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비자 발급 어렵고 입국 제한 등 여행규제 탓
전체 유학생 감소로 대학 재정난 심화 가능성도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올해 가을 학기 미국 대학에 신규 등록한 외국인 유학생 수가 전년 대비 1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비자 심사 강화 및 반이민 정책, 여행 제한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 국무부 풀브라이트 장학사업 등 대표적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제교육연구소(IIE)는 17일(현지시간) 유학생 비중이 높은 825개 미국 대학·기관의 입학 자료를 바탕으로 이런 결과를 밝혔다. 전체 유학생(재학생과 졸업 후 체류 포함)은 1% 감소에 그쳤지만, 신입생 유입이 줄면서 장기적으로 미국 전체 유학생 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 학교의 57%가 "신규 외국인 유학생 등록이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거의 모든 대학이 "학생비자 발급의 어려움"을 주된 원인으로, 3분의 2 이상은 "미국 입국 제한 등의 여행 규제"를 추가 요인으로 들었다. 특히 대학원 신입 유학생은 12% 감소해, 그나마 팬데믹 이후 소폭 늘었던 학부 유학생과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신규 등록 유학생 감소가 향후 몇 년간 전체 유학생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이 졸업하거나 유학을 마치는 경우를 대체할 신입생이 충분히 유입되지 못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대학들은 최근 도입된 '전문직 H-1B 비자 수수료 10만 달러(1억4000만 원)' 부과 정책에 대해서도 연구·교육 분야 인재 확보에 심각한 위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2024년 가을에도 미국 대학의 신입 외국인 유학생 수는 7% 줄었다. 미국 내 전체 외국인 학생은 약 120만 명으로 전체 대학 재학생의 6%를 차지하며, 그 중 인도와 중국 출신 비중이 약 62만9000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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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6월 6일 미국 뉴욕시 콜롬비아 대학교 캠퍼스에서 교수진과 교직원들이 교내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타임스는 유학생 감소의 원인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심사 강화, 신규 비자 수수료 인상, 일부 학생 비자 취소, 여행 제한 등 연이은 이민 정책 혼선을 지목했다. 일련의 정책 변화로 인해 미국 고등교육의 재정 기반은 물론 연구 경쟁력도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지난 5~6월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의 신규 외국인 학생 등록을 막으려다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인 60만 명까지 학생비자를 허용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그는 "유학생 축소는 미국 대학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도 밝혔다.
교육 및 이민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이 미국 내 대학의 신규 유학생 감소에 직접적 원인을 제공하며, 장기적으로 미국 고등교육의 재정과 연구 경쟁력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