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중국 위안화의 절상(가치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 한해는 7위안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완만한 절상(강세)+양방향 변동'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위안화의 절상 흐름은 중국 본토 A주와 홍콩증시, 원자재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도 관심 포인트 중 하나다. AI 도구를 통해 위안화 절상에 따른 시장 영향을 분석해본 결과, 위안화 강세는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이지만, 원자재 가격에는 품목별로 엇갈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 위안화 절상 '약달러+대중국 흑자'가 배경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12월 25일 2024년 9월 이래 처음으로 위안화의 상징적 마지노선인 7위안 밑으로 하락한 후 2026년 들어서도 완만한 내림세(절상,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의 하락은 위안화의 평가절상(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2025년 한 해 동안 달러 대비 위안화의 현물환율은 4.2% 이상, 위안화 기준환율은 누적 기준으로 2.22% 하락했다. 역외 위안화 환율 또한 4.8% 이상 내렸다(가치 상승).
시장에서는 약달러 기조와 함께 중국의 무역·경상수지 흑자, 해외 자금의 달러 자산 분산 움직임을 복합적인 배경으로 지목한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과 증권기관들은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이 연말 6.7위안 안팎까지 내려가며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안화 강세를 "정책에 의한 인위적 움직임이라기보다, 글로벌 외환 구조 변화와 중국의 대외수지 구조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한다.
다만 통화 절상이 곧바로 실물경제의 강한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환율 모멘텀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A주∙홍콩증시 '순풍', 주목할 투자방향
주식시장 측면에서 위안화 강세는 중국·홍콩 자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위험 프리미엄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위안화 강세 국면에서는 달러 기준 투자자 입장에서 환차손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에, 중국 관련 자산으로의 비중 확대를 정당화할 명분이 생긴다.
특히 홍콩 증시는 중국 관련 기업이 다수 상장돼 있으면서도 달러 자금의 진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위안화 절상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자금의 '달러 독점' 구조가 완화되는 과정에서, 홍콩 상장 중국 기업들이 다시 한 번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후에는 북상자금(北上資金∙북향자금으로도 불림,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A주로 유입된 해외투자금)을 통해 A주로도 긍정적 수요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위안화 강세 흐름 하에서 주목할 투자방향은 기술·플랫폼 기업, 고급 제조·신에너지 장비, 소비 핵심 자산 등이다.
기술·인터넷, AI 관련 기업의 경우 위안화 강세가 달러 기준 매출과 이익의 표시 가치를 높여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출 비중이 높고 기술 경쟁력이 있는 첨단 제조·장비 업체는 통화 강세에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 '고품질 수출주'로 재평가될 여지가 크다.
소비·내수주는 환율보다는 내수 회복과 주당순이익(EPS) 모멘텀이 관건이지만, 안정적인 환율 환경이 외국인 매수 유입을 돕는 우호적 배경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공통적으로 "위안화 강세가 자동으로 대규모 외자 유입과 강세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일본의 엔화 강세 국면처럼, 금리 차 축소나 약달러에 따른 거래성 통화 절상이 실질적인 내수·이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사례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원자재 시장 '수입업체 호재이나 품목별 차별화'
원자재 시장에서 위안화 강세의 일차적인 효과는 명확하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달러 표시 원자재를 수입하는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달러 가격이라도 위안화로 환산한 원가가 낮아진다. 이는 금속, 화학, 제지, 일부 제조업 등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자체가 일제히 상승하는 추세적 랠리를 기대하기에는 조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이번 위안화 절상의 동력이 약달러와 국제 자금 흐름에 더 가깝고, 중국 내수의 강한 회복에서 비롯된 실수요 증가는 아직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율 효과는 '비용 측면에서의 호재'로 읽되, 가격 방향성은 품목별·글로벌 수급 요인을 따져봐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과 증권사들은 산업금속과 에너지, 기타 원자재를 구분해 전망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고 있다.
구리·알루미늄 등 일부 산업금속은 중국의 에너지 전환, 전력망 투자, 전기차·신에너지 인프라 수요와 맞물려 상대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원유·가스 등 에너지는 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경기 사이클, 산유국 정책 등 비환율 요인의 영향이 더 큰 만큼, 위안화 강세만으로 추세적 상승을 논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결국 원자재 시장에서는 '위안화 강세 → 중국 내 소비기업 원가 절감 → 마진 개선'이라는 간접 경로에 주목하는 전략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고 판매가격 전가 능력이 있는 기업, 즉 비용 개선이 곧 이익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업종이 상대적 수혜주로 거론된다.
◆ 채권·유동성 그리고 정책 변수에 대한 경계
위안화 강세 기대가 유지된다면 기업과 가계의 외화 보유 유인이 약해지고, 위안화 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외환 순결제 확대, 국내 유동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단기 금리와 단기 채권 수익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 위험자산에는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통화 강세와 완화적 유동성이 동시에 장기간 이어질 경우,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에 거품이 형성될 소지가 커진다는 점에서 규제 리스크도 함께 감안해야 한다.
중국 당국이 최근 '완만한 강세장'을 지향하며 시장 안정화와 감독 강화를 병행하고 있는 만큼, 과도한 레버리지 확대나 특정 섹터 쏠림에 대한 경계는 지속될 전망이다.
◆ 주목할 관전 포인트 '환율보다 내수∙EPS'
결국 시장의 초점은 환율 그 자체보다는 '위안화 강세가 실물경제와 기업 이익, 그리고 자본 유입으로 얼마나 연결되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내수 회복과 기업 이익 개선이 결여된 상태에서의 통화 절상은, 일본 사례처럼 단기적인 통화·자산 가격 왜곡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이구환신(以舊換新, 노후 소비재를 신제품으로 교체) 정책, 보조금 정책, 서비스 소비 확충 등 내수 진작책이 실제로 소비와 투자, 기업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위안화 강세는 A주와 홍콩주식 시장에 보다 견고한 리레이팅(재평가) 국면을 여는 촉매가 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안화 절상'이라는 매크로 테마를 단순한 환율 게임이 아니라, 내수와 EPS 회복을 전제로 한 구조적 스토리 속에서 읽어내는 안목이 요구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pxx1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