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21일 열릴 '여름에 듣는 겨울나그네' 공연을 소개했다.
- 괴르네는 37년간 250회 가까이 무대에 올린 슈베르트 '겨울나그네'의 보편성과 인간에 대한 성찰, 희망적 해석을 강조했다.
- 선우예권은 가곡 무대의 내면적 매력과 피아노의 능동적 역할, 괴르네와의 첫 협업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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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슈베르트 '겨울나그네'에 대한 깊은 애정을 쏟아냈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1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남산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세 클래식 리트' 두 번째 시리즈 '여름에 듣는 겨울나그네'를 소개했다. 괴르네와 선우예권, 백수미 이사장이 함께 자리해 작품과 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무대는 2024년 9월 바리톤 벤야민 아플의 내한으로 시작된 '한세 클래식 리트' 시리즈의 두 번째 회차다. 백수미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시와 선율이 결합된 가곡 예술의 미학을 보다 많은 대중과 함께 나누기 위해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음악과 문학, 미술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사회의 문화 예술적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초청 이벤트에 1만5000여 명이 응모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가곡이라는 장르에 대해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 재단이 이 시리즈를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전했다. 3회차가 슈베르트의 다른 작품이 될지, 슈만이나 말러로 옮겨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 것은 슈베르트와 '겨울나그네'를 향한 괴르네의 회고였다. 그는 "슈베르트는 바흐 다음으로 저에게 있어서 중요한 작가"라며 "슈베르트가 없었다면 저도 성악가가 되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섯, 여섯 살 무렵 부모님을 통해 가곡을 처음 접했다는 그는 1944년 녹음된 페터 안더스의 음반을 가장 좋아하는 음원으로 꼽으며 "무엇보다도 텍스트에 대한 이해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곡가"라고 평했다.
괴르네는 지금까지 '겨울나그네'를 250회 가까이 무대에 올렸다고 밝히며 작품이 지닌 보편성에 대해 길게 이야기했다. 그는 "24곡은 아름다운 선율을 갖고 있지만 서로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완전히 새로운 형태와 분위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빌헬름 뮐러의 시가 그려낸 인물에 대해서는 "힘든 과거를 겪은 한 인간을 중심에 둔 이야기"라며 "고독의 시간을 겪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출발이라 생각한 순간조차 결국 이미 겪었던 일을 다시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점을 두고 "혁명적"이라고 표현했다.
극지방 공연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괴르네는 북극에서 약 500㎞ 떨어진 한 과학기지에서 '겨울나그네'를 연주했던 일화를 전하며 "50개 가까운 언어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그곳에서도 똑같이 깊은 감동을 받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마트폰에 몰두한 채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는 요즘 풍경을 언급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이 줄어들고 있다. 인공지능(AI)의 위협도 있다. 이런 시대이기에 '겨울나그네'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준다"고 말했다.
작품 속 방랑자의 결말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괴르네는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속 주인공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겨울나그네'의 주인공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22번째 곡 '용기'와 마지막 곡 '거리의 악사'를 언급하며 "오랜 방황 끝에 마침내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 그가 스스로 삶을 등질 것 같지는 않다"며 "냉소적으로 비관하기보다는 어떻게든 희망을 찾으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인물은 충분한 인생의 지혜를 가진 존재이기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관객들은 '나만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위로를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37년간 이 곡을 함께 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충분한 연구와 분석을 거치면 작곡가의 의도를 95% 정도는 정확히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세월이 흐르며 연주의 방향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살아오며 쌓은 경험과 감정이 표현에 다양한 요소로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무대에 설 때의 감정에 대해서는 "연주가 시작되면 곧바로 작품의 세계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며 "이 곡에 담긴 어두움은 악몽 같은 어둠이 아니라, 저 멀리 보이는 길을 찾아가는 인물의 이야기이기에 오히려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선우예권과의 협업에 대해서는 "솔로 피아니스트와 함께하는 작업은 늘 흥미롭다"며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믿는 데서 오는 자유로움이 있고, 함께 떠나는 여행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리허설에서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라고 밝히며 "말을 하기보다는 함께 음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즉흥성이 바로 이 연주회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가장 마음에 남는 곡으로는 21번째 곡 '여인숙'을 꼽으며 "묘지나 장례식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을 지닌 곡"이라고 설명했다.
선우예권은 이번이 괴르네와의 첫 협업이라고 소개하며 "오랜 시간 존경해 온 선생님과 처음 작업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슈베르트를 가장 사랑하고 애정하는 작곡가"라며 "선생님의 음반들을 많이 들으며 음악적으로 새롭게 귀가 열리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가곡 무대의 매력에 대해 선우예권은 "시와 음악이 결합된, 가장 친밀하고 내면적인 장르"라며 "독주에서는 혼자 모든 호흡을 책임져야 하지만, 함께하는 작업을 통해 심적으로 더 와닿는 부분이 많다. 자주 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 아쉬움도 있지만 그만큼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 역시 21번째 곡 '여인숙'을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꼽으며 "슈베르트 특유의 화성적 진행과 반음계적 연결이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협업에서 중요한 자세에 대해서는 "반주라는 역할을 쓰지만 단순히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호흡의 미세한 변화를 느끼며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며 "화자의 심리적 감정과 정서를 표현해야 하는 피아노의 역할에 늘 신경을 쓴다"고 했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