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소통·신뢰 회복 필요성 제기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최근 알테오젠 주가 급락 사태를 계기로 시장 기대치와 공시 내용 간 괴리가 발생하는 바이오 업종의 구조적 한계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에 비해 경영 시스템과 시장과의 소통 체계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알테오젠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2% 넘게 하락하며 37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20조원 아래로 내려 앉았다.

같은 날 알테오젠의 급락을 계기로 코스닥 바이오 종목 전반에서 낙폭이 확대됐다. 주요 바이오주들이 일제히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데 이어, KRX 헬스케어 지수와 KRX 300 헬스케어 지수는 7% 이상 하락하며 바이오·헬스케어 섹터 전반이 흔들렸다.
주가 급락의 원인은 알테오젠의 로열티와 기술이전 규모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제형 기술이 적용된 MSD(미국 머크)의 '키트루다 큐렉스'의 판매 로열티가 당초 기대했던 매출액의 4~5% 규모가 아닌 2%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MSD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한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증권가를 중심으로 키트루다 큐렉스의 로열티를 4~5%로 추정하면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으나, 키트루다 큐렉스의 로열티가 2%에 그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신한투자증권은 알테오젠 목표주가를 기존 73만원에서 57만원으로 하향했다. 다만 단기간의 조정이 있더라도 향후 빅파마와 다수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장기적인 실적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알테오젠은 MSD로부터 받는 로열티 비율이 2%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로열티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은 양사의 계약에 따라 비공개가 원칙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 주가 하락 사태 이후 밝힌 입장문에서 "MSD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마일스톤 및 로열티 조건의 세부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알테오젠이 발표한 기술이전 규모를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ALT-B4 기반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3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체결한 2조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유사한 수준의 대형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해당 소식이 전해진 16일 알테오젠 주가는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만7500원(10.10%) 오른 51만8000원에 마감했다. 조 단위의 빅딜 가능성이 주가에 선반영된 셈이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계약 규모를 두고 실망감이 번졌다. 알테오젠은 지난 20일 GSK 자회사인 테사로와 SC제형 전환 플랫폼 'ALT-B4'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규모는 4200억원에 그쳤다. 이에 단기간에 높아졌던 기대감이 빠르게 해소되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알테오젠 사태로 촉발된 변동성을 계기로 바이오 기업들의 경영 시스템 전반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들은 성장감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공시와 회계, IR, 자금 관리 등 경영 전반에서 투자자 신뢰를 뒷받침할 시스템은 미흡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알테오젠 같은 대형주의 IR이나 공시 과정에서 형성된 기대가 조정될 경우, 그 영향이 업종 전반의 주가 흐름에까지 미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기업 성장 전략과 함께 시장과의 소통, 경영 시스템 정비 역시 중요해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테오젠의 2대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쓰 대표 또한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알테오젠의 경영진들은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높을 때는 적절하게 소통하며 기대치를 낮춰 주고,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낮을 때는 적절하게 높여주며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알테오젠 경영진에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경영진 주식 매입, 자사주 매입소각, 액면분할, 무상증자, 배당, 코스피 이전관련 이사진 선임을 위한 빠른 임시주총, 기존 비공개 계약들의 로열티 오픈 고려, 국민연금에 대한 IR확대, 빠른 추가 기술이전 등을 모두 크게 열어 놓고 생각해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과거에도 공시나 시장 소통 과정에서의 혼선이 주가 급락으로 이어진 사례가 종종 있었다. 특히 임상 결과나 주요 사항을 뒤늦게 공시하는 불성실 공시가 잇따르면서 바이오 업계 전반의 신뢰성에 금이 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선별된 판단과 분석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바이오주는 기술이전 뿐만 아니라 신약 임상 결과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기관 허가 등 특정 이벤트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빠르게 형성되는 특성이 있다"며 "특정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시장이 과열될수록 바이오주나 기술주 등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로 투자자들의 선별적인 판단과 함께 제도적 보완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