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과거길이 부모의 기도길로 재탄생"
[괴산=뉴스핌] 백운학 기자 = 수능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충북 괴산군 연풍면 조령산 자락의 '연풍 선비길'에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장원 급제를 꿈꾸며 넘던 이 길 위에서 오늘날 부모들은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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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령산 연풍선비길 선비상 앞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고 있다. [사진=괴산군] 2025.10.27 baek3413@newspim.com |
"옛날 선비들이 과거 보러 이 길을 넘어갔다지요. 우리 아이도 그 기운을 받아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어요." 학부모 김모(52) 씨는 아이보다 자신이 더 떨린다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운을 전하고자 두 손을 모았다.
연풍 선비길은 괴산과 경북 문경을 잇는 백두대간의 고갯길로,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들의 '과거 길'이다.
추풍령과 죽령을 넘으면 떨어지고 미끄러진다는 속설이 있어 합격을 꿈꾸던 선비들이 이 길을 택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박문수 등 수많은 선비가 이 길을 넘어 장원 급제했다는 기록은 오늘날 수험생 부모들의 마음을 붙잡는다.
단풍잎이 떨어지는 고요한 숲길, 부모들은 작은 돌을 탑 위에 올리며 "수능 잘 치러 무사히 합격하게 해 달라"는 기도를 바친다.
점수보다 아이의 마음 평안을 먼저 바라는 부모들의 마음이 선비길 바람에 실려 조용히 퍼져 나간다.
수백 년 전 장원 급제를 꿈꾸던 선비들의 길 위에서 오늘의 부모들은 또 다른 합격, 아이의 평안을 기원한다.
연풍 선비길은 그렇게 '과거 길'에서 '부모의 길'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baek34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