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1.8% 전망 대세…정부, 2% 제시할지 '이목'
분기 GDP 성장 흐름 나타나…"내수·수출 중심으로 경기 회복할 것"
고환율·물가상승률 등 과제 산적…"한은보다 소폭 높은 1.9% 예상"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대통령 업무보고를 마무리한 기획재정부가 내달 경제성장전략에서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최근 주요 기관이 내년 한국 성장률을 일제히 상향한 가운데, 정부가 2%대 성장을 제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기재부에 따르면, 주요 기관들은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한미 무역협상 타결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경제 회복의 신호가 울렸다는 분석이다.
가장 높은 전망치를 부여한 곳은 경제협력개발기부(OECD)로 내년 성장률을 2.1%로 예상했다. 이어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암로)는 1.9%를 전망했다.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은 1.8%를 제시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6%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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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기관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예측한 배경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정부의 재정 정책으로 내수 회복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등 내수 개선, 반도체 호조 등으로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3분기 민간소비(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1.3%, 1년 전보다 1.9% 상승하며 개선 흐름을 보였다. 특히 분기별 민간소비는 지난 1분기 0.6%→2분기 0.9%→3분기 1.9%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기재부의 시각이다.
KDI도 '2025년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 개선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 11월 이후 두 달 연속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KDI가 경기 개선 표현을 마지막으로 사용한 건 지난해 6월이다.
또 한미 무역협상 타결 이후 순조로운 수출 증가율이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은 연간 누적 수출액이 전날 기준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8년(6000억달러) 이후 7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수출은 올해 초 한미 무역협상 타결 직전까지 부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무역협상이 타결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구체적으로 지난 6월부터 6개월 연속 월 실적 최대치를 계속 경신하는 기록을 세웠다.

내수 회복과 수출을 중심으로 올해 분기 성장률은 1분기(-0.2%) 역성장에서 2분기(0.7%), 3분기(1.3%) 반등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2분기(-0.2%) 역성장 이후로 3분기(0.1%), 4분기(0.1%) 제자리걸음과 비교하면 저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경기 회복까지 과제는 남아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1429.80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보다 10.5원 내렸다.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지난달 3일(1428.8원) 이후 39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그동안 우리 경제 발목을 붙잡았다. 특히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 평균이 1470원을 넘나들며 외환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을 경신하기도 했다. 1500원대를 목전에 둔 원·달러 환율은 정부의 전방위적인 외환시장 안정화 정책에 1420원대로 숨을 돌렸다.
원·달러 환율이 꾸준히 치솟으면서 소비자물가도 타격을 받았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2% 오르며 지난해 3월(3.4%)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물가도 덩달아 올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연말로 갈수록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정부는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해 내달 '경제성장전략'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경제성장전략에는 성장률뿐만 아니라 물가, 고용, 수출 등 전반적 경기 진단과 상반기 정책과제가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 부동산 대책, 금산분리 완화, 민생회복 등을 전면에 내세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한국 경제는 소비 활성화와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2% 성장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확장재정 정책으로 경기가 부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의 전망(1.8%)보다 소폭 높은 1.9% 정도로 제시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