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월동지 재확인…서식지 확장 박차
[순천=뉴스핌] 권차열 기자 = 천연기념물 제228호이자 멸종위기 국제보호종인 흑두루미 73마리가 22일 오후 순천만에 도착했다.
전남 순천시는 지난해보다 하루 늦은 이날 오후 3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종(Vulnerable)'으로 지정된 흑두루미 무리가 순천만에서 관찰됐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순천만 상공을 선회하던 9마리는 21일 일본 이즈미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흑두루미는 해마다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까지 순천만에서 월동하며 전 세계 개체수의 절반가량인 7600여 마리가 찾는 대표적 서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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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흑두루미 73마리가 순천만 갯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순천시] 2025.10.23 chadol999@newspim.com |
순천시는 2009년부터 62ha 규모의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를 조성해 보호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2026년까지 안풍들 일대 전봇대 49본을 철거하고 서식지 50ha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12월에는 흑두루미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이동 경로와 행동패턴을 분석하는 등 과학적 관리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흑두루미가 사람과의 거리를 20m 내외로 좁히며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등 인간과 자연의 공존 사례로 주목받았다.
순천시는 내달 5일부터 7일까지 '흑두루미 국제심포지엄'을 열어 IUCN 가입 도시로서 기후변화 대응과 자연기반해법(NbS) 실천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흑두루미의 도래는 순천만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지속적 서식지 관리와 보전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생태도시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chadol9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