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5월 3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25bp 인상한 3%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해 6월 이후 8차례 연속 점진적 금리인상 단행으로 기록되며, 이제 기준금리가 2001년 911 테러사태 직후 시점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게 되었다.비록 지출 면에서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준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 또한 여전히 지적, 앞으로 당분간 점진적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시장이 주목하던 "신중한 속도" 표현은 그대로 유지되었다.이날 성명서에서 연준리는 "최근 거시지표 결과는 지출성장세의 견조한 추세가 다소 둔화되었음을 보여주며, 이는 부분적으로 이전 에너지 가격의 상승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Recent data suggest that the solid pace of spending growth has slowed somewhat, partly in response to the earlier increases in energy prices)"고 지적했다. 연준리는 또 "고용시장 여건은 명백히 점진적인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Job market conditions apparently continue to improve gradually)"고 평가하고, 지난 3월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었으며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보다 뚜렷해졌다(pressures on inflation have picked up in recent months and pricing power is more evident)"는 평가를 그대로 유지했다.이번에도 연준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듯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아직 소비자 물가로 전가되지 않고 있다는 표현을 삽입하지 않았다. 이러한 문구가 빠진 것은 최근 두 달간 코어 소비자물가지수가 상당히 상승했음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연준리는 여전히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은 잘 억제되어 있다(longer-term inflation expectations are well contained)"는 평가는 그대로유지했다. 이 문구는 이전 4차례 회의 동안 계속 유지되던 것으로 당초 발표 시점에서는 누락되었다가 뒤늦게 삽입 수정되었다.이번 성명서의 기조를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성장 둔화 및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승이라는 조건 속에서 일단 연준리가 인플레이션 쪽을 보면서 추가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우려는 상당히 후퇴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결정적으로 연준리는 금리인상이 "아마도 신중한 속도로(a pace that is likely to be measured)" 이루어질 것이라는 표현을 고스란히 유지했다.사실 최근 들어 연준리와 금융시장의 시각 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연준리 관계자들은 여전히 경기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반면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승에 대해 강조해왔다. 연준리가 주목하는 소비지출 물가지수는 2003년 말 1.2%에서 최근 1.7%까지 상승해 연준리가 올해 말까지 예상하던 범위인 1.5%~1.75%의 상단에 머물러 있는 중이다. 일반적인 물가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3월에 3.1% 상승했다.리차드 버너(Richard Berner) 모건스탠리 소속 美 경제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연준리 관계자들이 6개월 전에 비해 자신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에 점차 자신감을 잃고 있는 듯 하다"고 평가했다.그러나 3월달 연준리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출하면서 금융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금리인상 속도를 강화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방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리가 앞으로 두세 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국채 금리가 급격히 하락했을 뿐 아니라 장단기 스프레드까지 크게 줄어들어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는 등 금융시장은 연준리와 사뭇 다른 태도를 보여준다. 다만 이번 성명서에서 연준리가 지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었다고 공식 인정한 점은 시장의 경기우려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감을 심어주었을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현재 美 채권시장은 연준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경기침체 가능성을 훨씬 더 크게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구나 최근 인플레인션 압력의 상승은 임금비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즉 미국의 수요증가가 아닌 글로벌 수급 여건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는 중이다.이런 점에서 연준리가 "신중한 속도"의 금리인상 전망을 시사하는 것이 옳으냐에 대해 연준리 내부는 물론 금융시장 내에서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연준리 관계자들은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문구를 삭제해야 하며, 이 문구가 자칫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기대심리를 심어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준리 이사들은 금융시장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여 불필요한 변동성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완연하게 회복되고 연방금리가 보다 중립적인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준리가 앞으로 어떤 정책결정을 내릴 것인지, 그리고 어떤 문구를 수정할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은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바다.일단 이번 회의에서 연준리는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심어줄 것을 우려하여 "신중한"이란 표현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표현의 유지가 일부 시장 참가자들에게는 위안이 되었을 지 모르지만, 이번 회의를 계기로 이 표현이 의미하는 바는 사뭇 달라질 수 있게 되었다고 지적한다.