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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은 뒷전, 대관은 대폭 확충…쿠팡 김범석式 경영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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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홍보 조직 급팽창…4년간 정·관계 출신만 33명 영입
정보보안 투자 비중은 7.1→4.6% 축소…김범석 책임론 커져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 회원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두고 "예견된 사고"라는 비판이 거세다. 로켓배송으로 시장 지배력을 굳힌 뒤 각종 규제·사법 리스크 대응에 집중하면서 대관(對官) 조직을 대폭 확장했고, 올해에만 정·관계 인사 18명을 채용해 사법·규제 리스크 차단에 역량을 쏟아왔다.

한국 쿠팡의 전·현직 대표 모두 대관 출신을 앉힌 것 역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경영 철학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조직의 기형적 구조 속에서 고객 정보보호와 내부 통제는 후순위로 밀렸고, 결국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3370만건에 달하는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유출에는 이름·전화번호·배송지 주소 등 신상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 사이에서 2차 피해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2025.12.02 yooksa@newspim.com

◆올해만 정·관계 출신 18명 영입…'공룡' 대관 조직

4일 정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대관 조직은 최근 몇 년 새 가파르게 확장하며 사실상 비대화됐다.

뉴스핌이 인사혁신처와 국회 취업심사 결과 자료를 전수조사한 결과, 최근 4년여(2022~2025년 11월 말) 간 쿠팡이 영입한 정부·국회 출신 퇴직자는 총 33명에 달했다.

특히 올해 6월 대통령 선거 이후 영입 속도는 더욱 가팔라졌다. 대통령실을 비롯해 공정위,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검찰, 경찰, 감사원 등 주요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을 전방위로 채용했고, 국회 사무처와 의원실 보좌관까지 더하면 올해 영입된 정·관계 인사만 18명으로, 2022년 이후 최다 인원이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 1~11월 기준 쿠팡 본사 및 자회사로 이직하기 위해 취업심사를 받은 4급 이상 정부 부처·기관 퇴직 공무원은 10명, 국회 4급 이상 보좌관은 8명으로 집계됐다. 취업심사 의무가 없는 퇴직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권 교체 직후 쿠팡은 대관 라인을 재정비하며 조직을 재편했고, 쿠팡풀필먼트 등 물류 자회사까지 대관 출신이 주요 의사결정에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정무 인력 중심 구조'가 기업 운영의 한 축으로 굳어진 셈이다.

공정위 '경제 경찰' 출신 4·5급 공무원이 쿠팡페이 전무와 쿠팡 상무 직책으로 이동한 사례도 대관 기능 강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실 퇴직 선임행정관(3급 상당)은 쿠팡 상무로, 산업부 3급(부이사관)은 쿠팡 부장으로, 기재부 4급(서기관)은 쿠팡 상무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검찰 출신 검사는 9월 쿠팡 상무로 이동했고, 경찰청 경감 역시 이달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국회 출신 보좌관 이동도 활발하다. 쿠팡 정책협력실에만 3명의 전무급 보좌관 출신이 합류했는데, 모두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이동했다. 정치 권력 이동에 맞춰 국회 로비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정책협력실은 대관 조직의 핵심으로, 대외협력실과 함께 정부 부처 및 국회를 상대로 입법·정책 동향을 파악하고 기업 입장을 관철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전현직 대표 모두 대관 출신...내부 직원도 모르는 비밀 조직

재계에서는 "쿠팡은 대관으로 시작해 대관으로 끝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쿠팡의 전·현직 대표 모두 대관 출신이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LG전자 대외협력실과 네이버 정책실을 거친 정통 대관 전문가로, 2012년 쿠팡 정책담당 실장으로 합류했다. 최근 쿠팡Inc로 이동한 강한승 전(前) 대표 역시 판사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경력을 거쳐 쿠팡으로 합류한 인물이다.

현재 쿠팡의 대관 조직은 100명 안팎으로 추정되며, 국회·정부 부처·사회공헌(CSR) 영역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대관 조직 총괄은 올해 초 삼성전자에서 대관 업무를 맡았던 민병기 부사장이 맡고 있다.

민주당과 가까운 언론인 인사 영입도 이뤄졌다.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을 지낸 조용우 전 조국혁신당 비서실장은 지난 7월 쿠팡 부사장으로 합류해 정부 대관·CSR을 총괄한다. 동아일보 정치부장을 지낸 길진균 전 논설위원도 5월 국회 대관 담당 전무로 영입됐다.

쿠팡의 대관 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운영돼 내부에서도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한 대기업 대관 담당 상무는 "쿠팡은 부처·사안별로 라인이 쪼개져 있어 같은 팀끼리도 서로의 업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홍보 조직도 확충됐다. 삼성생명 홍보를 담당했던 김정석 전 상무 영입은 대외 메시지 관리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대관·홍보 조직 강화는 코로나19 당시 물류센터 집단감염, 공정위·고용부 조사 등 규제 리스크가 이어지자 조직적으로 '방어형 경영'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의 김범석 의장 동일인 지정 문제 대응, 국감 증인 출석 차단 등이 핵심 과제였다. 올해 국감에서도 쿠팡은 5개 상임위에서 박대준 대표 등 4명의 경영진이 소환됐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사진=쿠팡 제공]

◆또 '국회 증인 불출석' 김범석...책임론 확산

337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김범석 의장에 대한 책임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의장은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 클래스B 보통주 1억5780만2990주(지분율 8.8%)를 보유하고 있지만, 주당 29배 의결권을 가진 차등의결권 구조로 실질 지분율은 73.7%에 달한다. 쿠팡Inc가 한국 쿠팡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김 의장이 한국 쿠팡을 사실상 단독 지배하는 구조다.

그럼에도 김 의장은 지난 10월 진행된 국정감사는 물론, 정보 유출 관련 국회 현안질의에도 모두 불출석하며 '책임 회피'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 법인의 등기임원을 내려놓고 미국 중심 경영을 이어온 점, 한국 법인 운영을 대관·법무 출신 전문경영인에 맡긴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는 "김범석 의장이 미국에서 온플법(온라인플랫폼법) 관련 로비를 하고 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미국에서 수백억원대 쿠팡 주식을 기부하는 등 로비 정황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며 "이런 사람이 경영하니 정보 유출 등 사고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쿠팡이 한국 시장을 '이미 장악된 시장'으로 인식해 투자를 소홀히 한다는 '한국 홀대론'도 제기된다. 실제 대만 쿠팡은 생체 인증 보안기술 '패스키(Passkey)'를 도입했지만 한국에는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이커머스 1위인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쿠팡의 배송차량 '쿠팡카' [사진=쿠팡]

◆보안 투자 비중은 축소…"대관 중심 경영 실패가 유출 원인"

문제는 대관 조직의 비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정작 보안과 운영 부문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쿠팡이 올해 정보보호 목적으로 투자한 금액은 약 890억원으로 지난해(660억원)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IT 투자 총액(1조9171억원)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4.6%로 전년 대비 축소됐다. IT 투자액 대비 비중은 2022년 7.1%(535억원), 2023년 6.9%(639억원), 지난해 5.6%로 최근 4년 간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보안 전담 인력도 약 200명 수준으로 증가했으나, 매년 폭증하는 거래 규모와 활성 사용자 대비 부족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3440만 명으로, 하루 방문자는 약 115만 명에 달한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로, 그만큼 쿠팡이 관리해야 할 정보가 많다는 방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쿠팡 조직의 무게 중심이 어디에 있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며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대관이 아니라 보안·내부 통제 시스템부터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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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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