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특검)가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특검은 김건희 여사의 '사법리스크' 해소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동기 중 하나로 볼 여지는 있으나 김 여사의 비상계엄 개입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15일 "비상계엄의 동기와 목적은 권력의 독점·유지로, 본인은 정권 초기부터 이런 말을 수시로 하고 다녔다"며 "이를 통해 본인이 하지 못한 정치적 활동을 일거에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사법리스크 해소는 포함돼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객관적 증거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것은 2023년 10월 군 장성 인사 때 비상계엄 모의·준비가 구체적으로 이뤄졌다"며 "명태균 리스트나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은 직접적인 (계엄 선포 사유가) 아니다"라고 딱 잘랐다.
이어 "지난해 8~11월 비상계엄 관련 대통령 관저 모임에 참석했던 군사령관을 모두 조사하고 통신내역도 확인했으나 김 여사가 해당 모임에 참석하거나 비상계엄에 관여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비상계엄 선포 당일 김 여사를 보좌한 행정관, 김 여사가 방문했던 성형외과 의사 등도 모두 조사해 김 여사의 행적을 확인했으나 관련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12·3 비상계엄 모의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그리고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통해 진행됐다고 판단했다.
박 특검보는 "김 여사와 노 전 사령관이 만났다고 하면 중요한 증거가 되겠지만 두 사람이 만난 정황은 없고,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심하게 싸웠다는 진술은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여사가) '너 때문에 다 망쳤다'며 굉장히 분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많았는데 비상계엄을 선포해서 모든 것이 망가졌다는 취지의 말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 여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사람에게서 나온 진술"이라고 전했다.
박 특검보는 "여러 가지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통해 김 여사의 국정 개입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여 의혹을 갖고 수사했다"면서도 "본인이 관여했다면 김 여사의 행태에 비춰 그날 뭔가 있어야 하겠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단 박 특검보는 "이것이 계엄의 동기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은 본인이 권력을 독점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을 거라 봤을 것 같다.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비상계엄에 개입했다는) 관련 진술도 없고, 개입을 인정할 어떤 증거도 없다"며 "모든 사람은 무언가 하려고 할 때 성공을 가정해서 한다. 비상계엄 선포 날 관여를 했다면 선포 날에 개입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hyun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