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스포츠와 정치의 경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행보를 두고 적절성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은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관련 기자회견에서 인판티노 회장의 처신을 "살펴보겠다(look into)"고 밝혔다. 즉각적인 징계 언급은 없었지만 공개 석상에서 나온 이 발언은 IOC가 사안을 공식 의제로 인식했다는 신호다.

IOC 위원 107명은 "항상 정치적 이익으로부터 독립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선서에 따라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진다. 올림픽 헌장이 강조해 온 핵심 가치 역시 '정치적 중립'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연맹 수장이 특정 국가 지도자의 정치적 성격이 강한 행사에 참석한 것은 원칙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워싱턴 D.C.에서 '평화위원회' 출범 행사를 개최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 자리에서 FIFA를 대표해 가자지구에 7500만 달러 규모의 축구 기금을 투자하는 파트너십에 서명했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 백악관 및 마러라고 리조트 방문 등 미국 정부와 밀접한 행보를 이어왔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해석이 뒤따른다.
코번트리 위원장은 인판티노 회장이 행사에서 수행한 역할과 서명 문서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문제를 제기한 만큼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이는 단순 의견 표명이 아니라 최소한의 검토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사안은 개인의 외교 활동을 넘어 국제 스포츠 거버넌스의 기준과 맞닿아 있다. FIFA 회장은 올림픽 축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핵심 파트너다. 그의 정치적 행보는 곧 올림픽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될 수 있다. IOC가 '적절성 검토'를 공식화한 것은 향후 국제연맹 수장들의 정치 행사 참석 기준을 보다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쟁점은 스포츠 지도자의 정치적 접촉이 어디까지 허용되는가에 있다. IOC의 이번 대응은 인판티노 개인에 대한 평가를 넘어 스포츠가 정치적 정당성의 도구로 비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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