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규모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 덕분에 다시 경상수지 적자 조달의 위기에 근거한 '글로벌 달러약세' 전망이 대두되기 시작했다.대형 투자은행들의 중장기 달러 약세 전망은 대부분 '대외자본 조달'상의 제약을 근거로 삼고 있다.그러나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젠(Stephen L. Jen) 외환전문 이코노미스트는 경상수지 적자 때문에 발생하는 대외 자본조달 문제가 절대 달러약세의 구조적 이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그는 美 달러화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바로 전세계 통화 중에서 헤게모니적 지위를 가진 기축통화라는 점이며, 이 때문에 미국은 GDP의 5% 이르는 경상수지 적자를 가지면서도 외부 자금조달의 제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점에서 美 달러 환율을 생각할 때 늘 경상수지 적자 조달문제를 제쳐놓은 '이중기준(double-standard)'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스티븐 젠은 설명하고 있다.그는 결론적으로 이미 2002년 이후 진행된 구조적인 美 달러화지수의 조정양상은 종료됐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앞으로 달러화 강세 쪽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다음은 스티븐 젠이 지난 주말 제출한 보고서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美달러화》("The US Dollar as the Currency for the World ")의 주장을 정리한 것이다.◆ 美 달러는 헤게모니 통화첫째, 모두 간단하게 수긍하겠지만, 美달러는 세계 제1의 통화다. 지난 2차세계대전 이후 英 파운드의 자리를 이어받은 달러는 지금까지 기축통화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브레튼우즈 시스템(1945~1971)에서 전세계는 완전히 달러본위제를 선택했다. 그리고 브레튼우즈 협약이 종결된 이후에도 달러화는 지배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1999년 탄생한 유로화가 이 자리를 넘본다지만, 아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의하면 1990년에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51%가 美 달러였고 유럽통화가 30%를 차지했으나, 1998년에는 그 비중이 66%로 증가하는 반면 유럽통화의 비중은 15%로 줄어든다. 2002년에 美 달러의 비중은 65%를 유지하고 있고, 대신 유로화의 비중이 19%로 다소 증가했다.둘째, 美달러화는 국제교환에서 가장 선호되는 매개물이다. 美 달러화는 국제적인 수준에서는 거의 일반 '화폐'의 기능을 수행한다.아시아 중앙은행들은 美달러를 외환보유함으로써 위기 시에 자국통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를 막으려고 한다. 해외투자자들이 시장을 이탈할 때 막대한 규모의 달러화가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신흥시장에서는 달러화를 중심으로 환율을 평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민간에서도 은행간에 가장 중요한 결제통화는 역시 美 달러화다. 세계화가 제품시장보다는 자산시장에서 더 빨리 진척됐기 때문에, 금융자산의 이동을 위한 통화로 美 달러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결국 해외의 美달러 수요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셋째, 美달러화는 국제적인 가치저장 수단이기도 하다. 정부나 민간 모두에서 달러화는 여전히 전세계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미국 재무부와 달러화자산에 대한 신뢰성이 구조적인 달러수요를 창출하게 된다.올해 4월말 기준으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은 2조1,400억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대부분이 美달러로 구성됐다. 민간에서는 달러자산이 미국 내 뿐 아니라 런던, 도쿄 그리고 홍콩 싱가포르 등 역외에도 대단히 큰 규모로 보유된 상태다.물론 美 달러화 자산의 수익성은 해외보다 좋기도 하도 나쁘기도 하지만, 순환주기적인 관점보다는 구조적인 관점에서 보면 美달러화 자산시장은 여전히 지배적인 시장이다.넷째, 美달러화는 국제적인 회계단위이기도 하다. 일단 국제교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통화이고, 대부분의 국제원자재는 달러화로 표시된다. 선진국과 개도국 등의 교역은 주로 美달러화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례로 한국의 경우 교역의 80%가 美달러화로 진행된다. 심지어 일본과 아시아 여러나라의 무역도 1/3정도만 엔화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반면 나머지 2/3는 美달러로 결제된다.