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대규모 해킹 후폭풍에 영업이익 급감·적자 전환 전망
KT, 가입자 증가 효과에도 4분기 펨토셀 사태 부담 불가피
LG유플러스, 명예퇴직 비용 반영으로 수익성 후퇴·순이익 감소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올해 3분기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대규모 해킹 후폭풍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KT는 SK텔레콤 해킹 여파로 가입자 증가 효과를 누렸으나, 4분기에는 불법 펨토셀 사태 여파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명예퇴직 비용으로 수익성이 후퇴해 전년 대비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총 8,5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1.57% 줄어든 수준이다. 3분기 매출 컨센서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2% 감소한 14조 7,301억 원에 그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해킹 사태로 인한 보상과 보안 투자, 일부 일회성 비용이 겹치며 수익성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자별로 보면 SK텔레콤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는 SK텔레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로 매출 3조 9,497억 원, 영업이익 516억 원, 당기순손실 234억 원을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대비 매출은 12.85%, 영업이익은 90.32%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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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충격적인 영업 적자를 기록할 전망인데, 가장 큰 이유는 8월 통신요금 50% 감면으로 이동전화 매출이 급감한 데다 1,4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다만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2분기에 반영했던 유심 관련 비용 일부가 환입 처리될 전망이라 4,000억 원을 웃도는 실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월 SK텔레콤을 타깃으로 발생한 해킹으로 약 2,700만 명 SK텔레콤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정부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통해 SK텔레콤에 과징금 1,348억 원을 부과했다. 이에 SK텔레콤은 향후 5년간 7,000억 원을 투자해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고 보안 인력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지난 8월 한 달간 전 고객에게 통신 요금을 절반 감면하고, 이와 별도로 연말까지 매월 50GB 데이터를 무료로 추가 제공했으며, 전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 유심(USIM) 교체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다.
KT는 SK텔레콤의 해킹 사고로 인한 가입자 증가 효과로 3분기 실적 선방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KT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조 8,888억 원, 영업이익 5,483억 원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5%, 18%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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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5월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해킹 사고 관련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다만, 올 4분기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을 통한 무단 소액결제 사건의 여파로 부진이 예상된다. 지난 8월부터 9월 초 사이 서울 서남권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이용한 KT 이용자 대상 무단 소액결제 사건이 발생하면서 약 2만 명이 해당 기지국 신호에 노출됐고, 이 중 362명이 총 2억4,000만원 규모의 금전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보상과 위약금 면제를 약속했으며, 불법 기지국 자동 차단 프로그램을 긴급 개발·도입하고 외부 보안업체와 협력해 네트워크 보안 점검을 강화하는 등 추가 보안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김홍식 연구원은 "KT는 3분기 역시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임금 인상 소급분이 반영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며 "4분기 이익 전망도 밝지 않다. 해킹 관련 비용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는 명예퇴직 비용이 발목을 잡으면서 3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유플러스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3조 8,916억 원, 영업이익 2,510억 원, 당기순이익 1,3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3조8,013억 원)과 영업이익(2,460억 원)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기순이익(1,375억 원)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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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통신·금융 대규모 해킹사고에 대한 청문회에서 김영섭 KT 대표가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김홍식 연구원은 "2025년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LG유플러스는 3분기에 컨센서스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명퇴금 반영이 불가피해 연간 연결 영업이익도 1조원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통신 업종의 투자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조사 결과와 국정감사 일정이 남아 있어 불확실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잇따른 보안 이슈로 고객 보상과 과징금이 실적 안정성을 저해하고 있다. 여기에 네트워크 고도화와 보안 투자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관련 자본적 지출(capex) 확대 가능성도 크다"며 "제한된 현금흐름 내에서 AI 투자와 배당 간 균형을 잡는 것이 과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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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전경. [사진=LG유플러스] |
이어 "당분간 AI 투자 성과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현 시점 해킹 사태에 의한 통신 업종 내 재무적 영향은 SK텔레콤의 일회성 지출(USIM 교체, 고객 보상 등)과 3사의 정보보호 투자 확대(5년간 7,000억 원~1조 원) 조치 정도로 업종 전반의 수익성이 저하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