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당시에도 급격한 조정
단기적으로 변동성에 초점, 왜
1월8일부터 지수 리밸런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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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간밤 은값이 9% 넘게 급락한 것은 미국 파생상품 거래소의 증거금 인상에 따른 레버리지 자금의 포지션 축소와 연말 차익 실현 매물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 현물 시세는 미국 동부시간 29일 오후 5시 기준 온스당 약 72달러로 전날보다 9.1% 하락했다. 장중 낙폭을 소폭 축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9%대 낙폭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은 시세는 84달러까지 올라섰다.

은값이 급락세로 돌변하게 된 계기는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증거금 인상이다. 전날까지 올해 들어 3배가량 뛴 은값을 둘러싸고 과열 경계감이 상당하던 터에 관련 재료가 레버리지 자금의 급격한 포지션 축소를 불러오면서 낙폭을 증폭시킨 것이다.
지난주 26일 CME는 은과 금을 포함한 금속 선물계약의 증거금을 29일부터 인상(개시 증거금 약 25% 인상 등)한다고 공지했다. 발표 자체는 26일이었지만 29일이 공지 이후 첫 정규 거래일인 동시에 증거금 인상 시행 전 낮은 증거금으로 포지션을 청산할 마지막 날이었다.
과거에도 CME의 증거금 인상 조치는 레버리지 자금의 급격한 청산을 부른 바 있다. 2011년 CME는 은 선물 증거금을 4월 말~5월 초라는 짧은 기간에 걸쳐 수 차례 인상했다. 당시 총 인상폭은 80%가 넘었고 은 시세는 49달러대까지 치솟은 뒤 급격히 반전됐다.
이날 증거금 인상은 금을 비롯한 다른 금속 시세에도 영향을 미쳤다. 금값은 온스당 4300달러대로 4% 넘게 떨어졌고 백금·팔라듐·구리 역시 동반 하락했다. 새해를 앞두고 차익 실현 물량을 저울질하던 투자자들의 매도 결정을 더욱 부추겼다.
단기적으로 은 등 귀금속 시장의 초점은 변동성에 맞춰진다. 아직 연말 차익 실현 물량이 남은 것으로 판단되는 데다 내년 1월 8일부터는 주요 코모디티(commodity·상품) 지수의 리밸런싱이 시작돼서다. 리밸런싱이 개시되는 지수는 블룸버그코모디티지수와 S&P GSCI다. 1월8일부터 5일 동안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리밸런싱이 진행되면 은이나 금처럼 올해 시세가 큰 폭 상승한 자산이 매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각 지수에는 자산군별로 목표 비중이 설정돼 있는데 특정 자산군의 가격이 급등하면 실제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초과하게 돼 균형을 위해 매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시장이 [리밸런싱에 따른 매도] 물량을 어떻게 흡수하느냐가 이후 몇 주간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종전까지 은 시장에는 시세의 추가 상승을 노리는 막대한 모멘텀 자금이 유입됐다. 코이핀에 따르면 실물 은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LV에는 한 달 사이 17억달러가량이 순유입됐다. 일주일 기준으로는 약 8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추가 상승 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콜옵션 매수세도 급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SLV의 콜옵션 총 미결제약정이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 선물에서도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풋옵션 대비 콜옵션 매수 비율이 최근 몇 주 사이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단기적으로 은값의 변동성을 예상하면서도 반등 재개를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세계 은 시장의 수급 여건이 구조적으로 공급 부족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세계 은 시장은 2020년 이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공급 부족 상태가 5년째 계속되고 있다. 누적 부족분은 약 8억온스로 거의 1년치 세계 생산량에 해당한다. 은 생산분의 75~80%가 구리·아연·납 채굴의 부산물 형태여서 시세가 올라도 바로 생산이 늘어나기 쉽지 않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