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4년만에 1%라는 초저금리 기조를 벗어나는 역사적 기록을 남기게 된다. 그러나 이 거창한 변화는 예상대로라면 시장이 눈 한번 깜빡하지 않을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데 그칠 전망이다. 다음 주 수요일(현지시간) 연준리의 연반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가 끝나면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은행간 오버나잇 대출금리를 1%에서 1.25%로 인상하기로 했다는 결과를 발표할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사실 연준리 이사들은 이런 수준의 금리인상 결정을 내리기 위해 지난 1년간 공을 들여왔고, 이 덕분에 시장은 거의 완벽하게 이 구도를 예상할 수 있게 됐다. 연준리가 시장과의 '대화' 방식을 개선하는 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확실히 시장이 금리인상의 불가피성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그레그 입(Greg Ip) 경제전문기자는 연준리 성명서 기조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에 당장 금리인상 폭이 25bp냐 아니면 50bp냐를 가지고 '서프라이즈' 유무를 판가름하는 것은 다소 위험한 사고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제출했다.그는 연준리가 25bp금리 인상에 성명서 기조에 다소 강경한 입장을 주입할 경우 50bp 금리인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6월 FOMC '서프라이즈' 가능성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그러나 지난 5월 회의 결과가 그랬듯이, 아직 6월 FOMC가 '서프라이즈(surprise)'를 형성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 동안 연준리는 '신중한' 금리인상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상당히 고전했는데, 이번에는 '필요할 경우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장에 알리기 위해 부심하는 것 같다.연준리 이사들 중에서 다소 '강경파(hawkish)'들은 '신중한(measured)'이란 단어가 필요할 경우 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불편해하는 반면, '온건파(dovish)'들은 이 단어가 연준리의 본래 의도를 잘 반영하는 것이며 인플레 압력이 크게 상승할 경우 신속하게 이 단어를 변경할 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한다.최근 연준리 관계자들은 인플레 리스크가 상승할 경우 '신중한' 금리인상 기조는 제거될 것이라고 다소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후자의 입장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 같다.일부 분석가들은 최근 물가상승 압력을 시사하는 보고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연준리가 너무 늑장 대응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준리 관계자들은 인플레 기대심리 자체가 실질적인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지적했다. 모기지를 포함한 장기채권 수익률은 지난 5월부터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 때문에 소비지출과 인플레 압력이 억제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미국증시 투자자들은 연준리 FOMC회의를 앞두고 2주 동안 횡보장세를 펼쳤다. 보통 대출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주가는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주식투자자들이 그 동안 너무 오랜 기간 금리인상을 기다려왔기 때문에 실제로 금리인상 소식 자체에 주가가 오히려 상승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연준리 '대화'방식에 주목, "25bp+성명서 기조 강화 = 50bp 인상 효과"물론 금리가 50bp 인상되거나 앞으로 한 차례 이 정도 인상할 수 있다는 힌트가 주어진다면 이런 낙관심리는 신속하게 후퇴하겠지만 말이다.연준리는 증시 및 기업 투자 거품이 사그러들던 지난 2001년초 부터 6.5%에 이르던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저인플레가 디플레로 변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연준리는 기준금리를 46년래 최저치인 1%까지 내렸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 갑자기 연준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과 '대화'를 개시했다.처음에는 '상당 기간(considerable period)'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해 혼란을 주더니 경기회복세 가속도가 붙자 이 단어를 "인내심"으로 바꿨다. 그리고 올해 5월에는 드디어 "신중한" 금리인상 전망을 도출했던 것이다.이런 전략을 그러나 연준리 내부에서도 논쟁거리가 됐다. 일부 이사들은 금리인상 계획에 대해 너무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에 반대했고, 또 다른 사람들은 FOMC 회의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인 성명서에 좀 더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사실이 불만스러웠다.연준리가 다소 선명한 방식으로 '대화'를 제의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먼저 1994년 경험했던 좋지 않은 기억을 되살리기 싫었다는 것이 그 한 가지 이유다. 당시 시장은 10월까지 기준금리가 3.00%~3.75%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 금리는 4.75%까지 올랐다.이런 예기치 못한 급격한 금리상승은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왔고, 당시 키터 피바디(Kidder Peabody & Co.)와 오렌지 카운티(Orange County)의 파산 그리고 멕시코 페소화 가치급락 사태의 간접적인 원인이 됐다.결국 연준리는 과거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시장의 예상을 빗나가게 함으로써 귀결됐던 충격을 재연하지 않기를 바랬던 것이다.