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배제로 인도 정부 부처들, 물자 부족 등 어려움 겪어
中 전문가 "중국과의 '디커플링', 인도에 손실 초래"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가 5년여 만에 중국 기업의 정부 계약 입찰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간 긴장 완화 분위기 속에 비즈니스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라고 로이터 통신이 인도 정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은 "인도 재무부는 현재 중국 기업에 요구했던 등록 요건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실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2020년 중국과의 영토 분쟁 지역인 인도 북부 라다크 갈완 계곡에서 양국군이 충돌한 뒤 중국 기업의 정부 계약 입찰을 제한했다. 인도 정부가 조달에 참여하고자 하는 중국 기업에 대해 정부 위원회에 등록한 뒤 정치 및 안보 승인을 받도록 요구하면서 중국 기업들은 7000억~7500억 달러(약 1019조 5500억~1092조 375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인도 정부 사업에 사실상 참여할 수 없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입찰 제한 조치가 발표된 지 몇 개월 후 중국 국영 기업인 중국중차(中國中車·CRRC)는 2억 1600만 달러 규모의 열차 제조 계약 입찰 자격을 박탈 당했다.
옵서버 리서치 재단은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 정부의 제재로 인해 중국 기업이 수주한 신규 프로젝트 규모는 2021년 17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며 "이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술 부문에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기업이 인도 정부 사업에서 배제되면서 물자 부족 등 어려움이 생긴 것이 인도 정부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인도 당국의 규제 완화 움직임은 2020년(부터 적용된) 제한 조치로 인해 물자 부족 및 사업 지연에 직면한 다른 정부 부처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중국산 전력 장비 수입 제한은 인도가 향후 10년 동안 화력 발전 설비 용량을 약 307기가와트(GW)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저해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인도 정부 주요 싱크탱크도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 전문가들은 로이터 보도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중국과 인도 간 경제 및 무역 관계 개선의 최신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의 저우미 선임 연구원은 9일 중국공산당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도가 규제를 철회하기로 결정한다면 이는 시장 원칙에 부합하고 재계의 기대에 부응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시아연구센터의 류중 소장은 "일부 인도 정부 부처들이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현지 인프라·제조업·에너지 부문에서 공급망 병목 현상과 사업 지연을 초래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라며 "인도 정부가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취한 차별적 조치들이 인도 경제에도 상당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옵서버 리서치 재단 자료를 인용, 인도가 중국과의 긴장 고조로 지난해 10월 21일 기준 1조 2500억 루피(약 20조 225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다.
또한 인도 전자 제조업계는 100억 달러 규모의 수출 기회를 놓쳤을 뿐만 아니라 20억 달러 부가가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와 중국 간 관계 개선 움직임은 2024년 10월부터 감지됐다. 당시 국경 분쟁 지역에 대한 순찰 방식에 합의한 데 이어 같은 달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모디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동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였다.
지난해 양국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진 가운데 인도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개했고, 양국 간 직항 노선 운항도 5년 만에 재개됐다. 8월 말에는 모디 총리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7년 만에 중국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 회담을 가졌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