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성은 8일 KT를 12-1로 꺾고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 KT 외국인 투수들은 결정적 경기에서 무너져 시리즈 흐름을 내줬다
- 삼성 후라도와 페덱은 선발과 불펜에서 활약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정규시즌 우승팀 KT의 외국인 원투펀치는 가장 중요한 순간 무너졌고, 삼성의 외국인 투수들은 우승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제 몫을 해냈다. 2026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인 차이 중 하나는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활약이었다.
삼성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KS 5차전에서 12-1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한 삼성은 2014년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9번째 KS 우승을 차지했다.

시리즈 시작 전까지만 해도 KT가 외국인 투수 대결에서 밀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정규시즌 90승을 거두며 1위에 오른 KT에는 데이비스 대니엘과 로건 앨런이 있었고, 삼성에는 아리엘 후라도와 크리스 페덱이 있었다.
네 선수 모두 정규시즌에서 선발진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단기전에서는 정규시즌 성적보다 중요한 순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닝을 책임지느냐가 승부를 갈랐다.
KT가 가장 믿었던 투수는 대니엘이었다. 대니엘은 지난 8월 맷 사우어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해 정규시즌 10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특히 홈에서는 5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1.16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KT 이강철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대니엘을 선택했다. 정규시즌 공동 다승왕 고영표와 로건을 제치고 첫 경기를 맡길 만큼 신뢰가 컸다.
대니엘은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3일 수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KT 타선이 초반부터 대량 득점을 지원했고, 대니엘은 경기 중반까지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7회초 구자욱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막판에는 흔들렸지만, 선발투수로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KT는 삼성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8-7로 승리했다.

문제는 두 번째 등판이었다. KT가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몰린 가운데 대니엘은 8일 5차전 선발로 다시 나섰다. 패하면 우승을 내주는 상황에서 이 감독이 꺼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였다.
그러나 1차전과 달리 삼성 타선을 제압하지 못했다. 3회말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구자욱에게 동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고, 르윈 디아즈에게 역전 적시타까지 맞았다. 결국 대니엘은 3이닝 5피안타 2사사구 3실점(3자책점)으로 조기 강판 당했다.
대니엘이 경기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KT는 불펜을 조기에 가동해야 했다. 이후 5회말 수비 실책까지 겹쳐 대거 8실점하며 사실상 승부가 기울었다.
1차전에서는 6이닝을 책임지며 승리를 안겼지만, 가장 절박했던 5차전에서는 에이스의 역할을 완수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던 대니엘의 마지막 등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로건의 부진은 더욱 뼈아팠다. 로건은 지난해 NC에서 뛰었고, 올해 6월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케일럽 보쉴리의 대체 선수로 KT에 합류했다. 정규시즌 17경기에서 7승 5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하며 선발진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삼성과의 상대 전적은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4.63으로 좋지 않았다.
삼성 중심타자들과의 맞대결에서도 약점이 드러났다. 정규시즌 구자욱에게 4타수 3안타, 김영웅에게 3타수 2안타를 허용했다. 김성윤과 르윈 디아즈, 김지찬에게도 여러 차례 안타를 맞았다.