지금은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다음 주 수요일 금리인상 폭을 이미 반영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12월말까지 연방금리가 2% 위로 상승할 것임을 이미 상정하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한편, 두 번째 이유는 미국 금융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져서 연준리가 앞으로 수 년동안 투자자가 바라는 연방금리 수준를 추출하기 대단히 쉬워졌다는 점이다. 10년전만 해도 연준리 직원들은 다양한 통계자료와 서베이결과를 수집해서 그린스펀 의장에게 결과를 보고했지만, 지금은 그린스펀 의장의 방에 설치된 컴퓨터로 연방기금 선물 매매 및 인플레연동 국채의 매매양상을 조회하면 시장의 분위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신중한' 금리인상이 초래할 예기치 않은 결과에 주목하자그러나 연준리의 조심스러운 금리인상 계획은 원치 않던 결과를 나을 가능성이 있다. 1994년의 경우도 연준리는 미리 금리인상에 대해 시장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었다고 판단했지만, 거시지표들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금리상승 폭을 늘릴 수 밖에 없었다.올해 역시 인플레 압력이 예상치 않게 강화되거나 빠른 경제성장으로 유휴 설비가 재가동되고 고용시장이 크게 확대된다면 동일한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 어떤 경우든 연준리의 금리인상 자체는 금융기관 및 '큰 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따라서 연준리 멤버들은 금융시장에 단기 저금리 자금조달에 기댄 투기적 수요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최근 그린스펀 의장의 분석이 맞다면, 이런 투기적인 수요는 시장에서 거의 사라진 것으로 봐야한다.결국 연준리의 '점진적' 금리인상은 은행, 투자자 그리고 여타 주체들의 자산 및 대출 가치에 영향을 주는 갑작스럽고 급격한 변화를 억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사실 '신중한'이란 단어에 대한 연준리 이사들의 해석이 제각각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이 25bp 금리인상 폭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몇 달간 거시지표가 최근 추세처럼 강세로 나온다고 해도 연준리가 필연적으로 금리를 50bp 인상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금리를 25bp 올리고 성명서 기조를 좀 더 '강경한' 단어로 채울 경우 마치 50bp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당국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취재본부]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다음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4년만에 1%라는 초저금리 기조를 벗어나는 역사적 기록을 남기게 된다. 그러나 이 거창한 변화는 예상대로라면 시장이 눈 한번 깜빡하지 않을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데 그칠 전망이다. 다음 주 수요일(현지시간) 연준리의 연반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가 끝나면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은행간 오버나잇 대출금리를 1%에서 1.25%로 인상하기로 했다는 결과를 발표할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사실 연준리 이사들은 이런 수준의 금리인상 결정을 내리기 위해 지난 1년간 공을 들여왔고, 이 덕분에 시장은 거의 완벽하게 이 구도를 예상할 수 있게 됐다. 연준리가 시장과의 '대화' 방식을 개선하는 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확실히 시장이 금리인상의 불가피성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그레그 입(Greg Ip) 경제전문기자는 연준리 성명서 기조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에 당장 금리인상 폭이 25bp냐 아니면 50bp냐를 가지고 '서프라이즈' 유무를 판가름하는 것은 다소 위험한 사고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제출했다.그는 연준리가 25bp금리 인상에 성명서 기조에 다소 강경한 입장을 주입할 경우 50bp 금리인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6월 FOMC '서프라이즈' 가능성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그러나 지난 5월 회의 결과가 그랬듯이, 아직 6월 FOMC가 '서프라이즈(surprise)'를 형성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 동안 연준리는 '신중한' 금리인상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상당히 고전했는데, 이번에는 '필요할 경우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장에 알리기 위해 부심하는 것 같다.연준리 이사들 중에서 다소 '강경파(hawkish)'들은 '신중한(measured)'이란 단어가 필요할 경우 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불편해하는 반면, '온건파(dovish)'들은 이 단어가 연준리의 본래 의도를 잘 반영하는 것이며 인플레 압력이 크게 상승할 경우 신속하게 이 단어를 변경할 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한다.최근 연준리 관계자들은 인플레 리스크가 상승할 경우 '신중한' 금리인상 기조는 제거될 것이라고 다소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후자의 입장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 같다.일부 분석가들은 최근 물가상승 압력을 시사하는 보고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연준리가 너무 늑장 대응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준리 관계자들은 인플레 기대심리 자체가 실질적인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지적했다. 