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버블과 달리 AI 기업은 실적이 뒷받침…'버블' 논하기 일러"
"AI 관련 ETF는 특화형·통합형으로 양극화될 것"
한투운용, 28일 'ACE 미국AI테크핵심산업액티브' ETF 상장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이 전 세계 증시를 달구는 가운데, AI가 특정 섹터를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는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유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부 책임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AI는 한 산업이 아니라 단계별로 주도산업이 계속 바뀌는 생태계"라며 "AI 핵심 산업의 모멘텀이 인프라에서 활용 쪽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다음 사이클은 AI 소프트웨어(SW)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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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태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부 책임이 2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
정 책임은 "AI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수혜를 받는 핵심 산업의 무게 중심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반도체 중심의 초기 국면을 지나 지금은 전력·냉각 등 에너지 인프라가 모멘텀을 주도하고 있고, 향후 AI 소프트웨어·로봇·자율주행·AI 디바이스로 모멘텀이 파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버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정 책임은 "AI 시장은 성장 초입 단계이고 앞으로 성장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며 "AI를 닷컴버블과 많이 비교하는데, 최근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를 보면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픈AI가 오라클과 5년간 30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컴퓨팅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을 계약했고, 엔비디아와 최소 10기가와트(GW)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며 "빅테크 기업이 설비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여지가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정 책임은 그러면서 "국방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가 2025년 2분기 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AI 기업들의 성장은 이제 실적이 뒷받침하는 실체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AI 사이클은 버블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목하는 종목으로는 레딧과 오라클을 꼽았다. 정 책임은 "레딧은 전 세계 커뮤니티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양의 질의응답 및 토론 데이터, 즉 인간이 남긴 생생한 데이터를 보유한 독보적인 기업"이라며 "이는 단순한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실제 인간의 상호 작용과 맥락이 살아있는 데이터로 AI 학습에 최적화된 고품질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라클은 AI 학습에 가장 적합한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오라클은 속도가 빠르고 대규모 AI 모델 학습 추론에 필요한 성능 대비 비용 효율이 뛰어나다. 한 마디로 AI 시대에 맞춰 고성능 서버와 빠른 통신 환경을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가 오라클의 강력한 무기"라고 덧붙였다.
향후 AI 관련 ETF 시장은 ▲AI 밸류체인 내 특정 영역에 집중하는 '특화형' ▲산업 전반을 포괄하며 핵심 기업을 선별 편입하는 '통합형'으로 양극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책임은 "특화형은 해당 분야의 핵심 기술과 기업에 집중하려는 적극적 투자자층을 겨냥할 것으로 예상하고, 통합형은 AI 종합 솔루션형 상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 오는 28일 'ACE 미국AI테크핵심산업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신규 상장한다. 정 책임은 "AI 산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고 변화하는 핵심 산업의 흐름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차세대 AI 기업에 선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차별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AI 산업은 크게 인프라와 활용으로 나눌 수 있다. 인프라는 컴퓨팅과 에너지로, 활용은 AI 소프트웨어와 AI 하드웨어로 나뉜다"며 "AI에 올바르게 투자하려면 이들 4대 핵심 산업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ETF의 예상 포트폴리오는 인프라 40%, 활용 60% 비중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컴퓨팅과 에너지가 각각 20%, AI 소프트웨어가 45%, AI 하드웨어가 15%다. 정 책임은 "AI 설비투자(CAPEX) 추세, AI 모델 가격, 기업들의 AI 도입률 등 주요 AI 성장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