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탁소텔' 글로벌 사업권 인수
항암제 부문 매출 3년 연속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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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보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항암제 부문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속적인 판권 확보와 매출 성장세에 이어 최근 사노피와 대형 인수 계약을 성사하며 항암제 중심 성장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세포독성 항암제 '탁소텔'(성분명 도세탁셀)의 글로벌 비즈니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억7500만 유로(약 2878억 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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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약에 따라 보령은 탁소텔의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을 비롯한 19개국의 판권과 유통권, 허가권, 상표권 등을 인수하게 된다. 남미·중동 지역에서도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탁소텔 사업을 인수한다. 인허가 절차가 끝나면 보령은 예산 캠퍼스에서 직접 탁소텔을 생산하고, 글로벌 시장에 유통·판매할 예정이다.
보령이 사노피로부터 인수한 탁소텔은 199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항암제 중 하나다.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전립선암, 위암 등 다양한 암종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탁소텔의 주 성분인 도세탁셀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11억~13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며, 연평균 5%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노피에 따르면 탁소텔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약 7000만 유로(1154억 원)에 달했다.
도세탁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필수의약품이다. 다양한 암종에서 기본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은 약물로, 보령은 지속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령은 지난 2020년 항암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이후,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 권리 인수를 통해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대해오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일라이릴리의 '젬자'와 '알림타' 국내 권리를 인수하며 시장 입지를 넓혔다.
이번 탁소텔 인수로 글로벌 사업권까지 확보하게 되면서 항암제 전략의 무게 중심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실제 항암제는 보령의 매출을 뒷받침하는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3년 간 항암제 매출은 2022년 1606억원에서 2023년 2170억원, 2024년 2413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령은 권리 인수에 그치지 않고, 오리지널 의약품을 국내에서 직접 제조·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판권 확보만으로는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품질 동등성 확보 절차를 거쳐 2022년 젬자, 2024년 알림타의 생산 전환을 완료했으며, 두 제품은 현재 충남 예산의 '예산캠퍼스'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는 보령의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권리를 인수 후, 해당 제품의 제조와 공급을 국내에서 직접 수행하는 형태다. 이미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은 의약품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고, 생산 공급망을 자사 내로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보령은 국내 항암제 강자로 자리매김한 만큼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 권리 인수 뿐만 아니라 항암 신약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회사의 연구개발 현황에 따르면 현재 총 3개의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BR2002 ▲BR2010, ▲BR2011)을 보유 중이다. 혈액암 신약 후보물질인 BR2002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임상 2상에 돌입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보령은 단순히 항암제를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재화와 제형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며 "탁소텔 글로벌 비즈니스 인수는 보령이 처음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글로벌 사업권을 확보해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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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