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4심제 논란을 빚고 있는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해외에서는 재판소원을 필요에 따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와 달리, 법원보다 상위개념으로 헌법재판소를 두거나 아예 역할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대표적인 국가로는 독일이 있다. 독일은 연방헌법재판소(Bundesverfassungsgericht)가 '최고헌법기관(oberstes Verfassungsorgan)'으로 재판소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연방헌법재판소가 연방법원보다 상위에 있는 최고헌법기관인 반면, 우리나라는 헌법에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대등하고 각각 독립된 헌법기관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법원은 대법원인데, 헌법재판소가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재판소원을 담당하게 되면 사실상 4심제, '대법원 위의 헌재'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재판소원이 결국 남소(濫訴)라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비판은 독일의 사례에서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 독일에서 재판소원 인용률은 0~1% 사이에 불과하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독일 재판소원 관련 사건 처리 통계를 보면, 전체 헌법소원 대비 재판소원 사건의 비중은 80%에 이른다. 제기된 헌법소원 10건 가운데 8건은 재판소원이라는 이야기다.
하급심 사건에 대한 재판소원 비율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며, 연방최고법원 재판의 판결에 대한 재판소원 비율은 10~20% 수준이다. 재판소원 인용율은 1%대인데, 연방최고법원 판결에 대한 재판소원 인용율은 0%대다. 99%는 기존 법원들의 판결이 유지된다는 의미다.

대만 역시 '재판헌법심사'라는 제도를 통해 재판소원을 도입하고 있으나, 독일과 비슷한 구조다. 대만은 '사법원'이라는 단일한 최고사법기관 내에 헌법법정을 둬 헌법재판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대법원이 '최고사법기관'이고, 헌재는 '헌법의 최고해석기관'으로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스페인에서는 대법원에 대한 상고 이유에 헌법 위반이 포함되지 않는다. 대법원이 헌법상 보장(기본권)에 관한 것에 대해서는 관할권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헌법소원을 담당하는 헌재는 법원의 판단을 심사는 것을 자제하는 등 요건과 심리 방식을 제한하며 분권을 실현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최상급법원인 통상최고법원, 행정재판을 관장하는 행정재판소,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동등한 위치에서 사법권을 분장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통상법원의 재판에 대한 재판소원이 허용되지 않는다. 대신 1992년 기본권소원법을 제정해 통상최고법원에 기본권소원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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