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공정 핵심 부품 '정전척' 적용
경쟁사 추격까지 최소 5년 걸리는 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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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일본 위생도기(변기 등 욕실용 위생기구) 기업 TOTO(5332)에 대해 골드만삭스와 헤지펀드가 회사의 반도체 장비용 부품 사업의 성장 잠재력에 잇따라 주목했다. 이 회사가 변기 제조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정밀 세라믹 기술이 AI 메모리 칩 공정의 핵심 부품인 정전척(ESC, Electrostatic Chuck) 부문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본업에 묻힌 세라믹
TOTO의 정전척 사업은 오랜 기간 위생도기라는 본업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 역사는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는 위생도기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세라믹 성형·소성 기술을 산업용 정밀 세라믹으로 확장해 1988년 정전척 양산을 시작했고, 이후 에어 베어링, 본딩 캐필러리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며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 등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와 납품 관계를 구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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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척은 물리적 클램프(웨이퍼 고정 장치) 없이 정전기력만으로 실리콘 웨이퍼를 흡착해 오염과 손상을 최소화하는 세라믹 받침대다. 특히 3D NAND용 극저온 식각 공정에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장비 챔버 내부에 장착되는 납작한 원판형 디스크다. 나노 수준으로 연마된 표면 아래 전극층이 매립돼 있어 전압을 걸면 웨이퍼를 흡착하고 이면의 헬륨 가스 미세 채널이 웨이퍼 온도를 균일하게 제어한다.
TOTO의 정전척 사업이 주목받게 된 배경에는 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NAND 수요의 구조적 팽창이 있다. AI 모델의 학습에는 수십 테라바이트 규모의 데이터셋이 필요하고 추론 과정에서도 대규모 파라미터를 빠르게 읽어 들여야 한다. 이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저장하는 매체가 NAND 플래시 기반의 SSD다. 메타·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가 AI 데이터센터를 확충할수록 NAND 수요는 비례해 늘어나는 구조다.
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3D NAND의 고층화가 정전척의 중요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적층 수가 400층을 넘어서면서 수백층을 관통하는 고종횡비(HARC) 식각의 난도가 급상승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하 수십도에서 웨이퍼를 가공하는 극저온 식각 기술이 도입됐다. 이 환경에서 웨이퍼가 미세하게라도 휘거나 온도가 불균일해지면 적층 구조 전체가 불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전척의 흡착 정밀도와 온도 제어 능력이 공정 수율을 직접 좌우하는 변수가 됐다.
◆기술 격차 최소 5년
TOTO는 이 극한 환경에 적합한 소재 역량을 갖추고 있다. 원료 정제부터 최종 제품까지 전 공정을 수직 통합으로 관리하며 고내플라즈마성 알루미나(Al₂O₃) 소재를 자체 개발해 내구성을 확보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위생도기 세라믹과 정전척용 파인 세라믹은 본질적으로 유사한 소재이되 후자는 금속에 버금가는 강도에 고온 내성과 전기적 비간섭성을 갖춘 고기능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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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적은 이미 TOTO 이익의 중심축이 됐다. 2024회계연도(2025년 3월기) 기준 정천적을 포함한 세라믹 사업의 연간 매출액 비중은 약 7%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204억엔으로 전체의 42%(영업이익률 40.6%)다. 당장 매출 규모는 작아도 수익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구조다. 2024회계연도 세라믹 사업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8%, 86%나 증가했다.
TOTO 주식을 매입한 영국 헤지펀드 펠리서캐피털(상위 20대 주주, 지분율 5% 미만 추정)에 따르면 쿠어스텍이나 교세라, 신코전기와 같은 경쟁사가 TOTO의 정밀 세라믹 기술력을 따라잡는 데 최소 5년이 걸린다고 한다. 40년간 축적한 세라믹 소성·성형 노하우, 극저온 환경에서도 유전 특성과 열전도성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소재 설계 역량, 그리고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와의 인증 관계가 진입장벽의 핵심으로 거론됐다.
▶②편에서 계속됨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