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남중 유휴공간 리모델링...19개교 507명 함께 사용 '온라인 학교'
AI·인문사회 등 29과목 57강좌 학생 선택권 넓혀
온라인으로 교원 부족 과목 등 지원…혼합수업으로 학습 공백 줄여
[청주=뉴스핌] 정승원 기자 황혜영 인턴기자 = #. 청주시 서원구 청주남중학교 4층. 오후 3시가 되자 스튜디오 모니터 속 학생들의 얼굴이 하나둘씩 켜진다. 충북온라인학교 인공지능수학 수업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화면 너머 오송고 2학년 학생들은 메타버스와 화상 회의 플랫폼을 오가며 수업을 듣는다. "합성곱 신경망(CNN)의 구조와 의미를 찾아볼까요?" 메타버스에서는 학생들이 접속해 퀴즈를 풀며 개념을 익힌다.
교실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찾은 충북온라인학교인 청주남중학교. 현판이 걸린 출입문을 지나 4층에 오르자 탁 트인 복합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복도를 따라가면 온라인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ON AIR' 불이 켜진 스튜디오들이 줄지어있다. 창문 너머로는 학생과 교사가 화상 회의로 수업을 이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올해 9월 1일 문을 연 충북온라인학교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운영 중인 공립 온라인학교 가운데 하나다. 그중에서도 청주시 도심 한복판, 학생 수가 줄어 공간이 비어 있던 청주남중 4층을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청주남중 교장을 겸임하는 육지송 충북온라인학교 교장은 "공간 문제로 고심하다가 도심 내 유휴교실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개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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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황혜영 인턴기자 = 충북온라인학교 '인공지능수학' 수업이 메타버스를 통해 진행 중이다. 2025.11.28 hyeng0@newspim.com |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며 학생 적성 맞춤형 학습
충북온라인학교는 교사 12명으로 출발했다. 현재 19개교의 학생 507명이 충북온라인학교를 통해 수업을 듣고 있다.
청주남중 4층에 올라서면 주변에서 보던 학교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버추얼 스튜디오와 온라인 수업용 소형 스튜디오 6개, 동영상 강의 제작을 위한 대형 스튜디오 4개가 공간을 채우고 있다.
학생들은 구글어스나 패들릿, 카훗 같은 에듀테크 도구를 활용해 수업에 참여한다. 수업은 인공지능·보건·인문사회 등 학생의 진로와 흥미를 반영한 과목이 중심이다. 강좌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여는 '개설형'과 일선 고교 요청으로 여는 '주문형'으로 나뉘며 올해 2학기에는 29과목 57개 강좌를 운영 중이다. 오송고의 '인공지능수학'과 청주중앙여자고의 '교육학' 등이 대표적이다.
육 교장은 "단위학교에서 소인수 선택이나 교원 부족으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온라인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직접 찾아가 대면수업이나 체험형 프로그램을 병행한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기본이지만 학생 참여를 높이기 위한 온·오프라인 혼합형 수업도 병행한다. 대부분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되 오리엔테이션과 실험·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땐 직접 만나 라포를 쌓는다. 인공지능수학을 가르치는 윤정호 교사는 "온라인이라고 해서 일방적 전달은 아니다"라며 "학생들의 표정과 반응을 실시간으로 보며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도 금방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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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황혜영 인턴기자 = 윤정호 교사가 '인공지능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5.11.28 hyeng0@newspim.com |
◆"선택권 넓어지고 진로 고민 줄었다"...학생들이 말하는 변화
'인공지능수학'을 수강하는 오송고 2학년 서호원 학생은 "온라인학교는 학생들의 다양한 과목 수요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인문계 학생이지만 학문적 흥미만으로도 희망 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 고교학점제를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온라인 수업의 학생 집중도 우려에 대해 고수연 학생은 "다 같이 학교에서 접속해 듣기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수업은 보통 과목당 3~15명으로 편성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규모를 유지한다. 학생 수가 많으면 강사를 채용해 분반 체제로 운영한다. 평가의 경우 수행평가를 통해 성취도를 절대평가로 부여한다. 일반과목과 동일하게 세부능력특기사항도 기록된다.
교원 대상 에듀테크 연수, 나이스 생활기록부 작성 워크숍 등 교사 전문성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충청대학교와 협약해 교수진과 실습실, 기자재를 공유하는 등 지역 자원 협력도 강화 중이다.
현재 전국 온라인학교 간 협의체를 통해 공통과목 공동운영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수요가 적은 과목은 타 시·도와 연계해 열고 학생이 적더라도 교육 소외 지역에는 수업을 유지할 방침이다.
코로나19로 쌍방향 원격수업 경험을 쌓은 세대에게 온라인학교는 크게 낯설지 않다. 충북온라인학교는 그 경험을 기반으로 아이들이 어디서든 배우고 싶을 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려 한다.
육 교장은 "학생들의 선택권 확대와 지역 간 교육격차 완화가 우리의 사명"이라며 "앞으로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장점을 융합한 충북형 미래학교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