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공간에서 먼저 검증한다…피지컬 AI가 바꾸는 식품·물류 현장
스마트팩토리·수요예측까지…CJ 식품 AI 활용은 이미 진행형
제조에서 배송까지 한 흐름으로…식품·물류 데이터 결합 구상
원가·속도·안정성 강화…CJ식 피지컬 AI의 중장기 그림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CJ그룹 경영 승계의 핵심 인물인 이선호 미래기획그룹장이 CES 2026 현장에서 '피지컬 AI'와 식품 사업의 접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CJ 식품·물류 사업 전반의 AI 고도화 방향을 엿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제조와 물류 현장에 AI를 활용해온 CJ가 피지컬 AI까지 결합할 경우 단순 자동화를 넘어 그룹 차원의 AI 고도화 작업이 한 단계 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그룹장이 계열사별로 분산된 플랫폼과 데이터의 결합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만큼 향후 식품과 물류를 연계한 시너지 전략도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피지컬 AI를 매개로 생산·유통·물류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구조가 CJ의 중장기 AI 전략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가상에서 먼저 돌려본다…CJ가 바라본 피지컬 AI
9일 업계에 따르면 이 그룹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두산 등 국내 주요 기업 전시관을 둘러봤다. 이 과정에서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피지컬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식품·물류 현장에 접목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I와 로봇 분야의 첨단 기술을 실제 사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기 위해 실무진과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이 그룹장이 주목한 피지컬 AI는 가상 공간에 실제와 동일한 공장이나 물류센터를 구현해 사전에 시뮬레이션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의미한다. CJ가 이를 본격 도입할 경우 식품 공장이나 물류센터를 실제로 짓거나 설비를 교체하기 전, 생산량·설비 배치·작업자 동선·병목 구간 등을 가상 환경에서 먼저 검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투자와 시행착오를 줄이고 원가 절감과 생산·배송 효율 개선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CJ는 이미 식품 분야에서 AI 활용의 기초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만두나 햇반을 생산하는 일부 공장에서는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통해 설비 속도 저하나 제품 상태의 미세한 변화 등을 센서와 데이터로 먼저 감지하고 있다. 사람이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기 전에 이상 징후를 포착해 조치하는 방식으로, 불량을 줄이고 맛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AI는 생산량을 결정하는 과정에도 활용될 수 있다. 날씨, 지역별 수요, 할인 행사 이력 등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제품을 얼마나 만들어야 할지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특정 시기에 제품이 부족해지거나 반대로 과잉 생산으로 폐기가 늘어나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가격과 품질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물류 부문에서도 변화는 진행 중이다. CJ대한통운은 자동화 설비와 AI 기반 분석 기술을 활용해 물류 분류와 배송 경로를 최적화하고 있다. 특히 유통기한과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의 경우 이러한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소비자에게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그룹장이 언급한 피지컬 AI가 제조와 물류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식품 공장과 물류를 잇는 데이터…CJ식 AI 통합 전략 윤곽
이선호 체제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개별 계열사에 흩어진 AI 활용을 그룹 차원의 통합 구조로 묶으려는 시도다. CJ는 다양한 플랫폼 사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는 다소 파편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식품 제조 데이터를 물류와 연결하고, 물류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다시 생산·유통 전략으로 반영되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공장에서 쌓인 데이터가 곧바로 물류 현장에 전달되고, 배송 과정에서 확인된 정보가 다음 생산 계획과 유통 전략에 반영되는 선순환 체계가 가능해진다. CJ가 제품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배송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공급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식품 산업 특성상 피지컬 AI의 효과는 단기간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서비스로 드러나기보다는 제조 원가 절감, 품질 안정성, 공급 속도 개선을 통해 점진적으로 축적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K푸드와 물류를 그룹의 뿌리로 삼아온 CJ에게 AI가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그룹장이 "신사업 확장보다는 기존 자산의 결합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전략적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