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디스탄 원유, 2년 반 만에 터키 수출 재개
"OPEC+, 11월 추가 증산 계획 중"
금, 온스당 3,833.37달러로 사상 최고치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추가 증산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29일(현지시각) 국제유가는 3% 하락 마감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 고조와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은 국제금값을 사상 최고치로 밀어 올렸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은 배럴당 2.16달러(3.1%) 내린 67.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배럴당 2.27달러(3.45%) 떨어진 63.45달러를 기록했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OPEC+는 오는 일요일 회의를 열 예정이며, 11월 하루 최소 13만7,000배럴 증산을 확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OPEC+는 최근 목표치보다 하루 약 50만 배럴 적게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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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펙(OPEC·석유수출국기구)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리스타드 에너지 수석 이코노미스트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는 "OPEC+가 시장점유율 확보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펀더멘털이 약해지고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는 최근 2년 넘게 중단됐던 북부 지역에서 터키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송이 재개됐다.
이라크 석유부에 따르면, 이라크 북부 자치지역인 쿠르디스탄에서 터키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송이 토요일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재개됐다.
업계 소식통 2명은 쿠르디스탄에서 터키 제이한(Ceyhan) 항구로의 원유 수송량이 하루 15만~16만 배럴 수준이라고 전했다. 수송 재개는 결국 하루 최대 23만 배럴의 원유를 국제시장에 다시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을 중단하기 위한 '20개항 평화 계획'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동 지역에서 2년에 가까운 전쟁이 종식될 경우, 유가에 반영된 '전쟁 프리미엄' 일부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값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 그리고 고조되는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최고치로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1.2% 상승한 온스당 3,855.2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장중 한때 3,833.3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한국시간 기준 30일 오전 3시 기준 온스당 3,829.63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지수(DXY)는 0.2% 하락해 달러로 표시된 금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더 저렴해졌다.
하이리지 퓨처스의 금속 거래 이사 데이비드 메거는 "안전자산 수요가 미국 정부 셧다운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다"며 "달러가 약세 압력을 받으면서 귀금속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늦게 의회 양당 지도부와 만나 정부 자금 집행 연장을 협상할 예정이나 합의에 실패할 경우 연방정부는 수요일부터 셧다운에 들어가게 된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샨드리홀로베(Shandryholove) 마을을 자국 군이 장악했다고 밝혔고, 지정학 긴장은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자극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예상과 부합했으며, 이는 연방준비제도가 10월과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를 강화시켰다.
메거는 "지난주 PCE 데이터는 연준의 추가 1~2차례 금리 인하를 막을 요인으로 해석되지 않았으며, 이는 금과 은에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