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양식품이 2분기 매출 7703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냈다
- 불닭 수출 비중은 83.8%로 10년 만에 급등했다
- 자싱공장 증설과 소스 확대로 해외 성장에 속도를 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수출 비중 26%에서 83%로 증가
해외 생산 확대 통한 성장 전략
[K메이커] 라면, 김치, 화장품, 옷 한 벌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무게가 실리는 시대다. K팝과 K드라마가 열어젖힌 문 뒤로 식품, 뷰티, 패션 기업들이 실제 매출과 수출로 그 흐름을 증명해내고 있다. K컬처라는 이름 아래 세계 시장을 파고드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과 숫자를 하나씩 들여다본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삼양식품이 지난 2년 동안 공장에 쏟아부은 돈은 9514억원이다. 지난해 설비투자 4490억원에 이어 올해 집행될 것으로 추정되는 5024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내년까지 예정된 4522억원까지 합치면 3년간 1조4000억원에 이른다. 1조원을 넘는 돈을 다음 성장에 넣는 장기 전략이다. 한국 라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삼양식품은 끊임없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 삼양식품 수출액 추이

삼양식품의 2분기 연결 매출은 7703억원, 영업이익은 17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3%, 46.7% 늘어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1조4847억원, 영업이익 3533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1조821억원, 2541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37.2%, 39.0% 늘었다. 반년 만에 2023년 연간 매출 1조1929억원을 훌쩍 넘어선 셈이다. 평균판매단가가 높은 미주와 유럽으로의 출고가 늘었고 원화 약세도 매출에 도움이 됐다.
올 5월 회장에 취임한 김정수 회장의 첫 성적표다. 하지만 김정수 회장은 불닭과 함께 이후의 삼양식품을 보고 있다.
삼양식품에서 불닭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지난해 삼양식품 매출 2조3517억원 가운데 불닭브랜드가 1조6000억원으로 68%를 차지했다. 해외만 떼어 보면 더 높다. 지난해 수출액 1조8838억원 중 불닭브랜드가 1조4000억원, 74%다. 2011년 명동의 매운 음식점에서 얻은 아이디어가 이듬해 4월 붉닭으로 첫 상품화 됐다. 이는 유튜브에서 번진 '파이어 누들 챌린지'를 타고 전세계 100여개국으로 퍼졌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 6조2000억원, 누적 판매량 90억개를 쌓았고 올 5월 말 100억개를 넘어섰다. 14년에 걸쳐 90억개를 판 삼양식품이 다음 10억개는 5개월 만에 채웠다.

김정수 회장이 막대한 매출에도 투자를 계속하는 이유는 물론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실적이 가장 좋을 때가 다음을 준비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 10년 만에 수출 비중 26%에서 83.8%로
2016년 삼양식품 매출은 3593억원, 수출액은 930억원으로 비중이 26%에 그쳤다. 그해 불닭브랜드 해외 매출은 661억원, 국내 757억원으로 내수가 더 컸다. 이후 수출액은 2017년 2051억원, 2019년 2727억원, 2022년 6057억원, 2024년 1조3359억원, 지난해 1조8838억원으로 불어났다. 10년 만에 20배다. 수출 비중은 2019년 50%, 2022년 67%, 2024년 77%, 지난해 80%를 넘어섰고 올 1분기 82%, 2분기 83.8%까지 올라왔다. 상반기 해외 매출은 1조2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4% 늘었다.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수출액의 65%를 채웠다.
불닭브랜드만 놓고 보면 격차는 더 뚜렷하다. 해외 판매량은 2016년 1억3000만개에서 지난해 17억개로 13배 늘었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량은 1억3000만개에서 2억개로 1.5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매출도 해외는 661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내수는 757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벌어졌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불닭 내수 매출은 1000억원에 묶여 있었다. 누적으로 보면 90억개 가운데 72억개가 해외에서 팔렸다.
투자와 함께 삼양식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출이 마케팅비다. 2분기 집행액만 403억원이다. 다올투자증권 이다연 연구원은 "당 분기 확인된 브랜드 다변화 및 성장 투자 관점 마케팅비 확대 집행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회성 판촉이 아니라 구조적 투자라는 판단이다.
건면을 기반으로 한 파스타 브랜드 '탱글'은 수출 전용이던 브랜드를 2025년 4월 국내외 통합 브랜드로 새로 선보인 것으로, 미국 월마트와 크로거, 타겟, 알디, 일본 로손 내추럴 등 주류 유통 채널에 입점하며 50여개국에 진출했다. 물에 삶은 뒤 건조하는 공법으로 생면에 가까운 식감을 구현하고 병아리콩으로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2종에 이어 올해 3종이 추가로 선정되면서 판매 중인 5종 전 제품이 국제식음료품평회 '우수 미각상'을 받았다. 'iF 디자인 어워드 2026'과 '2025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도 수상했다. '맵'은 2024년 12월 태국 론칭을 시작으로 일본, 말레이시아, 미국으로 수출국을 넓히며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채널과 전략적 협업을 맺었다.

