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쏠림 심화… 시장에 분명한 위험 신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가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미국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거품이 형성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이 거품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되돌리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리오는 "지금 시장에는 거품스러운 요소들이 많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거품이라는 것은 대체로 통화정책이 긴축될 때 비로소 터지는 법"이라면서 "현재로서는 금리를 인상하기보다는 오히려 완화(인하) 쪽으로 더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달리오는 자신이 활용하는 '버블지수'가 현재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  | 
| 레이 달리오 [사진=블룸버그] | 
브리지워터가 내부적으로 활용하는 버블지수는 부채와 금리 같은 거시 지표와 소비 및 주가 상승과 같은 미시 지표를 종합해 버블 가능성을 판단하는 분석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는 단일 지수가 아니라 여러 지표를 종합해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도구이며, 달리오는 이 방법론을 통해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 위기를 예측하는 데 활용해 왔다.
이날 발언으로 달리오는 최근 몇 달간 AI 관련 지출에 따른 거품 가능성을 경고해 온 주요 투자자 그룹에 합류한 셈이다.
최근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는 현재 상황을 "버블 2.0"이라고 부르며 "지금의 상황은 1999년보다 훨씬 더 폭발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산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범주에 들어섰다"며 "가격이 오르면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거품 영역에 진입한 자산이 많다"며 "이는 곧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연준은 29일 올해 두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할 예정이며, 많은 투자자들은 연준이 12월 마지막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달리오는 또 AI 관련 종목들을 제외하면 시장 전체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익의 약 80%가 빅테크에 집중돼 있다"며 "현재 시장은 매우 집중된 환경(concentrated environment)"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주요 주가지수는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사상 최고 종가로 마감했고, 이번 주에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함께 AI 관련 호재 뉴스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달리오는 현재 경제를 "두 갈래로 나뉜 경제(two-part economy)"라고 표현하면서, 일부 분야의 약세로 인해 금리가 완화되는 한편, 다른 한쪽에서는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양극화된 상황(divergence) 속에서 통화정책이 양쪽 모두를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거품이 당분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한 그 결과는 1998~1999년 닷컴버블 직전이나, 1927~1928년 대공황 이전 시기와 유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리오는 "이게 정말 거품인지, 언제 터질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시장에는 상당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라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