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 등 수출기업, 단기 고점 인식에 달러 매도
연말 환율 종가 관리에 총력...추가 대책 관건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한 패키지 대책을 연이어 가동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2영업일 연속 하락했다. 세제 혜택과 수급 관리, 연기금 대책 등의 조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진정된 모양새다. 다만 연말 이후까지 환율 진정 국면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440.3원으로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49.8원)보다 9.5원 하락 마감했다. 이날 1449.9원에 개장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이후 1429.5원까지 떨어진 이후 반등해 1440원대에 안착했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환율 패키지' 대책의 효과라고 보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환율 급등 추세를 막았다는 평가다. 정부는 최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외환 건전성부담금 규제 완화 및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지급, 그리고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외환스와프 연장, 그리고 국민연금의 외환 헤지를 활용한 대규모 환헤지 전략 본격화 등 환율 수급 대책을 연이어 가동했다.
지난 24일에는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대책을 추가했다. 여기에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강도 높은 구두개입과 함께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실개입도 병행했다. 실제 외환당국이 개입한 24일 당일 달러/원 환율은 1449원대로 30원 가량 하락 마감했으며 2거래일인 이날에도 추가 하락한 1430원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환율 진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말 종가 기준 환율이 기업과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가 추가 대책과 실개입을 포함한 환율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란 관측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서학개미들에 대한 세제 혜택 등 고강도 전술적 정책을 통해 수출기업 등에 '지금이 달러를 가장 비싸게 팔 때'라는 신호를 준 것"며 "실질적으로 지난 24일 시장에선 대형 중공업업체들에서 달러 매도가 많이 나왔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서 연구위원은 "서학개미 세제혜택 정책의 경우 단기적으로 달러 쏠림을 좀 완화하는 확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적시적 수단이었다고 본다"며 "당초 연말 종가를 1449원쯤으로 예측했으나 현재 흐름으로 볼 때 1430원 초중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 진정 국면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서학개미와 수출기업의 대응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연말 거래량이 많지 않고 역외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점,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달러/원 환율이 단기반등 후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환율 급락으로 그동안 미뤘던 결제수요가 유입될 것으로도 예상된다"고 짚었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