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1449.8원 마감, 하락폭 3년1개월만에 최대
외환당국, 외환딜링룸에 외환 관리 메시지도 전달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80원에 도달하자 24일 외환시장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대규모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공식적으로는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지만, 현장에서는 실제 달러 물량이 투입된 것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3원 하락한 1449.8원에 마감했다. 개장 직후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 메시지가 전해지자 환율은 즉각 하락 압력을 받기 시작했고, 장중 내내 낙폭을 키우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폭은 3년 1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상단 경계 심리와 맞물린 당국 발언이 시장에 강한 신호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전 9시 개장 직후, 환율이 1480원을 터치하자 시장에는 JP모간과 BNP파리바 등 외국계 은행 창구를 통해 대규모 달러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평소 거래량의 수배를 넘어서는 이른바 '물량 폭탄'에 1480원선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환율 그래프는 수직 낙하했다.
현장에서는 대규모 달러 매도 주문을 놓고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개입이 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창구를 통해 쏟아진 물량 규모는 민간의 일반적인 수급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당국의 실개입 자금에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까지 가세한 것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단순한 물량 공세뿐 아니라 당국의 직접적인 시장 관리 정황도 포착됐다. 외환당국이 금융사 딜링룸을 대상으로 환율 하락을 유도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오전 중 당국으로부터 환율 상승을 억제하고 수급을 조절하라는 사실상의 '푸시'가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가 대외적으로 구두 개입을 말했지만, 실제로는 가용 가능한 실탄과 행정력을 총동원해 환율 안정에 총력을 기울인 형국이다.
이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개장과 동시에 구두개입을 단행한 데 이어, 해외주식 매각 후 국내 주식 장기 투자 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도입 및 해외자회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률 상향(100%) 등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 해소 방안이 포함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총력전으로 인해 가파른 환율 상승 기대는 일단 꺾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이 심리 안정에 기여하겠지만, 추세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연말 종가가 1450원 아래에서 마감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자회사 사내유보금의 국내 회귀 가능성이 열리면서 잠재적인 달러 매도 물량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당장 연말 종가는 1400원대 중반에서 마무리되더라도, 연초 1400원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onewa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