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시발레단이 올 시즌 마지막 공연 '한스 판 마넨X허용순'을 더블빌로 올린다. 정교하고 미학적인 움직임 위주의 무대와 격정적이고 깊은 감정을 담은 K컨템퍼러리 발레의 정수를 만난다.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시발레단의 '한스 판 마넨X허용순'이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지난해 아시아 초연을 올렸던 한스 판 마넨의 '캄머발레'와 해외로 진출한 국내 무용수 1세대 허용순의 작품 'Under The Trees' Voces'를 1막과 2막으로 나누어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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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발레단의 한스 판 마넨 '캄머발레'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
'캄머발레'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해도 공연되며 서울시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컨템퍼러리 발레의 거장 한스 판 마넨의 대표작으로 정교하고 섬세한 동작과 무용 테크닉이 돋보인다. 장르의 한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안무와 무용수들 개개인의 내면, 역량 결합돼 미학적이면서도 예술적인 장면들이 이어진다. 무용수이자 작품 지도자로 참여한 김지영의 마지막 2인무가 무대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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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발레단의 한스 판 마넨 '캄머발레'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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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발레단의 한스 판 마넨 '캄머발레'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
허용순 안무가는 인터미션에 무대에 올라 직접 공연을 소개했다. 그는 "작년 3월에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발레단의 초청으로 만든 작품"이라며 "에치오 보쏘라는 분의 인생과 음악을 갖고 안무를 하고 싶었다. 이태리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데 너무나도 많은 영감을 주신 분이다. 아쉽게 우리를 떠나셨고, 저의 마음을 바치는 느낌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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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der The Trees' Voces'의 안무가 허용순. [사진=세종문화회관] |
그러면서 "첫 장면에서는 에치오 보쏘와 알바 파레티라는 분의 관계를 보여준다. 알바 파리에티가 그분의 음악을 사랑하고 떠나가면 아쉬워하는 게 저와 너무 같게 느껴졌다. 두 번째 장면은 그분이 남긴, 사랑하는 영화들을 소개를 해 드릴 거고, 세 번째 장르는 그분의 음악, 무용수들, 제 안무가 모두 합쳐지는 장면이다. 관객들이 에지오 보쏘의 음악 세계를 저와 함께 나누고 들으셨으면 하고, 컨템퍼러리 발레가 클래식 발레와 다르게 가슴에 다가오는 꽉 찬 기분과 열정이 넘치는 에너지를 받고 돌아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Under The Trees' Voces'에서는 현악기를 위주로 한 격정적인 음악에 맞춰 한층 서정적이면서도 다이나믹하고, 깊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무대가 이어졌다. 에지오 보쏘의 생전 어록을 담은 내레이션이 나오는 동안은 그의 역할을 맡은 무용수가 지휘봉을 들고 그의 내면을 표현하기도 했다. 서울시발레단 객원 수석 무용수로 합류한 강효정은 알바 파리에티 역으로 풍부하면서도 절제된 표현으로 무대를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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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발레단의 허용순 'Under The Trees' Voces'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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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발레단의 허용순 'Under The Trees' Voces'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
무엇보다 컨템퍼러리 발레의 대명사인 한스 판 마넨의 작품을 지난해부터 여러 편에 걸쳐 서울시발레단이 소화하고, 무대에서 빚어내면서 반가우면서도 새로운 가능성이 느껴진다.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허용순 안무가의 신작을 두 번째로 공연하면서 컨템포러리 발레의 흐름과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오히려 주도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세계적으로 K컬처가 주목받는 호기를 맞아, K컨템포러리 발레의 비상이 시작됐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