연준리와 시장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여전히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5월 FOMC 성명서(수정본 원문)The Fed's StatementRelease Date: May 3, 2005For immediate release(Note: Corrects previous release to add sentence in second paragraph, which was dropped inadvertently.) The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decided today to raise its target for the federal funds rate by 25 basis points to 3%.The Committee believes that, even after this action, the stance of monetary policy remains accommodative and, coupled with robust underlying growth in productivity, is providing ongoing support to economic activity. Recent data suggest that the solid pace of spending growth has slowed somewhat, partly in response to the earlier increases in energy prices. Labor market conditions, however, apparently continue to improve gradually. Pressures on inflation have picked up in recent months and pricing power is more evident. Longer-term inflation expectations remain well contained.The Committee perceives that, with appropriate monetary policy action, the upside and downside risks to the attainment of both sustainable growth and price stability should be kept roughly equal. With underlying inflation expected to be contained, the Committee believes that policy accommodation can be removed at a pace that is likely to be measured. Nonetheless, the Committee will respond to changes in economic prospects as needed to fulfill its obligation to maintain price stability.Voting for the FOMC monetary policy action were: Alan Greenspan, Chairman; Timothy F. Geithner, Vice Chairman; Susan S. Bies; Roger W. Ferguson, Jr.; Richard W. Fisher; Edward M. Gramlich; Donald L. Kohn; Michael H. Moskow; Mark W. Olson; Anthony M. Santomero; and Gary H. Stern.In a related action, the Board of Governors unanimously approved a 25-basis-point increase in the discount rate to 4%. In taking this action, the Board approved the requests submitted by the Boards of Directors of the Federal Reserve Banks of Boston, New York, Philadelphia, Cleveland, Richmond, Atlanta, Chicago, St. Louis, Minneapolis, Kansas City, Dallas, and San Francisco. ◆ 전문가들, 연준리 금리인상 추세 당분간 유지 예상 - WSJ예상했던 바대로 5월 美 연준리는 금리를 소폭 인상했다. 이제 연방기금금리는 3%로 2001년 911 테러사태 직후 기록했던 저금리 수준에서는 벗어났다. 이날 성명서에서 연준리는 경기둔화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다음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번 회의결과 이후 연준리의 행보에 대해 일부 경제전문가들로부터의 반응은 모은 것이다.▷ 이안 셰퍼슨(Ian Shepherdson), High Frequency Economics 이례적으로 연준리가 성명서를 뒤늦게 수정했다. 그러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은 잘 억제되어 있다(Longer-term inflation expectations remain well-contained)"는 표현은 다시 삽입되었으나, 다른 문구인 "에너지가격의 상승은.....코어 물가지수로 분명하게 전이되지 않고 있다(the rise in energy prices ... has not notably fed through to core prices)"는 표현은 다시 복구되지 않은 채 삭제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결과로 연준리의 이번 성명서에서의 태도는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1) 금리가 너무 낮은 수준이고 (2)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고 있으며 (3) 경기둔화가 금리인상을 중단시킬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해프닝에 대해 컨스피러시(음모) 이론가들은 할 말이 많을 것이지만, 우리가 보기에 이는 단순히 사람의 실수에 의한 것일 뿐이다.▷ 조슈아 샤피로(Joshua Shapiro), Maria Fiorini Ramirez Inc.하반기 연준리의 금리인상 속도는 상반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열려진 질문이 되었다. 시장의 의문은 경제성장 속도의 둔화 가능성과 코어 인플레이션 지표의 상승 속도에 달려있다. 통화정책은 점차 거시지표 겨로가에 의존할 것이며, FOMC 멤버들이 공개적인 발언을 통해 다음 번 정책결정에 대한 시장의 서프라이즈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본다. ▷ 케빈 기디스(Kevin Giddis), Morgan Keegan채권시장은 아마도 금리인상 주기가 종료될 가능성에 대한 문구를 발견하기를 희망했겠지만, 지금으로 볼 때는 연준리 내에서 금리인상을 조기에 중단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전체적으로 이번 결과는 채권시장이 원했던 것도 아니지만, 주식시장이나 기타 시장이 원했던 수준이나 예상한 것과도 달랐다고 판단된다. 이제 다시 동면에 들어갈 시점인 듯 하다.▷ 존 라이딩(John Ryding) 외, Bear Stearns현재 통화정책이 "경기부양적(accommodative)"이라는 언급을 반복함으로써 연준리는 이번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중립수준에 도달하려면 멀었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신중한"이란 표현을 반복함으로써 연준리는 6월말 FOMC에서 금리가 다시 25bp 인상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리의 "안정권(comfort zone)"을 벗어날 경우 금리조정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데이빗 그린로(David Greenlaw) 외, Morgan Stanley 연말까지 연방기금 금리가 4%로 상승할 것이며, 8월이나 9월 정도에 "신중한(measured)" 및 "경기부양적(accommodative)"이란 단어가 제거되거나 변경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한다. 긴축주기 상 이런 시점이 되면 연준리는 더이상 시장에 정책전망에 대해 시사하는 표현을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게 될 것이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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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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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