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 차례 자존심을 구겼던 미국 야구대표팀이 우승 탈환을 향한 전력을 또 한층 끌어올렸다.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브라이스 하퍼가 대표팀 합류를 공식 선언하며 '최강 타선' 구축에 힘을 보탰다.
필라델피아의 간판 타자 하퍼는 24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내년 3월 열리는 WBC 출전 의사를 직접 밝혔다. 하퍼는 "15살 때 처음 미국 대표로 가슴에 국기를 달았을 때의 감정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라며 "내년 WBC에 미국 대표로 출전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하퍼는 메이저리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스타 플레이어다. 고교 시절부터 '세기의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그는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워싱턴의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이후 리그 정상급 타자로 성장한 하퍼는 통산 178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 1801안타, 363홈런, 1051타점, 152도루를 기록했으며 OPS(출루율+장타율)는 0.906에 달한다.
개인 수상 경력 역시 눈부시다. 2012년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부터 22홈런을 터뜨리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고, 2015년과 2021년에는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이 밖에도 8차례 올스타 선정, 4차례 실버 슬러거 수상 등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올 시즌에도 하퍼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시즌 초반 손목 부상으로 약 한 달간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 27홈런, 75타점, OPS 0.844를 기록하며 중심 타선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퍼의 주 포지션은 외야수지만, 최근에는 1루수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2024시즌 1루수로 141경기에 출전했고, 이번 시즌 역시 130경기를 1루수로 책임졌다. 이에 따라 이번 WBC에서도 하퍼는 1루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회는 하퍼에게 첫 성인 WBC 출전 무대다. 그는 2008년과 2009년 각각 16세 이하, 18세 이하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제대회에 출전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건 경험이 있다. 2023년 WBC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팔꿈치 수술 여파로 대회 출전이 무산된 바 있다.

하퍼의 합류로 미국 대표팀의 전력은 한층 더 막강해졌다. 마운드에는 양대 리그 사이영상인 폴 스킨스(피츠버그)와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가 버티고, 포수에는 칼 롤리(시애틀)와 윌 스미스(LA 다저스)가 이름을 올렸다.
내야진에는 브라이스 투랑(밀워키), 거너 핸더슨(볼티모어),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가 포진했고, 외야에는 코빈 캐롤(애리조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시카고 컵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배치될 예정이다. 지명타자는 하퍼의 소속팀 동료 카일 슈와버가 맡는다.
이번 WBC에서 미국은 브라질, 영국, 이탈리아, 멕시코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B조 조별리그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휴스턴 홈구장)에서 열린다. 조별리그 상위 두 팀은 A조 상위 두 팀과 8강 토너먼트에서 맞붙게 된다. A조에는 푸에르토리코, 쿠바, 캐나다, 파나마, 콜롬비아가 포함돼 있다.
미국 대표팀은 내년 3월 7일 브라질을 상대로 B조 첫 경기를 치르며 대회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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