불안 요소는 KS에서 현실이 됐다. 로건은 1차전에서 선발이 아닌 구원투수로 나섰다. KT가 8-2로 앞선 7회초 대니엘에 이어 등판했지만 대타 김성윤과 김영웅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키웠다.
류지혁의 땅볼 때 실점한 뒤 교체됐고, 이후 삼성의 추격이 이어지면서 KT는 8점 차 리드를 잡고도 마지막까지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로건의 역할을 다시 선발로 변경했다. 좌타자가 많은 삼성 타선을 상대로 불펜에서 활용하려던 구상이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7일 4차전에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로건은 선발 등판해 1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1회말부터 삼성 타선의 집중 공격을 받았고, 김도환에게 3타점 2루타를 허용하는 등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KT가 믿었던 외국인 선발투수가 첫 이닝부터 무너지면서 경기 운영 계획도 틀어졌다. 결국 KT는 5-10으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반면 삼성의 외국인 투수들은 중요한 순간마다 존재감을 발휘했다. 먼저 크리스 페덱이다. 페덱은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삼성에 합류해 정규시즌 13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이며 선발진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페덱의 진가는 KS 2차전에서 드러났다. 삼성은 1차전에서 0-8로 뒤지다가 7-8까지 추격했지만 결국 패했다. 2차전까지 내준다면 정규시즌 우승팀 KT에 시리즈 주도권을 완전히 넘겨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페덱이 마운드를 지켰다. 지난 4일 수원에서 열린 2차전에서 7이닝 1자책점으로 호투하며 KT 타선을 봉쇄했다. 상대 선발 고영표 역시 7이닝 1자책점으로 맞서면서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지만, 페덱은 긴 이닝을 소화하며 삼성 불펜의 부담을 덜었다.
삼성은 연장 12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페덱에게 승리가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되돌린 결정적인 발판이었다.
페덱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삼성이 3승 1패로 앞선 5차전에서는 불펜으로 대기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페덱을 리드 상황에서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페덱은 원태인이 5이닝 1실점으로 임무를 마친 뒤 6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삼성은 11-1로 앞선 상황에서도 외국인 에이스를 투입해 남은 이닝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려 했다.
페덱은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2차전에서는 선발투수로 시리즈의 흐름을 되돌렸고, 5차전에서는 구원투수로 우승을 완성했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페덱의 활약은 더욱 돋보였다.

아리엘 후라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후라도는 정규시즌 24경기에서 9승 3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다. 시즌 중반 부상으로 이탈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복귀 후에도 삼성 선발진의 중심을 지켰다.
후라도가 가장 빛난 무대는 지난 6일 열린 KS 3차전이었다. 양 팀이 1승 1패로 맞선 상황에서 치러진 3차전은 시리즈 주도권을 결정할 중요한 승부였다. 특히 삼성은 2차전에서 연장 12회까지 치르며 불펜을 소모한 상태였다.
후라도는 7이닝 1실점으로 KT 타선을 제압했다. 경기 초반 선취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흔들리지 않았고, 구자욱의 2타점 3루타 등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고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5-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후라도가 긴 이닝을 책임진 덕분에 불펜 소모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페덱이 2차전에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후라도는 3차전에서 시리즈의 흐름을 삼성 쪽으로 완전히 가져온 셈이다.
이처럼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중요한 이유는 단기전의 특성에 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발투수 두 명은 일반적으로 팀의 1·2선발을 책임진다. 정규시즌에는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7전 4선승제 KS에서 한 명의 선발투수는 일정에 따라 두 차례 등판할 수 있다. 두 외국인 투수가 각각 6~7이닝을 책임지면 네 경기의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단기전에서는 불펜 소모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선발이 조기에 무너지면 필승조를 예상보다 일찍 투입해야 하고, 이는 다음 경기의 투수 운영까지 어렵게 만든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나타났다. KT는 대니엘이 1차전에서 호투했지만 5차전에서 무너졌고, 로건은 1차전 불펜 등판에 이어 4차전 선발 등판에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반대로 삼성은 페덱이 2차전에서 7이닝을 책임졌고, 후라도가 3차전에서 7이닝을 소화했다. 5차전에서는 페덱을 구원투수로 활용할 여유까지 있었다.
물론 KT의 패배를 외국인 투수들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4차전에서 나온 12개의 사사구와 5차전의 잇따른 수비 실책 등 경기 운영 전반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그러나 선발투수가 안정적으로 버텨주지 못하면서 불펜과 수비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정규시즌 1위 KT는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 속에 시리즈 주도권을 잃었고, 2위 삼성은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을 발판으로 4연승을 완성했다.
결국 이번 KS는 외국인 투수가 왜 단기전의 핵심 전력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KT의 외국인 투수들은 중요한 순간 흔들렸지만, 삼성의 후라도와 페덱은 가장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해냈다. 그 차이가 두 팀의 마지막 표정을 갈랐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