모기지를 포함한 장기채권 수익률은 지난 5월부터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 때문에 소비지출과 인플레 압력이 억제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미국증시 투자자들은 연준리 FOMC회의를 앞두고 2주 동안 횡보장세를 펼쳤다. 보통 대출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주가는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주식투자자들이 그 동안 너무 오랜 기간 금리인상을 기다려왔기 때문에 실제로 금리인상 소식 자체에 주가가 오히려 상승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연준리 '대화'방식에 주목, "25bp+성명서 기조 강화 = 50bp 인상 효과"물론 금리가 50bp 인상되거나 앞으로 한 차례 이 정도 인상할 수 있다는 힌트가 주어진다면 이런 낙관심리는 신속하게 후퇴하겠지만 말이다.연준리는 증시 및 기업 투자 거품이 사그러들던 지난 2001년초 부터 6.5%에 이르던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저인플레가 디플레로 변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연준리는 기준금리를 46년래 최저치인 1%까지 내렸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 갑자기 연준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과 '대화'를 개시했다.처음에는 '상당 기간(considerable period)'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해 혼란을 주더니 경기회복세 가속도가 붙자 이 단어를 "인내심"으로 바꿨다. 그리고 올해 5월에는 드디어 "신중한" 금리인상 전망을 도출했던 것이다.이런 전략을 그러나 연준리 내부에서도 논쟁거리가 됐다. 일부 이사들은 금리인상 계획에 대해 너무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에 반대했고, 또 다른 사람들은 FOMC 회의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인 성명서에 좀 더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사실이 불만스러웠다.연준리가 다소 선명한 방식으로 '대화'를 제의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먼저 1994년 경험했던 좋지 않은 기억을 되살리기 싫었다는 것이 그 한 가지 이유다. 당시 시장은 10월까지 기준금리가 3.00%~3.75%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 금리는 4.75%까지 올랐다.이런 예기치 못한 급격한 금리상승은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왔고, 당시 키터 피바디(Kidder Peabody & Co.)와 오렌지 카운티(Orange County)의 파산 그리고 멕시코 페소화 가치급락 사태의 간접적인 원인이 됐다.결국 연준리는 과거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시장의 예상을 빗나가게 함으로써 귀결됐던 충격을 재연하지 않기를 바랬던 것이다.지금은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다음 주 수요일 금리인상 폭을 이미 반영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12월말까지 연방금리가 2% 위로 상승할 것임을 이미 상정하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한편, 두 번째 이유는 미국 금융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져서 연준리가 앞으로 수 년동안 투자자가 바라는 연방금리 수준를 추출하기 대단히 쉬워졌다는 점이다. 10년전만 해도 연준리 직원들은 다양한 통계자료와 서베이결과를 수집해서 그린스펀 의장에게 결과를 보고했지만, 지금은 그린스펀 의장의 방에 설치된 컴퓨터로 연방기금 선물 매매 및 인플레연동 국채의 매매양상을 조회하면 시장의 분위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신중한' 금리인상이 초래할 예기치 않은 결과에 주목하자그러나 연준리의 조심스러운 금리인상 계획은 원치 않던 결과를 나을 가능성이 있다. 1994년의 경우도 연준리는 미리 금리인상에 대해 시장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었다고 판단했지만, 거시지표들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금리상승 폭을 늘릴 수 밖에 없었다.올해 역시 인플레 압력이 예상치 않게 강화되거나 빠른 경제성장으로 유휴 설비가 재가동되고 고용시장이 크게 확대된다면 동일한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 어떤 경우든 연준리의 금리인상 자체는 금융기관 및 '큰 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따라서 연준리 멤버들은 금융시장에 단기 저금리 자금조달에 기댄 투기적 수요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최근 그린스펀 의장의 분석이 맞다면, 이런 투기적인 수요는 시장에서 거의 사라진 것으로 봐야한다.결국 연준리의 '점진적' 금리인상은 은행, 투자자 그리고 여타 주체들의 자산 및 대출 가치에 영향을 주는 갑작스럽고 급격한 변화를 억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사실 '신중한'이란 단어에 대한 연준리 이사들의 해석이 제각각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이 25bp 금리인상 폭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몇 달간 거시지표가 최근 추세처럼 강세로 나온다고 해도 연준리가 필연적으로 금리를 50bp 인상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금리를 25bp 올리고 성명서 기조를 좀 더 '강경한' 단어로 채울 경우 마치 50bp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당국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취재본부]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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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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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