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에 가로막힌 달러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이 이란 공습에 나서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안전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지정학적 위기 때마다 '절대적 안전판' 역할을 했던 미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맞물리며 그 지위를 시험받는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유럽 외환시장에서 안전 통화인 스위스프랑은 강세를 보였다. 특히 유로/스위스프랑 환율은 전장보다 0.6% 하락한 0.90391스위스프랑을 기록하며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스위스프랑 가치는 최고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유로/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4% 내린 1.1769달러에 거래되며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제한됐다.
전통적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는 달러 대비 소폭 강세를 보이며 156.08엔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란발 유가 폭등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의 타격 우려가 부각되면서 엔화의 상승 폭은 억제되는 모습이다. 반면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호주달러는 미 달러 대비 1.1% 급락한 0.7035달러까지 밀리며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반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미 달러화의 안전자산 지위가 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전쟁 등 위기 상황에서 달러화로의 쏠림 현상이 독보적이었으나,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대외 정책과 공격적인 군사 행동이 달러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BCA 리서치의 마르코 파피치 수석 전략가는 "달러화의 강력한 랠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는 주기적 관점에서 달러화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리는 조종(death knell)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에너지 시장의 반응이 외환시장은 물론 채권과 주식시장 투자 심리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롬바드 오디어의 새미 차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두 개의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며 "하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제한된 타격으로 세계 경제에 제한된 영향만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시나리오는 유가 충격으로 이어지는 장기의 광범위한 갈등이다.
이에 대해 차르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첫 번째 상황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2번째 시나리오에서 원자재와 채권 수익률, 통화, 원유 민감 주식 업종, 인플레이션 기대, 통화정책 경로가 모두 영향을 받을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는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