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교육계가 23일 교권보호국 신설을 논의했으나
- 교사들은 조직보다 악성 민원·허위신고 대응과
- 법 개정·소송지원 등 실질 권한 갖춘 기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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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보호국 논의 확산에도 현장은 "권한·예산 없으면 무용"
드라마식 해결엔 선 긋기…"실효성 있는 컨트롤타워 필요"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을 계기로 이른바 '교권보호국' 신설 논의가 확산되고 있지만, 현장 교사들은 드라마의 화제성에 기댄 공약보다 악성 민원 대응과 아동학대 허위신고 방지, 소송 지원 등 실질적인 보호장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부 교육감들은 교권 보호 전담 조직 신설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6·3 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안민석 경기교육감은 '경기형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을, 고의숙 제주교육감은 '교육활동보호 담당관' 설치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도 최근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방안을 제안했다. 학교 현장 자료 확인, 관계자 면담, 증거 정리, 피해 교원 보호조치 점검 등을 맡는 교육행정 지원·조정 조직을 두자는 취지다.
논의가 주목받은 배경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의 흥행이 있다. 작품 속 교권보호국은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 학교폭력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교에 감독관을 보내 사건을 해결하는 특수 조직으로 그려진다. 특히 서이초 사건을 연상시키는 에피소드가 공개되면서 교사들 사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다만 실제 제도화가 거론되는 교육활동보호국은 드라마 속 조직과 성격이 다를 가능성이 크다. 드라마에서는 현장에 직접 개입해 조사와 징계를 주도하는 강력한 조직으로 묘사되지만, 현실에서는 교육행정 지원과 정책 조정 기능을 맡는 컨트롤타워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식 '응징'에 대해서는 교원단체도 선을 긋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안 교육감이 특전사·해병대 출신 인력을 확보해 심리적 위압감을 주는 방식의 운영을 언급한 데 대해 "교단이 바라는 교권 회복은 초법적인 힘이나 특정인의 위압감을 빌리는 영화적 접근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장 교사들은 조직 신설만으로는 교권 침해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지난 17~19일 전국 유초중고 교사 29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9.8%는 교육부나 교육청에 교권보호국이 생기더라도 '실질적 권한·예산·인력 없는 형식적 기구로 전락할 것'이라도 응답했다. '침해 학생에 대한 처분이 빠진 반쪽 정책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18.5%였다.
교권보호국이 실제 만들어질 경우 맡아야 할 기능으로는 반복적·보복성 악성 민원 전담이 35.9%로 가장 높았다. 아동학대 허위신고 대응 지원은 30.3%, 침해 학생에 대한 전문적 개입은 27.7%였다. 드라마식 응징보다 민원 대응, 법적 보호, 전문적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셈이다.
교원단체들은 전담 조직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교육부 내 교육활동 보호 업무가 여러 부서로 나뉘어 있는 만큼 총괄 기구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핵심은 조직의 이름이나 신설 여부가 아니라 실제 권한과 기능이라고 강조한다.
교원단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교권 보호 업무는 여러 부서로 나뉘어 있고 권한도 충분하지 않아 이를 총괄할 중심 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새 조직을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처럼 통쾌한 해결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현실에서는 법과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실효성 있는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며 "통합 관리 체계와 실질적 권한, 일관된 원칙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법 개정 요구도 크다. 실천교육교사모임 조사에서 교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로 아동복지법 개정을 꼽은 응답은 78%였다. 교원의 생활교육 권한 법제화는 76%, 교육활동 관련 소송을 국가기관이 책임지는 소송국가책임제 도입은 72%로 집계됐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교사들이 고발을 감수하거나 학생 지도를 포기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트리거가 바로 아동학대법의 정서학대 조항"이라며 "심각성과 반복성을 기준으로 삼고 정서학대에 해당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초등교사는 "당선 직후 드라마의 화제성에 기대 실현 가능성이 불분명한 공약을 앞세우는 것 같다"며 "새 조직을 만들겠다는 선언보다 논의가 상당 부분 진전돼 당장 제도화해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인 악성 민원 대응, 아동학대 허위신고 방지, 교육활동 소송 지원 등 숙원 과제부터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