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결국 미국에 의해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에 베네수엘라 국채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고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7년 디폴트를 선언한 후 그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나라 국채를 샀던 투자자들은 수년째 자금이 묶였거나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팔아 넘겼는데, 최근 시장 일각에선 마두로 대통령이 쫓겨나기만 하면 베네수엘라의 원리금 상환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고 있다.
덕분에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은 10월 초 이후 40% 넘게 상승, 달러당 33센트까지 치솟았다. 덩달아 베네수엘라 석유공사(PDVSA)가 발행한 공사채 가격도 큰 폭으로 뛰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최대 규모다. 친미 정권이 들어서 원유 수출이 자유로워지면 빚을 갚을 만큼의 자금이 생겨나기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베네수엘라 국채가 일생 일대의 대박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이런 기대는 이전에도 심심찮게 고조됐지만 마두로 정권은 예상보다 오래 버티고 있다. 더구나 마두로의 축출이 베네수엘라 내전으로 이어지는 혼란스런 상황이 전개되면 원리금 회수는 더 힘들어지거나 복잡해질 수도 있다.
물론 친(親) 트럼프 정권으로 '무혈 권력 교체'가 이뤄질 경우 트럼프 정부가 아르헨티나에 베풀었던 자금 지원이 베네수엘라 새 정부에도 제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마당 관리에 힘쓰겠다는 최근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의 입지 강화)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티안 슐츠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마두로 정권이 축출될 경우) 베네수엘라 국채의 회수 가치는 이 나라가 원유 생산을 얼마나 빠르게 늘릴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국채 원리금 조정은 장기간의 협상을 거쳐야 할 텐데, 달러당 40~50센트의 회수율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판단했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