소시킨 금융혁신의 공로가 컸다.따라서 이렇게 자산 청구권의 시장가치의 막대한 증가는 부분적으로는 투자자들이 낮은 리스크 보상 수준을 수용한 데 따른 간접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장가치의 상승은 시장 참가자들에게 이것이 구조적이고 항구적인 것이라는 인식을 너무 자주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높은 가치는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 경제의 유연성 및 탄력 제고를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새삼스럽게 풍부한 유동성이라고 간주되는 것들은 생각보다 손쉽게 사라질 수 있다. 어떤 식으로든 투자자들의 신중함이 다시 부상하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그 결과 자산가치가 낮아지면서 그 동안 자산가격을 뒷받침하던 부채의 정리가 촉진된다. 바로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도 낮은 리스크 프리미엄 상태가 장기화된 이후에는 녹록치 않은 사태가 발생했던 것이다. * * *광범위한 경제적 힘들이 지속적으로 작동하면서, 연준 통화정책 결정시의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미국 경제는 1990년대 중반부터 개시된 노동생산성 향상과 세계화로 인해 발생한 경쟁 강화로 인해 괄목할 정도의 번영을 구가했다. 경쟁에 의해 촉발된 혁신은 구식 기술이 새로운 기술에게 자리를 내주도록 자양분을 제공했다. 오래된 구식의 기술을 채택하던 산업들에 의해 발생한 감가상각 및 여타 현금흐름이 점차 첨단기술을 체현한 새롭게 생산된 자본 자산을 보전하기 위해 재투자되면서 생활수준이 개선되었다.그러나 세계 무역의 확장을 그 일부로 하는 이러한 새로운 첨단기술 경제로의 이행은 매일 빠르게 변화하는 자본스톡에 직면한 일부 노동자들을 곤란에 빠뜨린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곤란은 자신들의 직업기술이 쇠락하고 있다는 공포감이 증가하면서 상당히 많은 미국인들을 주로 신흥시장 경제의 노동자들에게서 발생한 세계화에 내재된 경쟁압력에 저항하게끔 만들었다는 사실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런 이해할만한 공포심리가 미국인들 절대 다수의 생활수준의 전반적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경쟁적인 힘들의 억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적 진보를 위해 필연적인 변화에 대한 공포는 현재 국제적인 교역협상의 난항에서 너무나 명백하게 드러난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또한 미국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어려운 선택 앞에서 주저한다는 사실에도 반영되어 있다.무역과 관련된 보호주의의 증가와 좀 더 유지 가능한 재정정책에 대한 주저는 결국 우리의 가장 가치 있는 정책자산, 즉 경제적 충격에 대해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 주는 우리 경제의 증대된 유연성을 위협하고 있다. 적절한 수준의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주택시장의 호황을 통해 가장 현저하게 드러나는 미국경제의 불균형은 좀 더 고통스러운 산출, 소득 및 고용의 조정이 아닌, 가격, 금리 및 환율의 조정을 통해 교정할 수 있을 것이다.경제가 좀 더 유연할수록, 불가피하고 종종 예측 불가능한 교란에 대한 자기 교정 능력이 더 커진다. 이런 교정 과정은 주기적 불균형의 규모와 그 결과를 제한한다. 유연성의 향상은 경제가 자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는 유리한 기회를 부여하고, 이에 따라 종종 사태의 진전에 비해 늦거나 상황을 오도하곤 하는 통화정책 및 여타 정책 결정자들의 대응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다. 사실 과거에는 경제적 충격이 분명히 실질적인 경제 위축으로 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경제의 성과는 우리가 경제의 탄력 및 유연성의 개선에 따른 이익을 누려왔음을 보여주는 가장 명백한 증거를 제공한다.우리 경제는 지난 1987년 10월19일 미국 주식시장 가치의 20% 폭락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거시경제적 긴장의 증거를 거의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잘 견딜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조정의 동학이 변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데 대한 한가지 초기의 힌트를 제공했다. 1990년대 초반의 신용 경색과 2000년 주식시장 거품의 붕괴 역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짧은 경기침체 기간을 통해 흡수되었다. 그리고 2002년 9월11일의 비극적 사태로 인한 경제적 여파는 심각한 경제적 후유증이 불과 몇 주에 그칠 정도로 시장의 힘에 의해 제한되었다. 나아가 가장 최근에 우리 시장 주도 경제의 유연성은 최근 2년간 경험한 원유 및 천연가스 현물 및 선물가격의 급격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별 탈 없이 잘 견딜 수 있게끔 했다.* * *이제까지 나는 지난 18년 동안 우리 통화정책 수행에 영향을 미친 핵심적인 변화에 대한 내 자신의 견해를 대강 제시하고자 했다. 나는 통화정책 자체가 지난 사반세기 동안 인플레이션 및 인플레이션 기대수준이 하락하는데 중요한 기여자였다는 점을 인정한다. 실제로 1979년부터 폴 볼커(Paul Volker)의 지도력 하에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맞서 대폭적인 금리인상을 주도한 바 있다. 나는 연준이 지난 십여 년간 사태의 형성과 진행에 미친 주된 영향은 미국과 세계경제가 심오한 방식으로 진화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러한 변화로부터 가장 효과적으로 이익을 얻어내기 위해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조율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그다지 모호하지만은 않은 여러 이유들에서 나는, 이틀 동안 진행될 이번 컨퍼런스의 진지한 토론에 주목하고 또 여기서 교훈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는 이어 컨퍼런스 폐막 연설에서 앞으로 정책결정자들이 직면하게 될 아직 미해결된 일부 과제들과, 거의 20년 가까이 연준 내부에서 생활하면서 얻은 나의 경험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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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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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