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 가치 상반기 급락
위안화 절상에도 中 수출 견조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2025년을 앞두고 월가가 내놓은 전망은 올새 상당 부분이 빗나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에도 미국 주식시장은 지지력을 유지했고, 미 달러화는 예상보다 훨씬 더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기대보다 많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빗나간 월가의 2025년 전망을 모아 보도했다. 전문가들의 기대를 가장 크게 빗나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이다.
집권 1기 적극적으로 관세를 외교 수단으로 활용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은 그의 당선 전부터 이미 예고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 주요 교역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발표했다. 이후 3일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 급락했지만, 일부 관세 부과 일정이 연기되고 주요 교역국이 무역 합의를 이루면서 낙폭을 만회했다.
결국 관세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지난해 말 로이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S&P500지수가 6500선에서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연간 9%의 상승을 의미한다. 하지만 S&P500지수는 이날 장중 6898선에서 거래되며 7000선에 바짝 다가서 15% 이상의 연간 상승류를 기록 중이다.
미 달러화의 약세 역시 예견되지 않았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올해 들어 9.6%가량 하락한 상태다. 상반기 달러화 지수는 12%나 급락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금본위제를 폐기한 이후 가장 크게 내렸다. 투자자들은 정책 리스크를 우려해 달러 익스포저를 줄이고 환 헤지를 늘렸다.
여기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세의 영향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연준이 기대보다 금리 인하를 더 많이 단행했다는 사실이 작용했다. 1년 전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연준이 0.25%포인트(%p)의 금리 인하만을 단행할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연준은 금리를 3차례 내렸다.
달러화 전망이 빗나간 것처럼 중국 위안화에 대한 월가의 예측 역시 맞지 않았다. 연초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를 절하시켜 관세에 맞대응할 것으로 예견했었다.
하지만 달러/위안 환율은 7위안 수준에 바짝 접근해 위안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위안화 절상에도 중국의 수출은 견조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약 20% 감소했지만, 미국 외 지역에 대한 수출이 늘면서 올해 중국의 무역흑자는 1조 달러를 웃돌고 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