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강원지역 학교운동부 지도자들이 26일 낮은 처우로 제자에게 직업을 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 낮은 급여와 반복되는 1년 계약, 대회 인솔로 생활과 가족 돌봄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 강원교육감과 도체육회는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필요성을 인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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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체육회 "기본급 매년 인상"…급여 인식 차 속 고용 안정 필요성 공감
학생선수의 성장을 이끄는 체육지도자들이 정작 제자에게는 자신의 직업을 권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낮은 급여와 불안정한 고용, 대회 인솔에 따른 노동과 보상의 간극이 직업적 자부심을 흔들고 있다는 호소다.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키우며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인지도 돌아봐야 한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일은 지역에 필요한 사람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여건을 만드는 데서도 시작된다. 뉴스핌은 강원지역 학교운동부 지도자의 현장 목소리를 바탕으로 처우 실태와 제도의 빈틈을 짚고 다른 시도 사례를 통해 학교체육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대안을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춘천=뉴스핌] 이형섭 기자 = "너희는 절대 지도자를 하면 안 된다."
강원지역에서 학생선수를 가르치는 학교운동부 지도자 A씨가 제자들에게 건넨 말이다. 선수 시절부터 쌓아온 경험과 전문지식으로 학생을 가르치지만, 정작 다음 세대에게는 자신의 직업을 권하지 못한다. 그는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학생에게는 노력과 성장의 가치를 가르친다. 그러나 자신의 삶에서는 안정적인 미래를 그리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호소다. 생계와 주거 부담, 고용 불안, 주말을 포함한 대회 인솔이 생활뿐 아니라 자부심까지 흔들고 있다.

◆ 경험과 전문지식 쌓았지만…"내가 이 돈으로 가정을 꾸릴 수 있을까"
A씨는 학교운동부 지도자를 선수 경험과 학문적 지식을 결합해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운동을 배우고 대학에서 생리학과 역학 등을 익힌 뒤 그 지식을 현장 경험에 접목해 지도한다는 것이다.
그는 학교에서 운동을 배운 학생이 대학과 선수생활 등을 거쳐 지도자로 돌아오는 경로도 강조했다. 자신이 떠난 자리를 후배가 이어받고 그 후배가 다시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방식이다.
그런데 현재의 지도자가 제자에게 같은 길을 피하라고 말하고 있다. A씨는 차라리 다른 기술을 배워 생계를 꾸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까지 학생들에게 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일을 이어주고 싶으면서도 후배에게 같은 어려움을 겪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겹친다.
이는 학교체육의 미래 인력과도 연결된다. 숙련된 지도자가 현장에 남을 수 있는지, 그에게 배운 학생이 지도자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문제다.
생활의 부담은 가정 형성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진다.
A씨는 현재의 보수로 외벌이 가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주변 기혼 지도자들도 맞벌이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을 결정하는 데 경제적 사정이 전부는 아니라면서도 "내가 이 돈으로 가정을 꾸릴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택 마련의 부담도 함께 언급했다.
그가 학교운동부 지도자의 미혼율이 다른 직업보다 높다고 단정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미혼 지도자들이 눈에 띈다는 설명과 함께 가계를 혼자 책임지기 어려운 보수 수준에 초점을 맞췄다.
중요한 것은 결혼과 출산을 개인에게 권하는 일이 아니다. 이를 원하는 사람이 생계와 고용 불안 때문에 미래를 미루고 있는지, 지역에서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 그곳에 가정을 꾸릴 전망을 갖고 있는지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대응이라는 관점에서도 일자리의 수와 함께 그 일자리로 어떤 삶을 꾸릴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체육지도자 처우 역시 개인의 급여를 넘어 지역에서 일하고 살아갈 기반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남의 아이 돌보느라 정작 내 아이와는…도체육회, 반복 계약의 부담은 인정
가정을 꾸린 뒤에도 어려움은 남는다.
A씨는 학생들을 데리고 주말이 포함된 대회에 참가하고 며칠씩 다른 지역에 머무는 일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경기 지도에 더해 이동과 식사, 생활관리까지 맡다 보면 가족과 보낼 시간은 줄어든다.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피로가 남는다. 그는 쉬는 날 자녀와 외출하고 싶어도 몸이 지쳐 집에서 쉬게 된다고 토로했다. 학생선수를 돌보는 업무가 정작 자신의 자녀와 함께할 시간을 줄이는 셈이다.
보상휴가가 있어도 사용하기 어렵다는 호소도 나왔다. 다음 대회 준비와 훈련이 이어지면 자리를 비우기 어렵고 휴가를 신청한 뒤 실제로는 출근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이 증언은 처우 개선이 급여 인상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가계를 꾸릴 수 있는 소득과 함께 가족을 돌볼 시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휴식이 필요하다.
지도자 처우는 소속과 경력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A씨는 교육청과 도체육회, 시군체육회 등으로 고용·지원체계가 나뉘어 있고 같은 학교에서도 근무조건과 보수체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도체육회는 급여가 다른 직종보다 현저히 낮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도체육회 담당자는 26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기본급이 매년 인상됐으며 개인별 급수와 경력·실적 등에 따라 보수가 다르다고 밝혔다.
고용 불안에 대해서는 체육회도 부담을 인정했다. 담당자는 지도자가 도체육회와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는다며 반복 계약에 따른 심리적 압박을 이야기하는 지도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급여뿐 아니라 일을 계속할 수 있는지까지 불확실하다면 장기적인 생활 계획을 세우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지도자의 삶을 보수와 고용 안정의 문제로 함께 살펴야 하고 이에 대한 숙의 과정이 시급한 이유다.
◆ "코치도 괜찮은 직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A씨가 바라는 것은 자신의 직업을 부정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학생들에게 "코치도 괜찮은 직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이다. 보수와 고용이 안정돼야 지도자라는 직업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요구다.
강삼영 강원교육감도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의지를 밝혔다. 강 교육감은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학교 스포츠강사 등을 함께 고려해 직종을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꼬여 있는 문제는 풀고 최선을 다해서 고용 안정과 처우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자에게 권할 수 있는 직업인지, 그 직업으로 지역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갈 수 있는지, 학교체육 지도자의 호소는 이 두 가지를 넘어 사회가 인정하는 직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