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무역대표부가 23일 강제노동 관세 최종조치를 확정해 한국산 제품에 최대 12.5% 관세를 부과했다.
- 현대차·철강은 기존 232조 고율 관세로 새 관세는 피했지만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고 있다.
- 삼성전자·LG전자는 제품별 생산지·철강 함량·관세 코드에 따라 12.5% 혹은 25% 관세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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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분기 관세만 9000억원…상반기 누적 1조8000억원
삼성·LG 가전은 원산지·철강 함량 따라 관세율 제각각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최종 12.5%의 새 관세를 확정했지만,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는 이번 조치의 사정권 밖에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제품 하나하나를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같은 '12.5%'라는 숫자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업종별 온도차가 뚜렷하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60개 경제권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강제노동 관세' 최종 조치를 발표했다. 이른 바,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10~12.5%의 관세를 매기는 조치다.
한국에 적용되는 방식은 다른 나라와 다르다. 대부분 국가는 기존 관세에 관세율을 단순히 더하지만, 한국은 일본·스위스와 함께 최종 관세율을 12.5%에 '맞추는' 방식을 적용받는다. 기존 관세율이 4%인 품목이라면 8.5%포인트만 추가돼 합계 12.5%가 되고, 기존 관세가 이미 12.5%를 넘는 품목에는 이번 관세가 아예 붙지 않는다.

◆ 자동차·철강, 새 관세는 피했지만 기존 부담은 그대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미 품목관세를 물고 있는 자동차·자동차부품·철강·알루미늄은 이번 301조 관세 대상에서 빠졌다.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은 종전대로 합산 15% 관세를 유지하고, 철강은 코일·강판 등 1차 제품에 50%, 파생제품에는 사안에 따라 25~50%가 매겨진다.
새 관세가 얹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이미 부담 중인 관세만으로도 수익성은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다. 현대차는 23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미국 관세 납부액이 1분기와 비슷한 약 9000억원이었다고 밝혔다. 1분기 부담까지 더하면 상반기 누적 관세만 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관세는 실적 전반을 끌어내렸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 49조2153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0.8% 줄었다. 부품사 화재로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생산이 차질을 빚으며 약 2000억원, 인센티브 확대로 약 4000억원의 손익 감소 효과가 겹쳤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매출원가율도 82.2%까지 올랐다.
다만, 현재 관세율 15%는 지난해 같은 기간(25%)보다는 낮은 수준이어서, 하반기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자리 잡으면 부담이 점차 완화될 여지는 있다. 기아 2분기 실적도 현대차 실적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철강업계 사정도 비슷하다. 새 관세는 피했지만, 이미 물고 있던 고율 품목관세가 그대로 유지되는 탓에 '관세를 면했다'는 표현이 무색하다.

◆ 삼성·LG, 생산지·철강 함량 따라 갈리는 관세
전자·가전 업계는 사정이 복잡하다. 지난 4월 미국이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제품에 대한 232조 관세 산정 방식을 '금속 함량가치' 기준에서 '완제품 전체 가격' 기준으로 바꾸면서,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제품 중량의 15%를 넘는 세탁기·냉장고 등은 이미 완제품 가격의 25% 관세를 물고 있다. 이런 제품은 이번 301조 관세에서도 제외된다.
문제는 이후다. 미국이 지정한 철강 등 파생상품에 못 미치거나 별도 품목관세 대상이 아닌 전자·가전제품은 이번 12.5% 관세를 고스란히 받는다. 같은 냉장고·세탁기라도 생산국, 철강 함량, 세부 관세 코드에 따라 25%가 붙을 수도, 12.5%가 붙을 수도 있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2018년부터 가동해온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가전공장, LG전자의 테네시 클락스빌 공장처럼 미국 현지에서 만든 제품은 애초에 수입 관세 자체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로서는 제품별로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거나, 해외 공장 간 물량을 조정하거나, 가격 인상 또는 원가 절감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관세를 가격에 반영하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자체 흡수하면 가전 사업 수익성이 낮아지게 된다. 현대차가 현지 생산 확대라는 비교적 단순한 해법에 집중한다면, 삼성·LG는 수백 개 품목의 생산지와 관세 코드를 하나하나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결국은 같은 12.5%라는 숫자 뒤에서 자동차·철강은 기존 고율 관세에 발이 묶여 있고, 전자·가전은 관세율 자체를 제품별로 다시 계산해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
이번 조치로 미국의 관세 체계는 단일 세율보다 업종을 비롯해 품목과 원산지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수출 기업들은 제품별 관세 체계를 면밀히 따져 공급망과 생산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전망이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