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4원 이상 하락하며 2007년 새해를 시작했다.
수출업체들의 이월 네고 물량과 달러/엔 환율의 하락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과 싱가포르 시장이 쉬면서 역외 거래가 제한됐고 역내 또한 투기성 거래는 자제되는 분위기였다.
작년까지는 ‘연초=환율하락’ 공식이 어느 정도 성립했지만 올해에는 이러한 방향성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다.
‘환율하락이 지나치다’는 테이프를 반복 청취한 데다 정부가 예상을 뛰어넘는 ‘해외투자 활성화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방적인 매도심리는 형성되지 않는 분위기.
이에 역외세력들이 모두 돌아오고 방향성 탐색전을 끝내기 전까지는 달러/엔 환율에 연동하며 920원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7넌 새해 첫 거래일을 맞은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28일 최종거래일 종가보다 4.20원 내린 925.60원으로 마감했다. 달러/원 선물 1월물은 전날보다 5.60원 내린 925.20으로 마쳤다.
이날 환율은 달러/엔 환율의 하락과 지난해 최종거래일 이후 접수된 수출업체들의 이월 네고물량 영향으로 전날보다 1.80원 떨어진 928.0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928.50원을 고점으로 하락폭을 키우며 925.20원까지 떨어졌다.
일본과 싱가포르 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홍콩 시장에서 118.50엔대로 내려앉았고 수출업체들의 이월 네고물량에 역외 물량까지 출회되면서 하락 압력이 지속됐다.
그러나 오후 1시를 넘어서는 개입으로 보이는 매수세가 등장하면서 추가하락을 막았고 926원대로 올렸지만 장 막판 다시 밀리면서 925원대에서 마감했다.
이날 은행간 시장에서 현물환 거래량은 첫날인 탓인지 참여도가 다소 제한된 가운데 52억6,500만달러에 그쳤으며, 오는 3일(수요일) 기준환율은 926.0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지난달에도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네고물량이 기본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동월비 13.8% 증가한 29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무역수지는 16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달러 공급우위 상황이 지속됐다.
그러나 925원을 깨기에는 심리적 조건이 덜 성숙한 것도 사실. 925원대 초반은 숏 포지션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레벨로 자리매김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개 연초에는 달러 매도 심리가 팽배했지만 올해에는 이러한 트렌드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날 권오규 부총리는 증권선물시장 개장 축사에서 “금융쪽도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줄 것”을 주문했고, “해외투자 활성화 대책을 통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도 함께 했다.
또한 권 부총리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대책”이라는 말도 흘려 일방적인 달러공급 우위 상황이 지속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방향성 탐색전이 끝나기 전까지는 포지셔닝 싸움보다는 달러/엔 환율에 연동한 수급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연말 수출업체 이월 네고가 전해지며 하락폭이 다소 커졌으나 매도쪽이 강화되기도 조심스럽다"며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상존하고 있어 매물이 일시에 집중되기는 다소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작년 초의 경우 이심전심으로 편한 상태에서 숏을 냈는데 올해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며 “내일도 925원을 중심으로 한 제한된 수급장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