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지난주 발표된 항공교통심의위원회의 운수권 배분 결과에서 항공업계의 이목이 쏠린 곳은 단연 인천~자카르타 노선이었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주요 저비용항공사(LCC)가 사활을 걸고 뛰어든 유례없는 4파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결과는 티웨이항공의 판정승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번 결정 과정을 두고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국토교통부의 평가 기준과 데이터 반영 방식을 향한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공표한 '항공노선 운수권 배분 규칙'에 따르면 운수권은 안전성 및 보안성, 이용자 편의성, 항공사 평가(서비스 평가 등), 지방공항 활성화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고 득점 항공사에게 배분된다. 인천~자카르타 같은 황금 노선의 경우 소수점 단위의 점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데이터의 객관성과 산정 기준의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심의 결과를 뜯어보면 규정과 실적 사이의 괴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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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짚어볼 대목은 정량 지표인 서비스 평가 점수다. 최근 2개년(2023~2024년) 공식 지표를 살펴보면 티웨이항공은 경합 항공사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2023년 티웨이항공은 5.65점을 기록해 이스타항공(5.67점), 에어프레미아(5.68점)에 뒤처졌고, 2024년 역시 5.60점으로 에어프레미아(5.80점), 이스타항공(5.66점) 등 경쟁사 대비 열세였다. 서비스 평가는 승객이 직접 체감하는 항공사의 역량을 수치화한 것이기에 이 점수가 가장 낮은 항공사가 최고 득점을 기록했다는 대목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배분 규칙 제1항이 명시한 '최근 3년간의 실적 평가' 산정 기간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2025년 운수권 배분 공시를 기준으로 한다면 원칙적으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실적을 토대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2022년은 코로나19 엔데믹 직후로 국제선 운항이 지극히 제한적이었던 특수 상황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2023년과 2024년의 데이터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심의 과정에서 이 기간의 정량적 지표가 하위권인 항공사가 어떻게 경쟁자들을 제쳤는지에 대해 국토부의 명확한 해설이 필요한 부분이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대형 기재 보유 여부'라는 정성적 요인이 정량적 지표의 열세를 덮어버린 것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온다. 자카르타 노선은 긴 비행 거리로 인해 대형기 운용 능력이 주요 평가 항목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체 항공사가 있음에도 이미 대규모 장거리 노선 운수권을 확보한 특정 항공사가 정량 평가의 열세를 극복하고 또다시 운수권을 독식하는 형태가 반복된다면, 이는 '항공사 간 균형 발전'이라는 운수권 배분 제도 목적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행 배분 규칙에 따라 정량 평가 점수를 관리하며 심의를 준비해온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과에 대해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서비스 평가 등 객관적 지표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탈락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공정한 경쟁을 담보해야 할 평가지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평가 기간 동안 각 항공사의 안전사고·운항 품질 이력이 평가에서 어떻게 반영됐는지에 대해서도 현장에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평가 기간에 해당하는 시기 티웨이항공이 잦은 결함으로 인한 논란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안전성과 지속 운항 가능성 점수가 어떻게 산출됐는지 의문"이라며 "대부분의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이번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워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운수권은 정부가 항공사에 부여하는 독점적 권리이자 국민의 자산이다. 따라서 이를 배분하는 과정은 고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며, 결과만으로도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는 충분한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이번 자카르타 노선 배분 결과는 객관적 지표와 상충되는 듯한 흐름을 보이면서 오히려 평가지표의 실효성 논란만 키운 꼴이 됐다. 항공사 간 형평성 훼손과 심사 기준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국토부는 '종합 평가'라는 모호한 답변 뒤에 숨지 말고 구체적인 선정 근거와 항목별 배점 비중을 투명하게 공개해 행정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