다섯째, 아시아와 미국은 실질적으로 공동 경제지역이자 통화동맹 단위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외 지역의 美 달러화 지배양상은 특히 아시아에서 두드러진다. 역사적 정치적 그리고 여타 이유에서 아시아는 美 달러화가 중심이 됐다.아시아지역에서 2002년 이후 두드러진 변화는 연성 달러페그제를 유지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이는 아시아에서 국내교역보다는 해외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졌고, 또 중국의 등장 등으로 아시아의 경쟁력이 이전보다 크게 강화됐다는 점 그리고 아시아 경제가 갈수록 통합되어 나간다는 점 등을 반영한 것이다.◆ 美 달러 구조적 약세 종료, 언더슈팅 가능성 거의 없다이 모든 변화의 귀결은 美 달러화의 지위 덕분에 미국이 외부자금 조달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한다. 먼저 다른 외국은행들과 달리 미국 은행 및 기업들은 보유통화의 미스매치 현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자산시장의 세계화가 좀 더 빨리 진행됨에 따라 美 달러화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이는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유지를 가능하게 한 요인이 됐다. 게다가 아시아가 사실상 미국과 경제적 통화적으로 통합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당분간 美 달러화가 급락하거나 할 위험은 거의 줄어들었다고 봐야한다.이상에서 살펴본 결과, 美 달러화는 아직도 시장으로부터 기축통화로서의 지위에 대해 좀 더 인정받을 수 있는 여지가 남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美 경상수지 적자 문제와 美달러화 문제에 대해서는 이중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헤게모니 통화로서 달러화는 자신이 속한 세계경제 내에서 외부자금 조달 여건이 대단히 개선된 상태다.결국 경상수지 적자 조달 등의 문제로 인한 구조적 약세는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이며, 또한 美 달러화의 급격한 언더슈팅 가능성도 최소화된 상태라고 판단된다. [뉴스핌 Newspim 취재본부]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최근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규모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 덕분에 다시 경상수지 적자 조달의 위기에 근거한 '글로벌 달러약세' 전망이 대두되기 시작했다.대형 투자은행들의 중장기 달러 약세 전망은 대부분 '대외자본 조달'상의 제약을 근거로 삼고 있다.그러나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젠(Stephen L. Jen) 외환전문 이코노미스트는 경상수지 적자 때문에 발생하는 대외 자본조달 문제가 절대 달러약세의 구조적 이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그는 美 달러화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바로 전세계 통화 중에서 헤게모니적 지위를 가진 기축통화라는 점이며, 이 때문에 미국은 GDP의 5% 이르는 경상수지 적자를 가지면서도 외부 자금조달의 제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점에서 美 달러 환율을 생각할 때 늘 경상수지 적자 조달문제를 제쳐놓은 '이중기준(double-standard)'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스티븐 젠은 설명하고 있다.그는 결론적으로 이미 2002년 이후 진행된 구조적인 美 달러화지수의 조정양상은 종료됐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앞으로 달러화 강세 쪽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다음은 스티븐 젠이 지난 주말 제출한 보고서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美달러화》("The US Dollar as the Currency for the World ")의 주장을 정리한 것이다.◆ 美 달러는 헤게모니 통화첫째, 모두 간단하게 수긍하겠지만, 美달러는 세계 제1의 통화다. 지난 2차세계대전 이후 英 파운드의 자리를 이어받은 달러는 지금까지 기축통화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브레튼우즈 시스템(1945~1971)에서 전세계는 완전히 달러본위제를 선택했다. 그리고 브레튼우즈 협약이 종결된 이후에도 달러화는 지배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1999년 탄생한 유로화가 이 자리를 넘본다지만, 아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의하면 1990년에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51%가 美 달러였고 유럽통화가 30%를 차지했으나, 1998년에는 그 비중이 66%로 증가하는 반면 유럽통화의 비중은 15%로 줄어든다. 2002년에 美 달러의 비중은 65%를 유지하고 있고, 대신 유로화의 비중이 19%로 다소 증가했다.