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양현준을 윙백으로 전환하며 공격 자원을 살려냈던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셀틱의 윌프레드 낭시(프랑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났다.
셀틱 구단은 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낭시 감독과의 계약을 즉각 해지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짧은 기간 동안 팀을 이끈 낭시 감독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시즌 종료 시점까지는 마틴 오닐 감독이 팀을 지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낭시 감독은 지난해 12월 4일 셀틱과 2년 6개월 계약을 체결하며 정식으로 사령탑에 부임했지만, 단 33일 만에 경질이라는 비운을 맞았다. 재임 기간 동안 치른 공식전은 8경기에 불과했으며, 성적은 2승 6패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로써 낭시 감독은 셀틱 구단 역사상 최단기간 재임한 감독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됐다. 기존 최단명 기록은 1999년 6월부터 2000년 2월까지 약 8개월 동안 29경기를 지휘했던 존 반스 감독이었다.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낭시 감독은 부임 직후 치른 첫 두 경기에서 연달아 패하며 셀틱 역사상 부임 후 첫 2연패를 당한 사령탑으로 기록됐다. 이후에도 흐름을 끊지 못하고 2경기를 추가로 패하며 4연패 수렁에 빠졌는데, 이는 1978년 이후 처음 겪는 셀틱의 4연패였다.
에버딘과 리빙스턴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반등의 조짐을 보이기도 했으나, 마더웰과 레인저스전에서 다시 패하며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특히 라이벌 레인저스와의 경기 패배는 결정적이었다. 당시 셀틱은 양현준의 환상적인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에만 3골을 내주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허용했다.
이 패배로 셀틱은 선두 하트 오브 미들로시언(승점 44)과의 승점 차가 6까지 벌어졌고,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경기 직후 일부 셀틱 팬들은 경기장 출구를 막고 항의 시위를 벌이며 낭시 감독의 퇴진을 요구했다. 결국 구단 수뇌부는 거센 여론을 더 이상 외면하지 못하고 경질 결단을 내렸다.

낭시 감독의 후임으로는 마틴 오닐 감독이 다시 한번 임시 지휘봉을 잡는다. 오닐 감독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셀틱을 이끌며 리그 우승 3회를 포함해 황금기를 이끈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브렌던 로저스 감독이 경질된 뒤 약 20년 만에 임시 감독으로 복귀한 데 이어, 낭시 감독마저 물러나면서 다시 호출됐다.
낭시 감독의 경질은 양현준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셀틱은 전통적으로 포백 전술을 사용해 왔지만, 낭시 감독 부임 이후 3-4-1-2 스리백 시스템으로 변화를 줬다. 이에 따라 기존 윙어였던 양현준은 오른쪽 윙백으로 포지션을 옮기며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았다.
윙어 경쟁에서 마에다 다이젠(일본), 베니아민 뉘그렌(스웨덴)에게 밀렸던 양현준은 낭시 감독 체제에서 리그 8경기 중 7경기에 선발 출전할 만큼 중용되며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오닐 감독이 임시로 팀을 맡아 치른 8경기에서는 선발 출전이 3차례에 그쳤고, 풀타임 출전 역시 한 차례뿐이었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하면, 낭시 감독 체제에서 자리 잡았던 양현준의 윙백 역할은 다시 불확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최근 스리백 전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홍명보호에도 부담 요인이다. 대표팀 차원에서는 양현준의 윙백 활약이 전술적 선택지를 넓혀주는 요소였지만, 소속팀에서의 입지 변화가 대표팀 구상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