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교사 1회 검사, 기간제교사 해마다 반복…인권침해"
전교조·기간제교사노조, 검사 면제·비용 부담 등 개선안 제시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은 25일 기간제교사에게만 매년 반복적으로 마약검사를 요구하는 현 제도가 "동일 업무를 수행하는 교사를 고용 형태만으로 차별하는 구조적 인권침해"라며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 국회를 향해 제도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간제교사를 잠재적 마약사범으로 취급하는 차별적 마약검사 관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전국 기간제교사는 약 9만 명에 이르며 이들 상당수는 매년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마약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2022년 10월 18일 개정돼 2023년 4월 19일부터 시행된 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 4 '마약·대마 또는 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는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는 결격사유 조항을 근거로 한다. 이로 인해 각 교육청과 일선 학교가 신규 임용 때마다 마약류 중독 여부 검사 결과를 요구하는 관행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해당 조항은 정규·기간제 구분 없이 모든 교원에게 적용되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정규교사는 최초 임용 시 1회 검사만 이뤄지는 반면 기간제교사는 해마다 '신규 채용'으로 간주돼 반복 검사를 요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 기간제 영어교사 A씨도 참석해 직접 차별 경험을 전했다. A씨는 "태어나서 한 번도 말해본 적 없는 '마약검사받으러 왔다'는 말을 병원 접수창구에서 매년 해야 한다"며 "내 돈을 내고 범죄자 취급을 감내해야 하는 현실이 굴욕적"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정규교사는 수년간 휴직 후 복직해도 추가 검사를 하지 않으면서 단 하루도 근무가 끊기지 않은 기간제교사에게만 매년 마약검사를 요구하는 것은 고용 형태만을 이유로 한 명백한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박영진 전국교직원노조 기간제교사특별위원장은 "교육공무원 결격사유에 마약·향정신성의약품 중독 여부를 넣은 것 자체도 예비교사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설령 자격 취득·최초 임용 시 1회 검사를 감수한다 하더라도 기간제교사에게만 매년 검사를 강요하는 것은 정규교사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제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은 "채용 신체검사과 마약검사에 대해 차별을 폐지하라고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채용 신체검사 대신 건강검진서로 대체한다는 조항만 신설했다"며 "올해 2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마약검사에 대한 차별 시정 권고를 내렸지만 여전히 마약검사는 계속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학부모 단체도 기간제교사 차별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려했다. 여미애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운영위원장은 "오늘날 학교는 기간제교사가 없으면 담임, 수업, 교육 공백을 메우지 못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며 "같은 교실에서 같은 아이를 가르치면서도 고용 형태에 따라 다른 기준과 조건을 적용하는 현실은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은 차별받아도 된다'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 준다"라고 말했다.
전교조와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은 ▲기간제교사를 잠재적 마약사범으로 보는 차별적 마약검사 중단 ▲교육부·시·도교육청의 불필요한 마약검사 관행 즉각 시정 ▲6개월 이내 재채용되는 기간제교사에 대한 마약검사 면제 규정의 법제화 ▲기간제교사 채용 시 필요한 모든 검사 비용의 교육청 부담 등을 공식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