둘째, 美달러화는 국제교환에서 가장 선호되는 매개물이다. 美 달러화는 국제적인 수준에서는 거의 일반 '화폐'의 기능을 수행한다.아시아 중앙은행들은 美달러를 외환보유함으로써 위기 시에 자국통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를 막으려고 한다. 해외투자자들이 시장을 이탈할 때 막대한 규모의 달러화가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신흥시장에서는 달러화를 중심으로 환율을 평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민간에서도 은행간에 가장 중요한 결제통화는 역시 美 달러화다. 세계화가 제품시장보다는 자산시장에서 더 빨리 진척됐기 때문에, 금융자산의 이동을 위한 통화로 美 달러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결국 해외의 美달러 수요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셋째, 美달러화는 국제적인 가치저장 수단이기도 하다. 정부나 민간 모두에서 달러화는 여전히 전세계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미국 재무부와 달러화자산에 대한 신뢰성이 구조적인 달러수요를 창출하게 된다.올해 4월말 기준으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은 2조1,400억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대부분이 美달러로 구성됐다. 민간에서는 달러자산이 미국 내 뿐 아니라 런던, 도쿄 그리고 홍콩 싱가포르 등 역외에도 대단히 큰 규모로 보유된 상태다.물론 美 달러화 자산의 수익성은 해외보다 좋기도 하도 나쁘기도 하지만, 순환주기적인 관점보다는 구조적인 관점에서 보면 美달러화 자산시장은 여전히 지배적인 시장이다.넷째, 美달러화는 국제적인 회계단위이기도 하다. 일단 국제교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통화이고, 대부분의 국제원자재는 달러화로 표시된다. 선진국과 개도국 등의 교역은 주로 美달러화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례로 한국의 경우 교역의 80%가 美달러화로 진행된다. 심지어 일본과 아시아 여러나라의 무역도 1/3정도만 엔화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반면 나머지 2/3는 美달러로 결제된다.다섯째, 아시아와 미국은 실질적으로 공동 경제지역이자 통화동맹 단위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외 지역의 美 달러화 지배양상은 특히 아시아에서 두드러진다. 역사적 정치적 그리고 여타 이유에서 아시아는 美 달러화가 중심이 됐다.아시아지역에서 2002년 이후 두드러진 변화는 연성 달러페그제를 유지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이는 아시아에서 국내교역보다는 해외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졌고, 또 중국의 등장 등으로 아시아의 경쟁력이 이전보다 크게 강화됐다는 점 그리고 아시아 경제가 갈수록 통합되어 나간다는 점 등을 반영한 것이다.◆ 美 달러 구조적 약세 종료, 언더슈팅 가능성 거의 없다이 모든 변화의 귀결은 美 달러화의 지위 덕분에 미국이 외부자금 조달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한다. 먼저 다른 외국은행들과 달리 미국 은행 및 기업들은 보유통화의 미스매치 현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자산시장의 세계화가 좀 더 빨리 진행됨에 따라 美 달러화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이는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유지를 가능하게 한 요인이 됐다. 게다가 아시아가 사실상 미국과 경제적 통화적으로 통합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당분간 美 달러화가 급락하거나 할 위험은 거의 줄어들었다고 봐야한다.이상에서 살펴본 결과, 美 달러화는 아직도 시장으로부터 기축통화로서의 지위에 대해 좀 더 인정받을 수 있는 여지가 남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美 경상수지 적자 문제와 美달러화 문제에 대해서는 이중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헤게모니 통화로서 달러화는 자신이 속한 세계경제 내에서 외부자금 조달 여건이 대단히 개선된 상태다.결국 경상수지 적자 조달 등의 문제로 인한 구조적 약세는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이며, 또한 美 달러화의 급격한 언더슈팅 가능성도 최소화된 상태라고 판단된다. [뉴스핌 Newspim 취재본부]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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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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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