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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①말과 권력: 78년 한국 국회 담론의 궤적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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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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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 의원 198명이 첫 등원했다
  • 제헌국회는 헌법 제정과 식민 잔재 청산을 결의했다
  • 78년간 국회 언어의 적대와 폭력을 속기록으로 분석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대한민국 헌정사 탐사기획 10편
1편: 제1공화국 속기록으로 본 절차적 규범의 해체와 공론장의 붕괴

1948년 5월 31일 오후, 서울 태평로 부민관(현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장)에는 민족사 최초의 보통선거를 통해 선출된 198명의 국회의원들이 처음으로 등원했다(1948년 법정 정원은 200명이었으나 제주 4·3 사건의 여파로 제주도 3개 선거구 중 2개 선거구(북제주군 갑, 북제주군 을)의 투표가 무효·연기되어 실제 5월 31일 개원 당시 198명만 등원했고, 이후 1949년 재선거로 채워짐).

일제강점기 35년의 가혹한 식민 억압과 해방 직후 한반도를 뒤흔든 신탁·반탁의 격심한 좌우 대립, 미군정 3년 통치의 혼란, 그리고 끝내 피하지 못한 민족 분단이라는 미증유의 역사적 소용돌이 끝에 치러진 5·10 총선이었다.

1948년 5월 31일 제헌 국회 개원식 후 일동 기념 사진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100개가 넘는 군소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난립했던 그 미완의 정치 지형 속에서, 비록 서구 근대 의회주의의 외피를 막 입은 상태였지만 민족사 최초로 주권재민의 원리를 구현한 제헌의회는 독립주권국가의 새 역사를 여는 가슴 벅찬 공론장이자 건국의 대제전이었다. 임시의장 이승만의 개회 선언과 함께 시작된 첫 본회의는 자주독립국가의 헌법을 제정하고 식민 잔재를 청산하여 민족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겠다고  결의했다.

이날 개원식에서 목사 출신 독립운동가 이윤영 의원의 대표 기도에 유림과 불교계, 사회주의 계열을 망라한 전원 의원이 기립해 머리를 숙였던 엄숙함은 건국의 숭고한 출발점이었다. 이어 열린 첫 의장단 무기명 투표에서는 긴장을 녹이는 유쾌한 해학이 빛났다.

방청석에서 개원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던 유엔한국위원단을 의식한 듯, 이승만 임시의장이 감표위원들을 호명하며 "5·10 총선을 감시했던 저 유엔 한국위원단 모양으로 한 표의 오차도 없이 아주 엄격하게 감찰하시오"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자 본회의장 전체가 일제히 폭소로 물들었다.

낯선 근대 민주주의의 투표 절차를 국제사회의 감시라는 무거운 현실과 유연하게 결합해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이 풋풋한 풍경은, 대한민국 의회정치가 처음부터 파괴와 적대로 시작한 것이 결코 아니었음을 웅변하는 가장 따뜻한 첫 증언이다.

그러나 건국의 순수한 환희와 따뜻한 온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완의 친일파 청산과 반민특위의 좌절, 민족의 지도자 백범 김구의 암살, 6·25 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 그리고 이어진 권위주의 권력의  집권 속에서 의사당의 언어는 빠르게 변질되어 갔다.

국민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타협을 도출하는 민주적 공론의 도구여야 할 의회의 말이, 정적을 제거하고 상대 정파의 존재 자체를 말살하기 위한 정치적 흉기이자 절멸의 말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합리적 토론과 절차적 규범은 사라지고, 공포를 조작하는 선동과 멱살잡이, 날치기라는 물리적 폭력이 본회의장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한국 초대국회의 첫 회의 모습. 단상에 선 이승만 대통령과 어린이 합창단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국가기록원]

그 격동의 첫 모임으로부터 78년의 세월이 흘렀다. 태평로 부민관을 떠나 피난지 부산의 가건물을 전전하고, 다시 여의도 둥근 돔 아래 300석의 거대 의사당으로 터를 옮겨온 오늘날, 대한민국은 초고속 경제성장과 눈부신 문화적 역량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했다.

그러나 이 찬란한 문명사적 성취의 화려한 조명 이면에서 우리는 여전히 무거운 질문과 마주한다. 과연 지난 78년간 대한민국의 의회 언어는 그 문명적 위상에 걸맞게 성숙했는가, 아니면 1948년 건국 초기에 싹텄던 원초적 적대와 파열이라는 초기 수준의 굴레에 여전히 갇혀 있는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지하 서고에 켜켜이 쌓여온 78년간의 국회 속기록 말뭉치(Corpus)를 펼친다. 국회법에 의거해 실시간 전수 채록된 국회 속기록은 발언자의 육성뿐만 아니라 [장내 소란], [박수], [의석에서 고함], [멱살잡이], [야당 의원 강제 퇴장], [의사봉 탈취]라는 메타데이터를 통해 의회민주주의의 질적 궤적이 타협으로 진화했는지 배제의 폭력으로 퇴행했는지를 객관적으로 증언하는 가장 엄밀한 1차 사료다.

정치심리학적으로 보았을 때, 78년간 한국 의회를 지배해 온 고질적 병폐는 다름 아닌 집단파라노이드(Collective Paranoia, 집단편집증)의 발현이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호프스태터(Richard Hofstadter)가 불후의 명저 《미국 정치의 편집증적 양식(The Paranoid Style in American Politics)》(1964)에서 갈파했듯, 집단파라노이드는 단순한 개인적 정신질환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거대한 악의 세력이 우리를 전복하고 파멸시키려 한다는 왜곡된 집단적 확신이다.

이 세계관 속에서 상대 정파는 정당한 경쟁자가 아니라 즉각 처단해야 할 적이자 암적 존재로 전락하며, 의회의 언어는 상대를 절멸의 대상으로 재정의한다. 초기의 따뜻한 웃음과 상호격려가 분명히 존재했기에, 이 건강했던 새싹이 적대적 집단파라노이드로 질식당해 간 궤적은 우리 헌정사에 더욱 진한 아쉬움과 비극성을 남긴다.

10편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국회 속기록 기획 시리즈는 이 파라노이드적 정치언어를 단순한 서술에 머물지 않고 과학적으로 측정해 보기위해, 일상언어철학을 연구한 존 오스틴(J. L. Austin), 존 설(John Searle), 퀜틴 스키너(Quentin Skinner)의 언어행위이론(Speech Act Theory)을 융합한 12점 만점 담론 위험도 평가 기준표를 제시한다.

말이란 단순한 세상의 묘사가 아니라 현실을 변형시키고 제도를 파괴하는 구체적 행위라는 전제 아래 설계된 이 기준표는, 오스틴의 언향적 공포 효과(P-1, 0~3점), 설의 선언적 적대 낙인(P-2, 0~3점), 스키너의 규범어 왜곡 및 사유화(P-3, 0~2점), 음모론적 인과 구성(P-4, 0~2점), 그리고 숙의·타협 거부율(P-5, 0~2점)로 구성된다.

총합 12점 만점 중 0~3점은 건전한 비판의 안전 구간, 4~7점은 정파적 과열의 주의 구간, 8~12점은 민주주의를 질식시키는 고위험 편집증 조작 담론 구간으로 판정된다.

본 기획은 제1공화국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의회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이 12점 잣대로 엄정히 평가함으로써, 대한민국 의회 언어가 걸어온 질곡을 과학적으로 해부하고자 한다. 또한 마지막 장에서는 서구국가의 의회언어와도 비교하면서 과연 대한민국 국회는 현재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도 살펴보고자 한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사진=뉴스핌 DB]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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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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