캐릭터 '페포'는 식품을 넘어 디지털 콘텐츠와 굿즈로 사업 외연을 넓히기 위한 장치다. 삼양라운드스퀘어가 2023년 비전 선포식에서 제시한 '이터테인먼트' 비전의 연장선에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 IP를 비롯한 브랜드 자산에 콘텐츠로서의 문화적 요소를 입혀 장기적으로 수출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라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경험과 이야기를 팔겠다는 뜻이다. 불닭볶음면은 광고 없이 소비자가 만든 챌린지 영상만으로 세계에 퍼진, 제품이면서 동시에 콘텐츠였던 드문 사례다. 이것을 전략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브랜드 확장 가운데 소스 부문에도 힘을 쏟고 있다. 소스·조미소재 사업 매출은 2024년 405억원에서 2025년 687억원으로 69% 늘며 전체 사업부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회사는 불닭소스의 해외 판매 확대와 신규 유통채널 입점, 패키지 리뉴얼 효과를 성장 요인으로 꼽는다.
소스가 갖는 의미는 매출 규모 이상이다. 면은 한 끼를 대체하지만 소스는 현지 식문화 안으로 들어간다. 삼양식품이 일본에서 한정판 '불닭카레'를 내놓고, 아마존재팬에서 스틱형 소스를 넣은 세트를 판매하며, 올해 코첼라 현장에서 불닭소스를 활용한 한정 메뉴를 선보인 것도 이때문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면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해 간편식과 함께 매출 단가가 높은 소스 사업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아직은 비중이 작다. 올 1분기 연결 매출 7144억원 가운데 면·스낵이 6539억원으로 91.6%를 차지한 반면, 소스·조미소재는 206억원으로 2.9%다. 성장률은 가장 높지만 절대 규모에서 불닭 의존을 덜어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국내외 공장도 대폭 확충하거나 계획중이다. 2025년 6월 준공한 밀양2공장은 6개 라인에서 연간 최대 7억개를 만든다. 원주·익산 15억개, 밀양1공장 6억개를 합쳐 생산능력은 연 28억개가 됐다.
2025년 7월 착공한 중국 자싱공장이 2027년 1월 준공되면 8개 라인, 연 11억개가 더해져 약 39억개가 된다. 지난해 불닭브랜드 연간 판매량이 19억개였던 회사가,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그 두 배를 찍어낼 수 있는 설비를 갖추는 셈이다.
중국 자싱공장은 규모보다 성격이 중요하다. 삼양식품은 그동안 해외에 공장 하나 없이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왔다. 2017년 1억불에서 2025년 9억불 수출의 탑까지, 성장의 서사는 국내 공장에서 배로 실어 나른 컨테이너 위에 쓰였다. 자싱공장에서 만든 제품은 전량 중국 내에서 판매된다. 2분기 1810억원, 전년 동기 대비 44% 성장한 중국 시장이 통째로 '수출'에서 '현지 생산·현지 판매'로 옮겨 간다는 의미다.
올해 여름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 대열에 올랐다. 하지만 삼양식품은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계획에 없다"고 밝혔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국내 가격을 올리는 대신 해외 비중을 계속 키워 수익성을 확보하고, 생산 효율 개선과 채널 전략으로 원가 부담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삼양라면 오리지널 봉지면과 용기면 2종의 출고가를 평균 14.6% 내렸다. 같은 시기 농심 7.0%, 오뚜기 6.3%와 비교해 인하 폭이 가장 컸다.
◆ 불닭 브랜드 매출 추이

내수는 물가 대응의 영역에 두고 이익은 해외에서 벌겠다는 이원 구조다. 2분기 국내 매출은 1245억원으로 전분기 1294억원보다 3.8%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1분기 23.2%에서 10.2%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국내 매출은 2539억원으로 16.5% 늘었지만, 같은 기간 해외가 42.4%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하다. 2분기 해외 매출은 6458억원으로 46.7% 늘며 분기 기준 처음 6000억원을 넘어섰고 전체 비중은 83.8%까지 올라갔다. 미주 2036억원(54% 증가), 유럽 806억원(61% 증가)이 성장을 끌었다.
국내에서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티려면 해외에서 더 팔아야 하고, 더 팔려면 공장과 브랜드가 필요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 구조를 더욱 공고히하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각 지역별 해외법인 역할과 국내외 생산 인프라를 강화해 글로벌 수요를 뒷받침하며 성장을 지속해 가겠다"고 밝혔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